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적극적인 언론 보도 대응으로 대립을 빚어온 국정홍보처와 바다이야기, 인사 문제, 신문법 논란 등에 조용할 날 없었던 문화관광부 감사에서는 여당과 야당, 정부 사이에 치열한 공방이 오고 갔다. 두 기관 국감의 주요 쟁점은 무엇이었는지 간추려 본다.
국정홍보처-“비판언론 옥죄기” “오보 적극 대응해야” 홍보처 역할 논란 노무현 정부 들어 강화된 국정홍보처는 국정감사에서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먼저 국정홍보처의 역할에 대해 공방이 벌어졌다. 야당은 국정홍보처가 국민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보다는 정권 홍보에만 치우쳤다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은 “국정홍보처가 관련 법률의 국회 상임위 통과 직전이나 직후까지만 홍보하고, 법률로 확정되면 오히려 홍보를 중단하는 이른바‘국회 압박용 홍보’를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행정수도 문제가 떠올랐을 때 헌법재판소 판결이 나기까지 홍보에 10억원을 쓰는 등 ‘압박용 홍보’에 90억원을 사용했다는 점도 제시했다.
천 의원은 “한미FTA 홍보에 올 상반기에만 38억4천5백여만원, 예비비로 집행된 예산만도 34억원이며 이는 명백한 예산낭비”라며 “국정홍보처가 정부의 일방적인 입장을 대변하거나 강요하는 수단이 됐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은 국정홍보처가 한미FTA, 부동산 문제, 양극화 문제 등은 적극적으로 홍보하면서도 국가적 위기 사안인 북핵문제 등에 대해서는 침묵했다고 추궁했다.
최구식 의원은 추석 때 공무원에게 홍보집 10만권을 배포하는 등 정부가 한미FTA 홍보에 ‘올인’하고 있다며 “협상진행 단계에서 정부가 너무 일방적으로 긍정적 측면만 강요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정병국 의원은 홍보처가 북한 핵실험 후 위기대응 실무 매뉴얼을 위반했으며 TF팀도 늑장 구성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도 가세했다. 열린우리당 이광철 의원은 홍보처가 북핵문제에 대해 8일 넘게 아무 홍보를 하지 않았다며 꼬집었다. 그러나 여당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안이 민간교류 남북경협과는 관련없다는 홍보를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해, 한나라당과는 초점이 달랐다.
국정홍보처의 언론 보도 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은 2005년 48개 정부 부처 장관이나 부처장들의 언론 보도 대응 브리핑은 총 3천8백41회였으며 2004년 3천2백12회에 비해 19.6% 늘어난 것으로 이를 하루 평균으로 보면 12.8회가 된다고 밝혔다.
이는 홍보처가 공무원들이 8월 현재 2천2백71건에 달할 정도로 해당 문제 기사에 적극적으로 댓글을 달도록 강제하는 등 각 부처의 정책홍보평가를 통해 점수로 환산하면서 언론 대응을 독려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국정홍보처가 지난해 행정기관에 대한 정책홍보관리를 평가한 결과 정보통신부가 최상위, 법제처가 최하위를 기록했다는 것도 밝혀졌다.
정병국 의원은 “홍보처의 평가는 비판언론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만 강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당의 반론도 뒤따랐다. 열린우리당 이광재·김재윤 의원은 자료집 ‘참여정부의 언론정책의 오해와 진실’을 통해 국정홍보처의 건전비판은 언론의 오보를 줄이는 효과를 낳는다며 건전비판 수용사례를 확대하고 제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언론에 대한 정부기관의 언론중재신청도 김대중 정부 때 1백18건보다 늘어난 6백27건에 이르고 그 가운데 조선이 63회, 동아 61회, 문화 43회에 이른다며 이는 ‘비판언론 옥죄기’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광재·김재윤 의원은 지난해 조정신청을 한 총 1백13건 중 무려 93%인 99건이 구제를 받았다며 오보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맞섰다.
저작권 위반 논란도 있었다. 한나라당 이재웅 의원은 “국정홍보처가 정책기사점검시스템을 운영하면서 언론사의 기사를 스캐닝해 전직원이 열람토록 하고 있다”며 “이는 저작권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또 홍보처가 문화관광부의 관련 유권해석을 받고도 시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국정홍보처 해외홍보원도 시비 대상이 됐다. 민주당 손봉숙 의원은 올해 9월 현재 22개국 27처 32명의 국정홍보처 소속 재외홍보관 가운데 3분의 1에 해당하는 11명이 전직 청와대 출신 인사들로 구성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4급 이상의 고위직에 집중돼 있어 홍보전문성과는 무관한 인사들이 해외홍보를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야당은 공격을 퍼부었고 여당은 수비에 나선 셈이다. 야당의 문제제기는 해마다 반복되던 것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아 결국 정치적 공세에 그쳤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여당은 국정감시 본연의 기능은 소홀한 채 정부 변호로 일관한 것 아니냐는 빈축을 샀다.
문화관광부 “신문산업 진흥과 시장 정상화 노력” 원론적 답변만 13일 진행된 문화관광부(장관 김명곤·이하 문화부)의 감사에서 의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오락 파문을 정부의 정책 실패라며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그러나 게이트 형 비리라는 주장은 당에 따라 엇갈렸다.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은 “청와대 국정상황 실장이 작년 11월 사행성게임 정부대책회의에 2번이나 참석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정부·여당이 권력형 게이트의 책임을 조직적 물타기로 국회와 언론에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우리당 이광철 의원은 “바다이야기 파문은 정책적 실패이지 권력형 게이트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문광위는 △문화부 소관 33개 산하단체 및 기관의 해외교류사업 겹치기 업무 등 예산 낭비 △한국관광공사 등 공공기관 감사 판공비 사용 내역 △전자상거래 등 FTA 개방 압력 △북한 핵실험으로 인한 금강산 관광 지속 여부 및 개성공단 철수 문제 등에 대한 문화부의 입장을 요구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신문법·언론중재법과 관련한 사항 등 언론관련 문화부의 정책에 대해서는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다만 이와 관련, 열린우리당 조배숙·노웅래 의원과 한나라당 장윤석·박형준 의원이 사전에 질의한 내용에 의하면 문화부는 “헌재에서 일부 조항의 위헌결정이 있었으나 대부분 합헌 결정이어서 안정적인 법 시행이 가능하다”며 “위헌이 결정된 조항들에 대한 보완입법과 함께 언론관계법 입법과정 및 위헌논란 속에서 증폭됐던 신문업계간 반목과 갈등을 해소하고 신문산업의 진흥과 신문시장의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해나갈 계획”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제출했다.
문제는 사행성 오락 파문에 따른 당리당략적 접근으로 책임 소재를 추궁하는 것에 몰입한 나머지 언론계의 주요 이슈인 △신문발전위, 언론재단, 신문유통원, 지역신문발전위 등 업무 중복에 대한 문화부의 입장 △범 미디어 통합 기구 설립 필요성 △신문과 방송의 겸영 등에 대한 문제 등 신문법·언론중재법에 대한 헌재 판결 후 문화부 대책 △포털 규제 방안 등 언론계 제 문제들에 대해서는 문광위의 감사가 미흡했다는 것이다.
단지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만이 “문화부는 CBS법인이 아닌 자회사가 출자하는 방식으로 지분소유 50%를 넘지 않으면 무가지 창간이 가능하다고 밝혀 사실상 방송의 무료신문 진출을 허용했다”며 “결과적으로 이는 신문과 방송 겸영을 허용한 것에 해당한다”는 주장이 있었을 뿐이었다.
이에 대해 문화부 관계자는 “‘바다이야기’ 파문 등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주제가 있는 반면 중요하면서 깊이 있게 들어가지 않으면 겉핥기만 되는 주제들이 있다”면서 “저작권이나 신문법 등 여야 모두 법안이 발의되지 않은 상태고 정부의 안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기 때문에 질의를 해도 이슈가 될 답변이 어렵다”고 말했다. 장우성 기자 jean@journalist.or.kr 이대혁 기자 daebal94@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