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정연주 사장이 27일 별도의 취임식 없이 사내방송을 통해 취임사를 발표했다.
다음은 취임사 전문이다.
『희망의 KBS, 희망의 한국, 함께 만들어 갑시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원 여러분.
두 달 남짓만에 여러분들을 다시 뵙게 되었습니다. 지난 두 달 동안 저는 참으로 귀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쫓기지 않는 마음으로 조국의 산하를 둘러보면서 저 자신을 되돌아보며 깊은 성찰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으며, 한국 사회와 역사에 대해 여러 생각들을 정리해볼 수도 있었습니다.
지난 11월 9일, 이사회에서 저를 사장으로 제청했다는 소식을 들은 뒤, 저는 경남 합천 가야산에 있는 해인사를 다시 찾았습니다. “온갖 번뇌 망상이 비로소 멈출 때 우주의 갖가지 참된 모습이 그대로 물 속(海)에 비치는(印)” ‘해인삼매’(海印三昧)의 경지야 저 같은 범부에게는 어림없는 ‘저 높은 곳’이지만, 명징한 홍류계곡과 가야산의 넉넉한 품안에서, 그리고 그 적막 속에서 저 자신과 우리가 속한 공동체를 되돌아보는 귀한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지금 한국 사회는 극심한 성장통을 겪고 있습니다. 너무나도 단순하고 단세포적인 이분법이 극단주의를 불러일으키면서 모든 사안을 선과 악으로, 동지와 적으로, 전부 아니면 전무로 갈라놓고 있습니다.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목소리보다, 선동과 극단과 증오의 목소리가 가득한 것 같습니다. 평화와 사랑을 이야기해야 할 종교인들조차 이념적 편집증에 사로 잡혀서인지 증오와 죽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세상일들은 어느 것 하나 단순 이분법으로 나눠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그 얽힌 실타래를 풀 수 있는 답은 다양성, 집단의 지혜, 더불어 함께 사는 공동체 의식, 상식에 근거한 합리성, 늘 새로워지는 창조성이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단순한 이분법에서 나오는 극단주의는 생각이나 이념, 접근 방식을 도그마화하고 교조주의에 빠지게 합니다. 그것은 민주주의의 꽃인 다양성과 집단의 지혜, 합리성을 거부합니다. 동시에 그것은 생명의 본질인 ‘변화’ 자체를 거부합니다. 무릇 삼라만상의 모든 생명을 가진 것은 변화해야 하며, 그것이 생명의 본질이 아니겠습니까.
KBS가 한국의 희망이 되어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공영방송 KBS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어떻게 이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할 수 있을 것인지, 이 시대 역사 앞에 어떤 소명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 다시금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공영방송 KBS는 정치와 자본 뿐 아니라 권력을 행사하는 모든 집단으로부터 독립된 언론사로서 사회적 비판 기능을 다함으로써 정의가 실현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하며, 사회적 약자를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북돋움으로써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적 가치를 지향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유, 평화, 사랑, 생명, 평등, 인권과 같은 인류 보편적 가치를 우리사회 중심에 놓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갈등과 분열, 대립이 극심한 전환기에 사회적 통합을 이룰 수 있는 용광로 역할을 해내야 하며, 우리 고유 민족문화의 향기와 가치를 드높이고, 이질적인 남북의 통합도 이뤄내는 역사적 책무도 다해야 합니다.
또한 유료의 상업 서비스와 선정적 상업주의를 앞세운 다매체 다채널 환경에서 공영성을 지키는 마지막 파수꾼이 되어야 합니다. 사회 저소득층과 약자들이 무료의 보편적 서비스인 지상파를 통해 정보와 문화생활을 차별없이 향유할 수 있도록 지상파 망을 확대하는 일도 이뤄내야 합니다.
이런 막중한 과제들을 실현해내기 위해 우리의 조직과 시스템을 보완, 개선 , 진화시켜야 하며, 공영방송이 제 기능과 역할을 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도 마련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힘과 지혜를 모은다면 이를 능히 해낼 수 있습니다. 저는 그러한 노력의 맨 앞장에 서서 온몸으로 KBS의 독립성을 지키고, 공영방송으로서 공적 기능과 서비스를 다하기 위한 제도적, 물적 토대를 마련하는 일에 몸을 던지겠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원 여러분.
지난 두 달 동안 저는 KBS 관리책임을 맡았던 지난 3년 반 동안 이뤄놓은 성과는 무엇이며, 고치고 풀어야 할 숙제는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많은 성찰을 했습니다.
여러분께서 기억하고 계시겠지만, 3년 반 전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저는 ‘독점에서 경쟁으로’, ‘집중에서 분산으로’, ‘폐쇄에서 개방으로’ 라는 세 가지 시대정신을 KBS에서 실현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적이 있습니다.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KBS 사장의 ‘제왕적 권력’과 회사 지도부에 집중되어 있는 독점적 의사결정 구조, 경직화된 관료주의 조직의 폐쇄성을 혁파함으로써 현장에서 일하는 사원들의 창의력과 독창력,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되도록 조직문화를 바꾸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여러 문제와 비판이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만, 자율성의 확대와 사내 민주화의 실현으로 KBS의 조직문화가 바뀌었다는 점에는 동의하시리라 믿습니다. 그 결과 현장의 창의력이 살아나 보도, 교양, 예능, 드라마 등 각 부문에서 KBS 프로그램은 국민들의 사랑과 신뢰를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나라 밖에서도 크게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KBS는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영향력 1위, 신뢰도 1, 2위를 점하는 성과를 거둔 것을 여러분들도 잘 알고 계십니다.
이 모든 것은 공영방송에 대한 뜨거운 열정으로 일해 오신 사원 여러분 모두의 땀과 노력, 헌신으로 얻어진 성과들입니다. 방송이 한 두 사람의 힘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각 분야, 각 직종을 망라한 총체적 노력과 조화의 결과물이기에 사원 여러분이 함께 이뤄놓은 이 모든 성과에 거듭 존경의 뜻을 전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러한 구체적 성과와 변화는 이 엄중한 무한 경쟁의 방송환경 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필연의 선택이기도 했습니다.
방송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야기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겠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원 여러분.
지금 우리 앞에는 온갖 위기와 도전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위기는 우리나라 공영방송 제도가 너무 방치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시장의 기능에 거의 자유방임을 하는 미국의 경우를 제외하고(그래서 미국 공영방송인 PBS는 수신료 제도가 없습니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선진국에는 공영방송에 대한 분명한 법적, 제도적, 물질적 장치가 굳건하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방송법에조차도 공영방송에 대한 개념이나 이를 뒷받침하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허술하기 이를 데가 없습니다. 25년 동안 월 2,500원으로 동결되어 있는 수신료, 국가기간방송인 KBS가 일반 민간 상업방송과 똑같이 3년마다 재허가 과정을 밟아야 하는 현실은 공영방송 제도가 얼마나 방치되어 있는지를 너무나 확연하게 보여주는 사례들입니다.
이 문제는 방송․통신 융합 논의과정에서 본격적으로 제기하여 공영방송의 굳건한 토대를 위해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 이뤄내야 할 절박한 과제입니다. 저는 이 과제를 효과적이고 집중적으로 수행해내기 위해, 내부 역량을 총집결하여 대외업무를 총괄 조정하는 기능을 가진 특임본부장을 임명하여 적극 대처하도록 할 방침입니다.
두 번째 위기는 방송 프로그램인 콘텐츠의 위기입니다.
재원의 부족으로 더 이상 콘텐츠에 투자할 여력이 없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콘텐츠 경쟁력이 상실되는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드라마 제작을 예로 들겠습니다. 이미 외주 독립제작사로 넘어간 월화, 수목, 주말 드라마의 경우 편당 제작비는 2억 5천만 원에서 3억 원으로 치솟고 있는데, KBS가 지급하는 편당 제작비는 겨우 1억 원 안팎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경쟁사들은 드라마 제작에 엄청난 물량공세를 퍼붓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좋은 드라마는 우리보다 재정적 여유가 있는 다른 민간 방송사에 빼앗기게 되고, 그나마 확보한 드라마조차도 저작권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처럼 제작 여건이 열악해지자 KBS가 공들여 키워놓은 드라마 연출자들이 외주 제작사로 스카웃되는 심각한 인력유출까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콘텐츠의 위기는 단순히 재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케이블과 위성 뿐 아니라 온갖 신규 매체의 등장과, 여기에 공세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거대 통신 재벌들로 인해 상업주의의 파고가 쓰나미처럼 거세게 휘몰아 오고 있습니다. 이 거대한 상업주의의 물결은 한국 뿐 아니라 세계적 현상으로 세계 주요 공영방송이 모두 고민하고 있는 문제입니다. 콘텐츠의 위기는 바로 경쟁력의 상실, 공영방송 정체성의 위기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게 오늘 공영방송이 처한 현실입니다.
세 번째 위기는 매체 경쟁력의 위기입니다.
디지털 혁명과 다매체 다채널, 그 결과로 나타난 급격한 상업화로 거의 무한경쟁 시대로 접어들면서 무료의 보편적 서비스를 구현하는 지상파 방송은 엄청난 위협아래 놓이게 되었습니다. 케이블과 위성, 인터넷 매체 등의 급속한 성장으로 지상파 망이 붕괴 직전에 놓여있는 현실을 여러분들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이처럼 방송환경의 급속한 변화의 결과로 다매체 다채널이 가속화되면서 이윤을 추구하는 상업주의는 무서운 기세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공영방송의 공공성과 공익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시대가 되었으며, KBS의 존재이유도 그만큼 더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변화해야 하며, 변화와 진화라는 조직의 유연성을 갖지 못할 때 우리의 생존은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열린 마음’으로 유연하게 조직의 문제점들을 해소하겠습니다.
바로 그런 이유에서 지난 3년 반 동안 있었던 여러 변화와 개혁에 대해서도 ‘열린 마음’으로 고칠 것은 고치고, 보완할 것은 보완해야 할 것입니다. 세상의 그 어떤 제도나 시스템도 결코 절대적인 것이 없으며, 절대적인 것으로 보는 순간 그것은 우상이 되고, 변화를 거부하면 죽은 생명이 되는 것입니다.
그동안 회사 안팎에서 여러 지적이 있었던 팀제 문제도 그런 맥락에서 보완, 개선할 수 있습니다. 팀제 도입 이후 2년여 기간을 보내면서 저는 팀제가 갖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조직의 이완, 냉소적 분위기, 간부급 사원들의 사기 저하, 무사 안일주의와 도덕적 해이, 팀간 비협조, 팀장의 업무 과중 등 여러 부작용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원래 팀제가 추구했던 기본정신과 장점은 지켜 나가되 부작용과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저는 이미 지난 여름 팀제 보완과 개선을 위해 종합적인 대책 마련을 관련 팀에 지시한 바 있으며, 앞으로 사원 여러분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 지금 우리에게 가장 적절한 시스템이 무엇인지 이른 시일 내 그 해답을 찾아내어 실천하겠습니다.
사내 통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해답을 찾는 과정에서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사내의 지혜와 에너지를 통합하는 일입니다. 우리 모두가 힘을 합치고 지혜를 모으면 이뤄내지 못할 일이 없습니다.
지혜와 에너지의 통합이 중요하다는 관점에서 볼 때 지난 2년은 참으로 안타까운 세월이었습니다. 노사 간 끊임없는 갈등과 마찰로 사원 여러분들이 지쳐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지난 두 달 동안 저 자신을 돌아보면서 대화와 소통이 없는 경직된 개혁을 추진하지는 않았는지, 집단의 지혜를 그토록 강조하면서도 과연 집단의 지혜를 얻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는지, 깊은 성찰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가운데서 걸핏하면 ‘출근 저지’, ‘퇴진’ 등 정치투쟁으로 치달으면서 상대방을 인정하기는커녕 ‘타도의 대상’으로 삼는 노조 집행부와 대화와 소통을 하기가 참으로 힘들었다는 점도 사원 여러분께서 헤아려 주셨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 했습니다. KBS라는 우리 가정이 화목하고 통합되어야만 우리가 추구하는 진정한 공영방송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습니다. 저는 새로 구성될 노조 집행부와 허심탄회하게 대화와 소통을 할 것이며, 대승적으로 상생의 동반자 관계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지난 3년 반이 KBS 조직의 관료주의와 경직성을 탈피하기 위한 결단의 시기였다면, 앞으로 3년은 KBS 조직이 진화하기 위한 성숙의 단계가 될 것입니다. 그러한 성숙을 위해 필요한 유연성과 열린 마음을 잃지 않을 것이며, 인간의 따스한 체온이 담긴 개혁, 대화와 소통이 있는 개혁이 이뤄지도록 사원 여러분 모두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할 것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원 여러분.
지금의 매체환경이 비록 엄혹하고 치열하다 해도 우리는 이를 거뜬히 헤치고 나갈 수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과 함께 우리가 당면한 도전과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KBS, 희망의 KBS를 만들어 이를 통해 한국의 희망이 될 자신이 있습니다. 방송환경이 급변한 지난 3년 반 동안 사장으로 재임하면서 저는 디지털화와 글로벌화로 빚어진 방송환경의 변화와 이로 인한 위기와 도전의 실체를 잘 파악하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공영방송 KBS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KBS의 조직이 어떻게 유연하게 변화해야 하며, 사내의 지혜를 모으기 위해 그동안 제가 부족했던 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깊은 성찰이 있었기에 슬기로운 답을 만들어낼 자신도 있습니다.
해답의 핵심은 상업주의가 압도하고 있는 다매체 다채널 시대에 공공성과 경쟁력이라는 두 개의 축을 튼튼하게 구축하고 지켜내는 일입니다. 상업주의가 범람하면 할수록 역설적으로 공공성의 가치는 더욱 절실하며, 공영방송 KBS는 이를 지켜내는 최후의 파수꾼이 되어야 합니다. 상업주의 범람이 KBS에 위협과 위기이면서 다른 한편으로 그것이 KBS에 기회이기도 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공공성이 힘을 가지고 우리사회의 중심을 지켜주도록 하기 위해 경쟁력은 필수적인 것이며, 디지털 시대의 인프라도 확보해야 합니다.
이를 구체적으로 이뤄내기 위해 새로운 임기동안 다음과 같은 다섯가지 과제에 집중할 것입니다.
1. 공정하고 객관적인 보도와 고품격의 프로그램을 통해
공적 서비스를 다하는 일에 집중하겠습니다.
첫째, KBS의 모든 조직과 역량을 공정하고 객관적인 보도와 고품격의 프로그램을 통해 공적 서비스를 다하는 일에 집중할 것입니다. 지금처럼 정파적, 이념적 대립과 분열이 극심한 때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모든 권력’으로부터 철저하게 KBS의 독립성을 지켜내는 일입니다. 저는 온 몸으로 이를 지키겠습니다.
또한 공공성이 담보된 고품격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선택과 집중을 할 것이며, 사회 갈등의 해소와 통합을 이뤄내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프로그램을 확대 편성할 것입니다. 제작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제작 프로세스의 혁신과 자율적인 책임경영체제를 적극 도입할 것입니다. 보도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24시간 뉴스채널 등 여러 변화에 대비한 준비도 철저히 할 것입니다.
2. 창의적, 효율적 조직으로 바꾸겠습니다.
둘째,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필요한 것은 KBS 조직을 창의적, 효율적 조직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이미 앞에서도 언급했습니다만, 저는 유연하게 열린 마음으로 팀제와 평가제도 등을 보완, 개선, 진화시킬 것입니다. 인력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직종간, 세대간, 본사-지역간 갈등을 해소하여 조직을 통합하고 활성화하기 위해 대화와 소통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런 일을 추진해 가는 과정에서 인력운영은 네가티브적 접근이 아닌, 플러스 섬(plus sum)의 형태로 진행할 것입니다. 급속도로 변화하는 기술과 방송환경에서 수많은 새 업무와 서비스가 발생하고 이를 위한 새로운 인력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입니다. 재교육과 전문성 강화 등을 통해 플러스 섬의 방식으로 인력 운영을 해야 할 시점이 되었습니다.
3. 재원 공영화 실현을 위해 KBS의 모든 역량을 모으겠습니다.
셋째, 공영방송 KBS 위기의 핵심 요인 중 하나인 재원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재원 공영화를 임기 중 실현하도록 KBS의 모든 역량을 모을 것입니다. KBS가 ‘모든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자리에서 공영방송의 책무를 다한다면 공영방송 제도를 지켜주는 재원의 공영화는 이뤄낼 수 있는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반대와 저항이 있으나, 우리가 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해낼 수 있다고 저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4. KBS를 콘텐츠 종합매체로 성장시키겠습니다.
넷째, KBS가 한국의 중심 미디어로 우뚝 설 수 있도록, 그리고 ‘세계 속의 KBS’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디지털 혁명을 적극 활용하면서 KBS를 콘텐츠 종합매체로 성장시키겠습니다. 기존의 지상파 텔레비전, 라디오 뿐 아니라 인터넷, DMB,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MMS) 등 다양한 통로를 통해 KBS의 고품격 콘텐츠 파워가 확대될 수 있도록 적극 대처해 나갈 것입니다.
특히 무한의 가능성이 담겨있는 인터넷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조직의 재편과 인력의 확충도 적극 실현할 것입니다. 라디오에서 실현 또는 실험중인 ‘콩’ 서비스와 ‘팟 캐스팅’(Pod-casting)을 다른 영역으로도 확대하는 등 새 기술을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우리가 능동적으로 적극적으로 새로운 매체를 선점해야만 이 무한경쟁 시대에서 살아 남을 수 있습니다. 특히 방송․통신 융합국면에서 디지털 전환과 디지털 수신환경 개선은 KBS 생존과 직결된 과제입니다. 내부적으로는 디지털 제작 프로세스를 통합하는 일이 시급합니다. 이는 특히 콘텐츠의 효율적인 활용과 확대를 위해 필요한 ‘one source-multi use'의 기반 확충을 위해 필수적인 것입니다.
외부적으로는 KBS가 그동안 선도해온 ‘디지털 전환 특별법’이 열매를 맺도록 적극 추진할 것입니다. 이는 무료의 보편적 서비스라는 우리의 책무를 다하기 위한 조건이며, 또한 사회 저소득층도 정보와 문화생활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난시청 해소를 위해서도 디지털 기술을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5. 지역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하겠습니다.
다섯째, 지역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하겠습니다. 현재 지역국은 인력, 장비, 제작예산이 절대 부족한 상태입니다. 지역국이 활성화되어야 KBS가 ‘온 국민’을 위한 진정한 공적 서비스를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지역국 문제를 종합적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이 문제를 전담하는 특임본부장을 임명할 방침입니다. 앞에서 언급한 대외담당 특임본부장이 대외정책과 관련된 현안을 담당하는 조정관이라면, 지역국 등 대내문제를 담당하는 특임본부장은 지역국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며 그밖에 지역-본사 등 대내적 협의를 총괄할 조정관이 될 것입니다.
KBS는 더욱 적극적으로 세계로 뻗어나갈 것입니다. 21세기는 ‘문화의 세기’이며, 이제 문화의 힘은 국력이 되고 있습니다. KBS가 고품질 콘텐츠를 통해 한국 문화를 글로벌화하고, 한국 문화의 힘을 세계로 뻗도록 하는 일에 선도적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저는 지난 3년 반 동안 세계 여러 나라 방송인들과 폭넓은 교류를 해왔습니다. 저는 KBS를 ‘세계 속의 KBS’로 만들어낼 자신이 있습니다.
희망의 KBS, 희망의 한국, 함께 만들어 갑시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원 여러분.
다시 새로운 출발점에 섭시다.
그리하여 새로운 KBS, 희망의 KBS를 함께 만들어, 그러한 KBS가 한국의 희망이 되도록 함께 우리의 신명을 다 바칩시다. 저도 신명을 다해 앞장서겠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 시대 KBS에서 일하는 것이 진정으로 축복이며, 우리의 삶을 보람되고 값지게 하는 일터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2006년 11월27일 정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