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역신문을 통해 여론을 호도하고 조작해 한․미FTA 체결을 정당화하려는 문건이 언론노조에 의해 폭로됐다.
언론노조는 21일 오전 여의도 국회 국민은행 앞에서 ‘한미FTA 밀어붙이기 여론조작에 분노한다’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문건을 공개했다.
문건에 따르면 전국 10개 지역 21개 지역 일간신문을 대상으로 총 5억8천8백만원을 한․미FTA 체결 지원위원회가 광고 명목으로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곧 정부가 한미FTA를 체결하기 위해 각 언론사에 광고와 광고 지원금에 준하는 횟수의 시민포럼을 개최토록 지원하는 것으로 사실 여부에 따라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언론노조는 문건을 한․미FTA 체결 지원위원회나 경제부처 혹은 그 쪽의 산하 광고 기획단에서 만든 것으로 추정했다.
언론노조는 “문제는 광고 명목으로 지원하는 금액의 일부(7천2백70만원)를 ‘한미FTA 시민포럼’을 개최하는 행사비로 전용하는 한편, 이 포럼의 내용을 3~4회의 시리즈로 기획해 싣는 것으로 돼 있다는 점”이라며 “이는 결국 광고를 미끼로 하는 ‘뒷거래’나 마찬가지라는 게 우리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언론노조가 공개한 문건은 ‘한미 FTA 시민포럼(안)’이라는 제목의 원고지 4매의 분량이다.
문건에는 “공공저널리즘의 일환으로 기획된 ‘한미 FTA 시민포럼’은 지역 언론이 한미 FTA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시민과 정부 관계자와의 토론의 장을 제공하고, 포럼의 결과를 수렴하여 향후 한미 FTA에 대한 언론 보도의 중점적 의제로 삼고자 한다”고 돼 있다.
진행 전략 중 ‘대내적 전략(대외비)’으로 “한미 FTA 홍보 지원단에서 지면 광고를 지원받는 형식으로 진행하여 언론사 수익으로 연계한다(광고매출에서 행사비용 지출)”고 적시됐으며 ‘대외적 전략’으로는 “포럼의 성격상 대외적인 모든 진행과정은 주관사(언론사)가 자체적으로 진행하여 지역 경쟁사 등 외부로부터 받을 수 있는 불필요한 오해를 잠식시킨다”는 내용이다.
언론노조는 “이 문건은 정부가 한미FTA 찬성 여론조작을 위해 ‘돈질’을 해대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규정했다.
언론노조는 이번 문건을 통해 지역신문의 산별 조합에 문건 내용이 현실화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을 정하고 “정부는 지역신문의 어려운 사정을 악용해 지면을 사려는 더러운 계획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언론노조 김종규 수석 부위원장은 “언론과 시민단체가 한미 FTA를 강력히 반대하고 저항하자 정부는 알량한 돈으로 지역신문을 지원해 여론을 조작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한미 FTA가 완전히 저지될 때까지 저항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