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스쿠버다이빙을 하는 선배로부터 산호의 일종인 거품돌산호가 제주바다에 엄청나게 많이 번지고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며칠 후 수산 연구기관의 연구사가 최근에 산호와 말미잘이 여기저기서 발견되고 있지만 이름조차 알 수 없는 종이 많다고 푸념을 했다. 산호라면 모두 아름답고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만 여기고 있었고 나 자신도 이런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묘한 호기심이 발동하기 시작했다. 제주의 해안 마을을 돌며 해녀와 어촌계장 등을 대상으로 취재한 결과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이상한 바다풀들이 여러 곳에서 자란다는 얘기를 듣고 본격적인 취재에 들어갔다.
그렇지만 서귀포 일대에서 주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연산호가 제주 북쪽 바다에서 군락을 이루고 특히 아열대성인 거품돌산호와 호리병말미잘이 해녀들이 수산물을 채취하는 공동어장을 뒤덮고 있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한쪽면만 부각돼 왔던 산호의 이면을 보여주고 건강한 생태계가 왜 중요한지를 알린 것에 대해 뿌듯함을 느낀다.
그리고 이 보도를 계기로 해양 생태계 변화에 대한 행정기관과 연구기관의 관심이 높아졌고 산호류 번성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연구를 이끌어내는 성과를 얻었다.
10킬로그램이 넘는 수중카메라를 메고 바다를 누비며 촬영을 했던 강흥주 기자와 후배 윤성이의 노력의 결과다. 특히 꾸준히 조언을 해주며 용기를 북돋아 준 데스크와 동료들, 그리고 취재에 도움을 준 많은 분들께 이번 기회를 빌어서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