고승우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언론본부 정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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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승우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언론본부 정책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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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언론인 여러분!
우리가 이렇게 만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분단 이후 60여년이 흘러 강산이 여섯 번 변한 것입니다. 이렇게 만나니 너무 감개무량해서 숨이 막힐 지경입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절반은 이루었습니다. 앞으로 힘차게 나아가 남북 언론이 평화통일의 위업을 이루는데 크게 기여합시다.
남북은 지난 2000년 6·15공동선언이후 수십 년 동안 높아진 냉전의 벽을 허물고 땅과 하늘, 바다를 오가면서 평화통일을 향한 교류의 가교를 굳건히 만들었습니다. 6·15공동선언이후 수년 동안 남북 교류는 꾸준히, 그리고 조용히 폭과 깊이를 더 늘리면서 진행되었습니다. 남북 간 각종 회담이 줄을 이으면서 ‘출퇴근 회담’이라는 말까지 생겨났습니다. 남북관계가 긴밀해 지면서 남에서 북을 찾는 방북자 수와 북쪽 주민의 남쪽 방문 인원도 크게 늘어났습니다.
지난 2001년 9·11 테러와 아프간 사태 등으로 전 세계가 평화 파괴의 불안감에 시달릴 때 남북 간에는 전쟁의 위기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습니다. 이는 6·15공동선언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남북이 대립과 전쟁의 틀을 벗겨 낸 것은 돈으로 그 값을 계산할 수 없을 만큼 값진 것입니다.
미국에 대한 테러와 미국의 이라크 침공 등이 발생하면서 전 세계 곳곳에서 꼬리를 물고 일어난 끊임없는 유혈폭력 사태에서 보듯 남북문제도 비이성적 방식, 즉 무력 등의 방식으로 결코 해결될 수 없습니다. 폭력은 또다시 폭력을 부르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뿐입니다. 국제사회가 긴장과 폭력으로 얼룩져 인명과 재산 피해가 엄청나게 발생해도 남북 간에 평화가 유지될 때 6·15남북 공동선언의 역사적 의미는 더 돋보입니다.
최근 북의 미사일 실험 발사와 핵 실험 문제로 국제사회가 긴장한 가운데 미국을 중심으로 대북 무력사용 주장이 대두되는 것에 대해 남쪽 정부는 “전쟁은 결코 안 된다”는 주장을 최우선적으로 내세우면서 이를 관철시켰습니다. 남북 간에는 어떤 상황에서도 전쟁이 일어나는 비극은 피해야 합니다. 남북 모두 이 점을 확인하고 평화적이고 생산적인 미래를 공동 설계해야 할 것입니다.
남북 간에 조성된 긴장 국면 속에서도 인도적 지원과 협력은 지속되어야 한다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수 개월 전까지 잘 진행되다가 그 작동이 잠시 중단 된 남북장관급회담과 남북경협추진위원회 등이 남북 간 교류협력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큰 성과를 거둔 것은 명백합니다.
2000년 6·15공동선언 뒤 남북 간에 언론교류가 본격화될 것 같았습니다. 그해 8월 남측 언론사 사장단이 방북해 북쪽 언론관계자들과 만나 남북 언론교류를 본격적으로 시행한다는 성과를 거두고 돌아왔었습니다. 그 때 공개된 합의사항은 언론계를 흥분시킬 만큼 의미가 컸습니다. 그러나 6·15 공동선언의 열기 속에서 이뤄진 남북언론 교류 약속은 수년간의 세월이 흐르면서 별 진전이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남측 언론사 별로 북쪽과의 교섭이 이뤄져 남측 기자의 방북취재 등은 활발히 진행되었습니다. 얼마 전부터 남북 언론인들의 지속적인 노력이 결실을 맺어 이렇게 남북언론인토론회가 성사된 것은 매우 다행입니다. 민족의 이름으로 큰 박수를 치며 기뻐할 일입니다. 더욱이 북측에 대한 유엔제재 등으로 한반도 상황이 엄혹한 가운데 이런 뜻 깊은 모임이 이뤄진 것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우리 민족의 평화의지 표현이라 하겠습니다.
돌이켜 보면 남과 북은 분단 이후 언론교류를 꾸준히 주장해왔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실천의 단계까지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남북 대중매체는 각각의 체제 속에서 갖는 위상이 다릅니다. 그러다 보니 남북의 정보매체가 전달하는 두 체제의 현실이나 대중문화는 확연히 다릅니다. 보도 언어도 크게 다릅니다. 얼마 전 남북 간에 보도용어를 둘러싸고 큰 소동이 벌어진 적도 있습니다. 언어의 이질화는 민족의 동질성 훼손을 걱정해야 할 정도입니다. 이의 방치는 남북의 재통합에 큰 노력과 비용을 들게 할 것입니다. 남북보도용어 사전을 공동으로 제작하는 것 등을 포함해 어떤 식으로든 노력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남북 언론매체에 사용되는 일부 언어들은 서로가 뜻을 가늠할 수 없는 것들이 적지 않습니다. 두 사회의 언론에 의해 보도되는 언어 이질화는 매우 심각해서 어느 부분은 번역이 필요할 정도입니다.
향후 남북 언론 협력 기준과 방향은 지난 1995년 8월 11일 언론 3단체(한국기자협회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가 발표한 평화통일과 남북화해·협력을 위한 보도·제작준칙에 제시되어 있습니다. 이 준칙은 언론3단체가 해방과 분단 50주년을 맞아 남측 언론이 통일언론으로 거듭나기 위한 다짐이었습니다. 즉 ‘7·4남북공동성명’과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 정신에 따라 먼저 남과 북의 평화공존과 민족동질성 회복에 힘쓰며, 민족공동의 이익을 증진하고 궁극적으로 남과 북이 단결하여 자주적 평화적으로 통일을 이루도록 노력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졌습니다.
오늘날 지구촌은 크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대중매체가 행사하는 영향력도 과거와 다릅니다. 냉전시대의 그것에 비해 영향력이 매우 커지고 있습니다. 냉전시대에 남북 간 평화공존에 언론이 결정적으로 기여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6·15공동선언에서 보듯 대중매체가 평화와 안정에 엄청난 기여를 할 수 있습니다. 아직도 남북 사이에 존재하는 갈등관계 및 적대성 해소 등의 과제를 고려할 때 언론이 나서야 할 때입니다.
남북관계 개선에 언론이 기여해야 합니다. 남북의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언론인들이 적극 나서야 합니다. 오늘 남북 언론인이 만난 것은 역사에 길이 남을 것입니다. 앞으로 많은 난관이 있다 해도 계속 만나 대화하면서 정을 나눕시다. 평화통일을 이루는데 기여합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