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원회 노조(위원장 한성만)는 공석 중 방송위원장 후임에 KBS 이사장 출신이 선임될 것이라는 소문과 관련, “대통령은 방송계가 여망하는 방송위원을 선임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21일 ‘대통령은 방송계가 여망하는 방송위원을 선임하라’란 성명을 통해 “신임 위원장에 정연주 사장과 파트너로 일하고 KBS와 청와대 관계를 돈독하게 노력하신 KBS 이사장 출신께서 오실 거란 소문이 들린다”며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선 참으로 기가 막힌 포석”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어 “현 정권이 원하는 방향으로 방송위원회를 이끌어 가시기에 이만큼 코드가 맞는 분이 없을 것”이라며 “청와대의 코드인사가 정치적 독립성을 저해한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또한 “신임위원장 후보께선 굽히지 않은 소신으로도 정평이 나신 분 같다”면서 “유감스럽게도 소신이 너무 강해 부러지지도 않는 위원들께선 이미 위원회 내부에 많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노조는 “현재 위원회가 필요로 하는 위원장은 다양한 소신을 하나로 이끌어 내실 수 있는 합의제란 비행기의 조종술과 노하우를 갖추신 분”이라고 전제한 뒤 “신임 위원장은 조직 운영 능력과 행정경험, 방송에 대한 식견, 도덕성을 두루 갖추고 방송위원회 구성원의 여망을 담아낼 수 있는 중량감 있는 인사로 선임할 것을 재차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대통령은 방송계가 여망하는 방송위원을 선임하라.
기장도 없이 초보 부기장과 승무원들이 운항 중인 비행기를 한번 타보시기 바랍니다. 현재 위원회는 이러한 스릴과 공포를 만끽하고 있습니다. 위원장 사임 후 한 달 동안 위원회의 공영방송 이사추천과 선임과정, 특정 방송사업자의 예산지원 처리 등은 ‘동물의 왕국’이나 ‘라이언일병구하기’의 한 장면 같았습니다.
한달, 영겁의 시간 속에서 찰나일진데 무슨 걱정이냐고 하실 분도 있을 겁니다. 허나, 국제 개방 압력에 맞서 문화정체성을 고수하고, 거대 통신자본으로부터 방송의 공공성을 지켜내고, 정치권으로부터 독립성을 사수해야 할 방송위원회로서는 이 한달의 시간이 더없이 긴 시간이었습니다. 그나마 한달이면 갈피를 잃고 헤매는 승무원과 승객을 이끌 유능한 기장이 전격 투입되리란 기대로 버텼지만, 더 많은 의혹과 사고경력을 지닌 기장이 투입된다는 소식에 귀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3기 위원 선임과정에서 주장했던 바를 기억하시는지요? 애석하게도 잊으신 듯 하여 상기시켜 드리겠습니다. 정치적 편향성을 지닌 인사는 방송의 공공성, 정치적 독립을 저해할 우려가 있어 방송위원으로서 부적합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신임 위원장에 정연주 사장과 파트너로 일하시며 KBS와 청와대 관계를 돈독하게 노력하신 KBS 이사장 출신께서 오실 거란 소문이 들립니다.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선 참으로 기가 막힌 포석입니다. 현 정권이 원하는 방향으로 방송위원회를 이끌어 가시기에 이만큼 코드가 맞는 분이 없으실 겁니다. 이분의 ‘열린마음 열린사회’라는 저서에도 전류가 흐르는 게 아닌지 해서 자꾸 눈길이 갑니다. 청와대의 코드 인사가 정치적 독립성을 저해한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수십년간 방송위원회의 정치적 독립을 위해 투쟁을 해온 우리는 이를 간파할 내공이 충분히 쌓여 있습니다. 3기 위원 선임시 입었던, 당시 흘린 땀과 눈물이 아직도 마르지 않은 투쟁복을 다시 꺼내는 일이 없게 하시기 바랍니다. 아니면, 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을 뿌리채 뽑아버릴 수 있는 막강한 수를 쓰셔야 할 겁니다
신임위원장 후보께선 굽히지 않는 소신으로도 정평이 나신 분 같습니다. 지난 2003년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군 송두율 교수의 기획입국 의혹과 관련, 사회적 정서에 이반된 주장을 당차게 하신 의연한 분이라는 KBS이사회와 민주당의 평가를 들었습니다. 동아일보 등 주요 일간지에서도 이분의 활약상을 익히 살펴보았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소신이 너무 강해 부러지지도 않는 위원들께선 이미 위원회 내부에 많이 계십니다. 현재 위원회가 필요로 하는 위원장은 다양한 소신을 하나로 이끌어 내실 수 있는 합의제란 비행기의 조종술과 노하우를 갖추신 분입니다. 위원회의 혼선과 정쟁을 중단시키기 어려운 분께서 오신다면 분명 흔들리고 있는 비행기를 떨어뜨리고 말 겁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써있는 ‘대화와 타협’, ‘공정과 투명’이라는 국정원리가 무색해지지 않기를 바라며, 여러 이유로 지키기 어려우시다면 우리가 반드시 지킬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지난 7월의 살인적 무더위와 땡볕아래서 방송위원회 노동조합원들이 무엇을 위해 목숨을 걸었는지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낙하산을 펴고 투입된 청와대의 정예요원이 비행기에 오르지도 못하는 불상사를 만들지 않기 바랍니다. 신임 위원장은 조직 운영 능력과 행정경험, 방송에 대한 식견, 도덕성을 두루 갖추고 방송위원회 구성원의 여망을 담아낼 수 있는 중량감 있는 인사로 선임할 것을 재차 요구합니다. 방송위원회 구성원과 방송계가 진정으로 원하는 방송위원장이 누구인지 청와대는 다시 한번 귀 기울여 보시기 바랍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