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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탐사보도 성과 발휘 '눈길'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손석춘 한겨레 기획위원  2006.09.06 15:4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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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석춘 한겨레 기획위원  
경인일보 ‘수해골프’  언론본연의 감시기능 온전히 구현 ‘호평’


무더위를 잠시 잊을 만큼 좋은 ‘작품’들이 많았다. ‘작전통제권 소동’이 민망스럽게 벌어지는 가운데서도 한국 저널리즘은 곳곳에서 ‘보물’을 캐가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심사위원회에 제출된 작품은 취재보도 7건, 기획보도 6건, 지역취재보도 14건, 지역기획보도 9건, 전문보도 5건으로 모두 41건이었다. 그 가운데 22건만 예심을 통과했다.



본심에 오른 출품작 가운데 심사위원 전원일치로 결정된 수상작은 경인일보의 ‘한나라당 경기도당 수해골프’다. 애초 취재 부문(정치부 정의종)과 전문 부문(사진부 김종택)으로 나누어 출품되었으나 본심 과정에서 합쳤다. 사진의 독자성을 강조한 심사위원도 있었지만 같은 사안을 별개로 처리하는 게 어색하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언론 본연의 ‘감시 기능’을 온전히 구현했을 뿐만 아니라 파장도 컸다는 점을 평가받았다.



국민일보의 ‘김병준 교육부총리 논문 표절 의혹 및 BK21 연구실적 중복기재 단독보도’는 김씨의 ‘낙마’를 불러왔다는 사실 못지않게, 학자가 고위관료가 되는 데에 새로운 검증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논문 표절’이 정확한 사실보도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문제점을 제기했지만, 교수의 자기표절은 대학에서 추방사유라는 외국학계에 견주어 한국 학계의 ‘관행’에 쐐기를 박았다는 점을 평가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앞으로 학계의 관행을 고발하고 감시하는 보도가 이어질 것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한겨레의 ‘한미반환기지 환경협상관련 단독보도 4건’은 취재하기가 쉽지 않은 영역에서 일궈낸 특종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기사 내용도 꼼꼼하고 성실한 취재가 돋보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기획보도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작품은 KBS의 ‘법은 평등한가?’였다. 심층 취재에 더해 공영방송의 공익성을 제대로 살린 보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매일경제의 ‘유기농 대해부’는 소비자들에게 유익한 기사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였다. 다만, 유기농들의 자발적 인증 시스템이 나름대로 정착되어 있는 상황을 전혀 무시해 지나치게 일방적 접근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기독교방송의 ‘목숨 건 외줄타기, 성전환수술’은 성전환수술이 지닌 위험성을 알렸다는 점에서 본심까지 오르고 좋은 평가도 받았으나 심사위원 과반의 표를 얻지는 못했다.



지역기획보도 부문에선 경기일보의 ‘구멍 뚫린 팔당댐 국유지 관리’와 부산문화방송의 ‘섬-긴급진단 초고층 주택’이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이번 심사에서 가장 아쉬움을 남긴 것은 매일신문의 ‘대구 리딩그룹 211인 대해부’다. 대구지역에서 보도하기 어려운 내용을 과감하게 기사화했고 과학적 검증까지 거친 좋은 기사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1표 차이로 탈락했다. 대구MBC의 ‘사이공 아리랑’이나 울산MBC의 ‘경찰 압수물 감쪽 사라져’도 본심에서 아쉽게 탈락한 작품들이다.



심사위원들은 광고주인 재벌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방송들이 ‘법은 평등한가?’와 같이 재벌 총수의 실명을 거론하며 부도덕한 치부를 과감하게 고발하는 작품들을 많이 생산해주길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