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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환경 변화 능동적 대처 부족이 위기 불러와"

정리=곽선미 기자  2006.11.22 15:3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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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은 위기다.’ 언론계에서는 벌써 수년째 의제화되고 있는 화두이다. 언론의 산업적 측면과 저널리즘 측면에서 꾸준히 다뤄온 문제다. 산업적 측면에서는 언론시장 침체가 지속돼, 광고수입감소로 이어졌다. 이는 곧바로 경영악화로 이어지고 직원들의 명퇴와 조직개편이 뒤따랐다. 신문의 경우 구독률, 열독률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 저널리즘 측면에서는 기자들의 샐러리맨 전락, 기자정신 퇴조,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이 한꺼번에 나타났다. 하지만 명쾌한 답은 나오지 않고 있다. 한국기자협회가 이러한 저널리즘의 위기를 진단하고 이에 대한 극복방안을 찾기위해서 마련한 제65회 기자포럼을 요약해 게재한다.


김영욱=인터넷 뉴스서비스, 인터넷 저널리즘은 기자의 위상과 활동방식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무엇인가.



   
 
  ▲ 김사승 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김사승=
포털이 뜨기 전인 2000년경 온라인 매체의 속보성이 눈길을 끌면서부터 오프라인 매체의 위기가 언급됐다. 당시 현직기자들도 가장 큰 위기로 인터넷을 꼽았을 정도다.
변화가 위기로 탈바꿈된 이유는 두 가지 측면으로 압축되는데 첫째는 중견 이상의 편집국 기자들이 인터넷이 가져올 언론환경 변화를 전혀 이해하지 못할뿐더러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스스로 변화해야 한다는 점도 굉장히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는 점이다.
둘째는 신규인력인 젊은 기자들조차 인터넷에 적용할 속보성 기사만 쓰다보니 기본적인 기사구성도 갖추지 못한 단순 팩트(fact) 전달에만 치중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처럼 일선 기자들이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인터넷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거나, 저널리즘이 사라진 단순 보도에만 치우치는 것에서 문제는 시작됐다고 본다.

양영유=신문보도가 인터넷에 맞는 속보성 기사를 다룬다는 것은 분명 문제다. 신문은 전날의 일을 다루기 때문에 인터넷보도와는 차별성을 둬야 한다. 중앙일보도 인터넷과 차별화된 보도를 위해 상당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또한 신문사들이 경쟁적으로 포털을 이용하고 있지만 고급 인력을 투자해 만들어낸 생산물을 싼값에 대량으로 넘기고 있는 작금의 상황도 문제다. 퀄리티를 따지지 않고 대량 생산되는 기사로 인해 기자들의 ‘사기력 저하’도 심각하다.

뉴미디어시대 걸맞는 시스템 부족


   
 
  ▲ 성회용 SBS 전국부장  
 
성회용=
온라인의 발달은 기자가 기사 자체를 생산하기 위해 정보를 얻는 방법에서부터 평가받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완전히 탈바꿈해 놓았다.
한 정보에 접근하기 위해 이전 세대는 단순히 취재원만을 이용했지만 지금은 간단한 검색만으로도 더욱 다양한 정보·전문가 접근이 가능해졌다.
기사에 대한 확인, 평가도 실시간으로 가능해졌다. 어떻게 보면 저널리즘 자체가 굉장히 역동적이고 투명해진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문제는 뉴미디어시대에 걸맞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자리잡히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일종의 과도기다.

송정록=일반적으로 뉴미디어시대에는 뉴스생산자와 제공자 사이의 힘의 균형관계가 무너졌다는 평가를 내린다. 그러나 뉴스시장 자체가 죽은 것은 아니다. 뉴스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생산하고 적극적으로 전파하느냐에 대한 고민이 이뤄져야 할 때다.

김영욱=인터넷을 통해 정보 유통 환경을 개선하려는 고민은 현재진행형이라고 볼 수 있다. 유통환경개선이 저널리즘 상황을 전반적으로 개선시켰다고 보는가, 아니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보는가?

인터넷 영향…심층보도 생산기반 약화


   
 
  ▲ 김경호 국민일보 편집위원  
 
김경호=
정보의 양이 방대해졌고 전달속도가 빨라졌으며 수용자 반응도 빨라진 것은 개선된 부분이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저널리즘이 담당해 온 가치있는 뉴스가 생산될 수 있는 기반이 인터넷으로 인해 약화되고 있다는 게 문제다.
현 기자들은 수용자 태도나 언론사 수익원 등을 고려, 전통적 생산방식을 고수함과 동시에 인터넷에 맞는 엔터테인먼트를 가미한 뉴스를 만들어내는 이중적 구조에서 고민하고 있다. 이런 것이 저널리즘 혹은 저널리스트의 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기자로서의 자긍심보다는 샐러리맨이라는 생각이 자리하게 된 이유다.

김동률=한국 기자들이 지금에 와서 ‘샐러리맨으로 전락했다, 위기다’라고 하는데 동의하기 힘들다.
한국은 여전히 누구나 원하면 언론사를 세울 수 있고 진입장벽도 없다. 언론사 상호간 논쟁도 활발하다. 따라서 위기라고 단정할 수 없다.
다만 전통적 저널리즘, 특히 저널리스트들이 누렸던 우월적 지위와 기득권이 위기(샐러리맨으로 전락)라면 할 말이 없다. 그러나 이는 근본적인 저널리즘의 위기와는 전혀 상관없으며 포괄적으로 볼 때 미디어 종사자들의 위기일 뿐이다.



   
 
  ▲ 안수찬 한겨레 노조 미디어국장  
 
안수찬=
저널리즘의 위기에서 미디어 기업의 위기를 따져보면 절대 위기라고 단정할 수 없다. 오히려 다른 산업에 비하면 더 기회가 넓어졌다고 볼 수 있다. 포털과 뉴미디어의 등장도 기회이거나 도전 정도일 뿐이다.
그러나 개별 저널리스트들로 시야를 좁히면 분명 위기다. 미디어 기업들이 기업논리와 시장논리를 앞세우면서 개별 기자들을 저널리스트가 아닌 리포터나 부속품으로 취급했다. 저널리스트 개인의 창발성을 억누르거나 억제하는 방식이다. 저널리스트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드는 요소다.
기자는 태고부터 샐러리맨이긴 했으나 일정한 권위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개별기자들에 대한 담론의 권위, 정보의 권위는 사라지고 샐러리맨적 기능만 남았다. 기자 개개인의 권위를 다시 구현해 내는 것이 중요한 화두다.

양영유=소명의식으로 기자를 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언론환경이 변화했듯 언론종사자의 환경도 변화했다. 근무여건도 치열하고 보상문제도 제기된다. 그래서 샐러리맨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미래 혹은 직업인으로서 컨센서스가 약하고 기자에 대한 소명의식도 예전만 못하다. 실제로 지원자도 많이 줄었다.

김영욱=사회적 이슈, 예컨대 부동산, 한미FTA, 북핵실험 등의 보도에 있어 언론사들마다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기본 팩트조차 정확하게 인식할 수 없다. 그 원인에 지나친 정파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양영유 중앙일보 사회부문 차장  
 
양영유=
회사마다 입장이 다르다는 것은 오히려 민주주의 사회의 특권으로 인식할 수 있다. 건강한 토론이 이뤄지고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그런데 일반적인 사회이슈에서는 철학이 다른 것이 당연하지만 정치적 문제에 대해서 지나친 정파성이 있다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안수찬=일반적으로 누구나 인정할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매개체가 필요하다.
한국에서 미디어의 소비패턴은 정확성, 다시 말해 사실의 전달보다는 다분히 정치이념, 감성적 지향과 관련 깊다. 어찌보면 각 언론사는 전략적으로 편향과 지향을 분명히 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특정 매체나 미디어가 형성하는 담론이 일정하게 공공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권위지, 혹은 권위 매체가 존재하는 것은 한 사회를 위해 바람직하다.

김영욱=정파성은 어느 매체나 있고 또 있어야 한다. 정파성이 문제가 아니라 그런 정파성을 가지고 어떠한 사실, 현상을 보도하다보니, 사실의 일부만 알리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너무 지나치고 편향적·일방적이지 않은가.

김사승=오보문제를 다루기 이전에 기본적인 질, 기술에 관한 문제를 의심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 심각하다. 저널리즘의 편향성은 그 후의 논의과제다. 우선 생산하는 관행에 있어서 어디서부터가 사실인지를 인식할 수 없을 정도로 팩트 공유자체가 상당히 넓게 진행되고 있다.

안수찬=수용자를 위한 타깃 정보전달은 이제 피곤함을 유발시키고 있다. 소비자들이 소비문화와 다원화문화에 익숙해지면서 매체도 다원적인 방식으로 소비하려는 욕구가 늘고 있다. 더 이상 이분법적(맞다, 그르다의 문제)논리만이 통하는 시대가 아니다.

일부언론 정파성, 삐딱하게 볼일 아니다


   
 
  ▲ 김동률 KDI 저널리즘 연구위원  
 
김동률=
이른바 조중동, 한경서로 불리는 일부 언론사의 정파성도 그리 삐딱하게 볼일은 아니다. 우리도 이제 다양한 이념을 담은 언론을 만날 수 있는 성숙한 언론환경에 노출된 것이다. 독자들이 자신의 정치성향에 따라 언론을 고를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말이다.
밀턴이 주장한 사상의 공개시장에 비출때 의견이 충돌하고 선택되는 양상은 얼핏 불편한 것으로 비춰질 수 있으나 다원주의로 가는 좋은 징조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일부 정파신문들이 특정 목적을 가지고 행하는 의도적 조작이나 연출, 스테이징(Intentional Staging)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김경호=이런 문제제기 때문에 내부에서도 지나친 정파성이나 사실 왜곡을 견제하기 위한 다양한 장치가 있다. 노조, 공정보도위원회 등이 그것이다. 이들이 역동적으로 기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성회용=근래 시민사회단체들, 학자들은 언론에 기계적 균형을 원하지 않는다. 내용의 균형을 추구하라고 주문한다. 그 다음 내용에서 언론이 스스로 선택하고 합리성을 추구하라고 한다. 이러한 견제를 받으면서 언론들이 정파성에서 서서히 벗어나게 됐다.
시민사회가 성장하면 할수록 더 빠른 속도로 정파성은 사라질 것이다.



   
 
  ▲ 사회=김영욱 언론재단 미디어연구팀장  
 
김영욱=
변화하는 미디어환경에서 전통적 저널리즘을 행하는 미디어들이 내부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런 변화가 얼마나 새로운 측면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가능성과 한계는 무엇인가.

양영유=각 신문사는 독자층이 다변화됨에 따라 기자들이 멀티플레이어가 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인터넷 동영상도 제작하고 잡지도 만들라는 것이다.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지만 독자가 원한다면 이렇게 변화해 갈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조직변화도 불가피하게 됐다. 중앙일보만 보더라도 ‘부’개념이 아닌 ‘팀’개념이 도입되면서 한 팀에 1백명이 근무하는 곳도 있으며 데스크가 아닌 에디터도 도입됐다. 상당히 실험적이다.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는 근무강도가 강해진 만큼 인력보강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성회용=단순히 부서를 통합하고 에디터 등을 도입하는 것만으로는 통합뉴스 구축이 어렵다. 어차피 신문이나 방송이 상품 지향, 고급 정보임을 감안한다면 우수인력 보충과 질적 변화 문제에 봉착하지 않을 수 없다. 모든 신문·방송이 이를 구현하기 힘들기 때문에 앞으로 마이너와 메이저의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다.

내부 불협화음부터 극복해야
안수찬=
미디어 기업은 새로운 이윤창출을 위해 효율성을 강조한다. 다만 개별 저널리스트들의 참여를 얼마나 이끌어 내느냐 하는 문제가 달려있다. 한겨레도 온오프 뉴스통합룸, 뉴미디어 개념이 모두 들어와 있지만 기존 기자들은 이런 개념을 경험해본 적이 없어 이러한 변화를 따라가야 하는 것인지 의문을 품고 있다.

김경호=매체환경 변화로 언론사의 변화도 불가피해졌다. 어떻게 바뀌느냐, 즉 변화와 혁신의 문제로 귀

   
 
  ▲ 송정록 강원도민일보 서울지사 정치부장  
 
결된다. 상층부는 빠른 변화를 도입하고자 할 것이고 기성 언론인들은 그 변화를 따라가기 두려워할 것이다. 내부 기자들의 관행이 바뀌지 않으면 변화를 거치는 과정이 매우 더디게 진행될 수 있다. 기자들의 능동적인 참여가 요구된다.

송정록=지방언론사는 이런 변화를 알면서도 따라가기 힘든 부분이 있다. 경영진은 초기자본이 많이 들어 꺼려하고 있지만 앞으로의 언론시장에서 이러한 시스템 구축과 교육없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 그렇지만 지방언론사들은 아직까지 안정적인 수익구조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 독자들을 위한 수익모델 구축은 시도도 되고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