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MBC 조수완 기자 2006.09.06 15:42:49
지역기획보도 방송부문

▲ 부산MBC 조수완 기자
제1부 제로공간-제로 공간은 초고층 주택에서의 화재를 다룬 작품이다. 한 화재 전문가가 “지하철 화재(대구) 이후, 다음 차례는 초고층 주택 화재”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취재 이후 제작자로서의 소감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운이 좋아서 불이 초기에 진화되면 그만이겠지만, 불행히도 화재 규모가 커지면 그 인명피해는 지하철 화재를 능가할 것으로 우려된다. 문제는 초고층 주택에 대한 국내 소방대책이라는 것이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했을 경우만을 가정한 것이며, 아니면 재빨리 도망가는 것이란다.
초고층 주택에 대한 화재 우려는 진작부터 제기돼 왔다. 하지만 실제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어떤 재앙으로 이어질지는 전혀 짐작할 수 없는 상태다. 취재진은 이 부분에 대한 답을 얻고자 삼성방재연구소를 찾았고, 화재 및 피난 시뮬레이션을 실시하게 된 계기가 됐다. 여기에 소방관들도 초고층 주택에 대한 큰 불신을 갖고 있었다. 직접 진화에 나서게 될 소방관들의 우려는 심각한 것이었으며, 이런 이유로 부산시 소방본부의 적극적인 협조가 이뤄졌다.
결국 삼성방재연구소와 소방본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 국내 화재 전문가들이 갖고 있던 방재정책에 대한 불신이 아이러니컬하게도 적극적인 제작 협조로 이어졌고, 다양한 실험과 접근을 가능하게 했다고 생각한다.
제2부 소리없는 고통-초고층 주택과 건강 문제는 크게 3가지 이유로 압축된다. 주민들의 생활 방식 변화와, 건물의 흔들림, 그리고 연돌효과(고층건물 내에서 발생하는 공기의 강한 상승효과)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초고층 주택과 주민들의 건강 문제!’ 이에 대한 전문가도 국내엔 별로 없는 상태였다. 전문가라 해 봐야 대부분이 심증 수준을 넘어서지 못했다. 제작진은 한마디로 논문 한편을 쓰는 심정으로 작품 제작에 임해야 했다. 때문에 2부는 제작 전 과정이 고통의 연속이었다.
그 동안 학계나 일반인들을 통해 다양하게 제시돼온 주장들을 실험을 통해 일일이 증명해 나가야 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실패를 경험해야 했다. 다행히 일본에서 간헐적으로 발표된 초고층 주택과 주민 건강에 대한 논문, 그리고 홍콩의 사스 사례들은 2부 제작의 밑거름이 됐으며, 이를 기초로 주민 설문조사와, 건물 흔들림 실험, 층별 실내 공기질 측정 등이 이뤄졌다. 이런 과정 또한 주민들의 반발과 아파트측의 비협조 등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방송 이후 건설 관련 단체와 건설사들의 문의가 잇따랐고, 한 대형 건설사는 사내 교육 프로그램으로 우리 작품을 활용하기로 했다고 하니 뒤늦게나마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