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해방 후 남북 언론인간의 교류가 이뤄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남북언론인통일토론회’는 그 역할과 향후 교류여하에 따라서는 큰 의미를 갖는다. 사실 남북언론인간의 만남 하나만으로도 뜻깊다. 나아가 1948년 4월 19일 남북연석회의 당시 전조선기자대회가 열린 이후 60년만에 일궈 낸 쾌거로 평가할 수 있다. 남북관계에 있어 언론의 역할이 적십자회담이나 이산가족상봉 등 남북 교류의 물꼬가 트인 1970년대 초부터 줄곧 행사를 보도하는 기능에 머물렀다는 점을 감안해 볼 때 더욱 빛난다.
이번 토론회의 가장 큰 의미는 ‘조국의 평화통일과 민족동질성 회복을 위해 노력한다’는 한국기자협회 강령이 남북언론인들의 만남을 통해 처음으로 실현된다는 것이다. 기자협회가 1989년부터 추진 해온 남북기자교류사업이 비로소 본 궤도에 올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또 북핵문제로 정부간 접촉은 말할 것도 없고 민간교류 마저 대부분 악영향을 받고 있는 시기에 마련된 자리여서 그동안 남북간 이뤄졌던 어떤 교류보다 특별하다.
일부에서는 남북 언론의 현실적 차이를 이유로 이번 토론회의 성과와 의미를 축소하기도 한다. 남측은 언론사별로 제각각 목소리와 색깔이 분명하고 정부로부터 자유로운 반면에 북측언론은 사회주의 체제의 대변인 역할에 그친다는 것이다. 양측 언론환경이 전혀 다르게 고착화 된 상황에서 남북 언론인의 만남으로 당장 큰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잘 이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이철기 동국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남북 언론인간의 토론회를 통해 한반도의 화해무드를 조성하고 양측 언론이 통일 지향적인 보도를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남북 언론의 상이한 환경을 한 쪽의 일방적인 언론관으로 보지말고 서로의 다양한 시각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얼굴을 맞대고 얘기하다보면 예상보다 큰 결실을 얻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도 있다.
남북 대표단은 무엇보다 사실을 보도하는 언론인이라는 공통점이 있고, 그런 점이 서로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남북관계 연구실장은 “남북 언론간의 차이점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제4부인 언론이 꽉 막힌 남북 간의 언로를 틀어 소통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핵실험 이후 깊어진 남북의 갈등을 언론인들이 불 구경 하듯 볼 것이 아니라 언론인 스스로 갈등해소 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는 김현경 MBC 북한전문기자의 말처럼 이번 토론회를 한반도 평화를 위한 주춧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언론인들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60년만의 만남이지만 이번 ‘남북언론인통일토론회’는 단순한 만남 이상의 결실을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토론회에 임하는 북측언론인들의 자세가 그동안 있었던 어떤 민간교류보다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토론회는 북핵실험이 있기 전 북측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북측이 정치적인 측면을 배제하고 토론회 준비에 나서고 있다는 증거다.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언론본부’ 정일용 상임대표는 “남북언론인 합동등산 장소가 북측의 제안으로 금강산에서 구룡폭포로 이어지는 험준한 경로 대신 삼일포의 평평한 호숫가로 정해진 것만 봐도 이번 토론회에 임하는 북측의 적극적인 태도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대화가 불편한 여정대신 서로 더욱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장소를 택했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또 “남북언론인통일토론회는 정치성이 없는 남북 언론인간 순수한 만남인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