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는 헌법으로 보장하고 있는 진정한 언론자유가 있는가? 최근 법원이 잇달아 헌법에 보장돼 있는 언론자유를 위축시키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판사 김용호)는 23일 ‘X파일’을 보도한 MBC이상호 기자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징역 6월 및 자격정지 1년을 선고하는 것이 옳지만, 보도의 정당성과 개인의 의사가 아닌 방송국의 의사결정 체계를 통해 보도가 된 점 등을 참작해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고 밝혔다. 또 통신비밀보호법의 위법성 조각사유를 폭넓게 적용한 1심은 잘못이라는 것이다.
또한 대법원형사2부(주심대법관 김용담)는 24일 조선일보의 이승복 기사가 작문이었다는 주장과 관련, 김주언 신문발전위원회 사무총장에 대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김종배 미디어오늘 전 편집국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각각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김주언 총장에 대해 “범죄 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1심의 조치를 유지한 원심의 판단은 수긍이 되고 사실오인이나 사실적시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며 “상고는 이유 없다”고 밝혔다.
한국기자협회는 이들 판결에 대해 통탄과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우선 ‘X파일’ 판결의 경우 재벌권력의 비리와 정보기관의 추잡한 도청행위를 파헤친 기자에게 상찬을 하기보다는 재갈을 물리는 행위이다.
재판부는 ‘X파일’의 실체가 언젠가는 밝혀져야 할 ‘음습한 판도라 상자’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그 판도라 상자 안을 샅샅이 뒤져 거대권력의 검은 뒷거래를 파헤칠 것을 촉구한다. 지금이라도 X파일의 내용을 전면 공개해야 한다.
‘이승복 작문’건에 대한 재판부의 판결은 한마디로 명쾌하지 못하며 여전히 찜찜하기만 하다. 재판부는 △조선일보 기자가 현장에 있었는지 여부 △현장의 다른 기자들이 조선일보 기자를 보지 못했다는 증언의 진위 △조선일보 기사가 작문기사라고 언급했다가 이를 번복한 사례가 있었다는 사실 등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하지 못했다. 무엇 때문에 재판을 8년이나 끌었는지 의문으로 남는다.
지금부터라도 재판부는 수박겉핥기식의 피상적 판결보다는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분명한 판결을 내리기를 바란다. 어정쩡하고 뒷맛 개운치 않은 판결은 없어야 한다. 과거 수십년동안 언론자유탄압에 동조했다는 치욕스런 과거를 재현하지 말아야 한다. 재판부는 잘못된 판결로 스스로 사법부의 권위를 땅에 떨어뜨리지 말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