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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경영일선 배치' 왜?

'회사 위기극복' '인사 숨통' 분석

김창남 기자  2006.11.08 16:3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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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현직 신문사 편집국장 출신들이 경영기획실장 혹은 광고국장 등 경영파트로 자리를 옮기면서 경영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과거 편집국장 출신들이 논설위원이나 편집인, 발행인 등 상징적인 자리를 차지했던 것과 달리, 편집국장 임기가 끝나는 동시에 경영 ‘최일선’을 뛰는 등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추세다.

◇이동 현황
경향신문 이모 전 편집국장은 지난 5월 편집국장 임기가 끝나면서 광고마케팅본부장을 맡았으며 지난달 11일 대외협력담당 상무 겸 논설위원으로 발령이 났다.
세계일보 정모 전 편집국장 역시 지난 4월 편집국장에서 물러난 뒤 잠시 논설위원을 맡았다가 지난달 새롭게 만들어진 경영지원실 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런 현상은 일부 중앙일간지뿐 아니라 전문지, 스포츠신문 등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편집국장 3년 임기를 마친 전자신문 금모 전 편집국장은 지난달 25일 경영지원실장으로 발령이 났고 연말쯤 임기 동안의 공을 인정받아 이사직으로 오를 것으로 사내에선 보고 있다.
2005년 당시 현직 최연소 편집국장으로 화제를 일으켰던 디지털타임스 박모 전 편집국장도 지난 3월 논설실의 내실화를 위해 수석논설위원을 맡았다가 지난달 25일 광고국장으로 발령났다.
스포츠서울 이모 전 편집국장도 지난 5월부터 경영기획실장으로 자리를 이동했다.

◇인사 배경
이처럼 일부 신문사 전·현직 편집국장들의 변신에 대해 여러 해석이 가능하다.
언론계에서는 우선 가장 큰 이유로는 신문 산업의 위기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내다봤다. 물론 편집국장으로 편집 및 경영 등의 능력을 인정받은 점도 있지만 이면에는 회사의 위기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많은 기업들이 광고 효과가 미약한 상품광고보다는 기업이미지 광고나 기획광고에 눈을 돌리고 있는 가운데 신문사 역시 편집국과 밀접한 연관이 있던 편집국장 출신들을 경영 일선으로 배치, 기업 측과 광고 등의 업무 협의를 원활케 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한 편집국장 등을 역임하면서 구축된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 위기 상황을 극복해보려는 의지도 담겨 있다.
더불어 일부 회사의 경우 사내 인력풀의 한계와 함께 인사 숨통을 트이기 위한 의도도 깔려 있다.
편집국장 이후 올라갈 수 있는 부서나 자리가 논설위원이나 편집인 등 한정됐기 때문에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경영분야로의 확대 인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편집국 출신들이 우대하는 경영진의 심리도 반영된 결과다.

◇문제점
이 같이 전·현직 편집국장들이 경영 영역을 맡게 됨으로서 직·간접적으로 편집권 침해 논란이 일 수 있다.
정치권력에서 자본권력으로부터의 편집권 독립이 최대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편집권 침해가 ‘부지불식’간에 이뤄질 수 있다는 것.
또 편집국 출신들을 업무 파트 책임자로 발령을 내면서 부서 간 균형발전에도 저해가 될뿐 만 아니라 자칫 업무 파트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사기 저하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 한 중앙일간지 경우 전체 국·실장 회의를 열면 10여명이 넘는 편집국 출신 간부들만 모이는 기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한 전직 편집국장은 “편집국에서도 광고국 출신 국장이 부탁을 하면 상대적으로 거절하기가 쉽지만 전직 편집국장이 광고국장으로 가서 광고와 관련된 부탁을 하게 되면 한번쯤 더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편집권 독립이 보장된 상황에서도 선·후배 관계가 있기 때문에 또 다른 차원의 편집권 침해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한 광고국장은 “편집국장이 가지고 있던 인적네트워크를 활용하기 위한 측면도 있지만 이보다는 지면을 총괄했던 노하우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예전과 달리 신문사의 무게 중심이 편집국에서 광고국 등 여러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