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의 회생 방안으로 진행되고 있는 중학동 사옥 부지 매각은 9백억원+α로 이미 결정됐다. 대주주의 추가 증자 2백억원도 이번 주로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구조조정을 둘러싸고 노사 간 내홍이 계속되고 있다.
임대호 전 위원장을 탄핵시킨 노조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신학림. 이하 노조 비대위)는 명예퇴직을 비롯한 사측의 구조조정이 인건비 감축 차원이 아닌 노조 와해를 목적으로 한 것으로 인식하고 전 집행부의 구조조정 동의를 거부하는 한편 사측에 단체교섭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경영진은 전 노조 집행부와의 단체협약은 이미 끝난 사항이고 노조의 구조조정 동의서가 있는 만큼 제작파트의 구조조정 및 분사를 계획대로 집행한다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탄핵된 임 전 노조위원장은 법원에 노조 비대위의 직무정지 가처분신청을 할 것으로 보여 노사 갈등은 물론 노노 갈등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노조 비대위는 단체협약에 ‘단체교섭을 쌍방 중 어느 하나가 요구할 때 7일 이내에 응해야 한다’는 조항을 근거로 이를 거부하는 경영진이 단체협약의 이행을 해태하고 있다며 9일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한 상태다.
노조 비대위가 바라는 것은 단체교섭을 통해 사옥 이전, 분사, 구조조정 등의 사안에 대해서는 경영진의 일방적 시행이 아닌 쌍방의 논의를 통해 하자는 것이다.
이는 노조 비대위가 경영진이 지난달 22일 경영설명회를 통해 제시한 분사 및 구조조정 방안에 대해 명확하지 못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분사회사를 만들면서 고용 승계 부분을 분사회사에 일임한다고 돼 있는 상황에서 사측은 명예퇴직을 종용하고 있어 아무런 비전 없이 제작파트만 잘라내는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사측의 구조조정안에 동의한 임대호 전 위원장을 탄핵하고 전 집행부가 사측과 합의한 부분까지 모두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경영진은 이미 전 집행부와 합의가 끝난 상황에서 이 같은 노조 비대위의 주장은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채권단의 채무재조정을 통해 2천억여원의 채무가 없어지는 조건 중 하나인 구조조정은 그대로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또한 분사를 해야 인건비 부분을 줄여 자립경영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채무재조정이 한국의 옛 영광을 되찾고 제2 창간의 기치를 올릴 유일한 방안이고 그래서 선결 조건들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것을 구성원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러나 경영진은 이 일에 너무 매몰된 나머지 회사를 떠나야 하는 직원들에게 좀 더 명확한 설명을 했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분사 회사로의 고용승계는 언제, 어떤 방향으로 이뤄지며 퇴직금 중 출자전환 되는 비율은 어느 정도 선에서 이뤄지는지에 대한 설명은 지금이라도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구조조정만 하려는 인상을 준 셈이다. 이런 면에서 사측에 이러한 내용을 명확히 밝히라는 요구를 하지 않고 구조조정 동의서에 사인 한 임대호 전 노조 위원장도 비난을 피할 수는 없다.
그러나 노조 비대위가 구조조정에 동의를 한 지 3개월이 지난 후에야 임 전 위원장을 탄핵하고 사측에 동의가 무효라고 주장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구성원 일각에서 노조 비대위의 행위를 단지 ‘회생의 발목잡기’ 및 ‘같이 죽자는 것’으로 폄훼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놓았기 때문이다. 노노 갈등으로 확산되기 전에 문제로 지적되는 사항들을 점검했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