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 매일경제 이호승 기자
시리즈의 기획은 그야말로 일상생활에서 갖게 되는 작은 물음이었다. “여기저기서 다 유기농이라고 판매하는 상품들이 과연 모두 유기농일까?” 조그만 질문이 시리즈로 기획되고 취재계획이 수립되기까지는 1년여의 시간이 걸렸고, 올 4월부터 본격적인 취재가 시작됐다.
취재의 초점은 ‘유기농의 수요와 공급이 모두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생산과 인증, 사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가’였다.
가장 먼저 시중의 주요 유통업체에서 판매되고 있는 유기농제품을 수거, 농약 등 잔류물질이 검출되는지 여부를 알아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주요 백화점과 할인점 등에서 ‘유기농’ 인증마크가 붙은 농산물 30여점을 구입한 뒤 이화여대 부설 연구소에 시험검사를 의뢰했다. 유기농이란 3년간 농약과 화학비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해당 물질이 검출된다면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문제를 제기할 수 있고, 기사 밸류가 크게 높아질 수 있었다.
시험검사 결과는 1백% 음성으로 나왔다. 취재 첫 단계부터 의도한 바와 다른 결과가 나오자 취재팀은 잠시 실망하기도 했지만 `미리 결론을 내릴 필요는 없다’며 다시 취재를 시작했다. 취재는 생산농가와 민간 인증기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농림부, 학계, 소비자단체, 유통업체 등 다방면을 상대로 광범위하고도 치밀하게 이뤄졌다. 취재 과정에서 내린 결론은 ‘생산과 인증, 사후관리, 유통 전 단계에서 제대로 된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고 특히 시스템과 인력, 재원 부족으로 인증과 사후관리가 부실하다’는 것이었다.
취재 과정과 시리즈 게재 와중에는 농민단체와 생산 농민 등으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기사가 편파적이고, 선의의 피해자가 나온다는 것이었다. 일부 취재원들로부터는 취재거부도 당했다. 그러나 기사의 기획 의도는 국내 유기농산업 자체를 비판하려는 것이 아니라 유기농산업이 국가적 정책 산업으로 한 단계 발돋움하기 위해 고칠 점은 고치고, 곪은 부분은 도려내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득했고, 대부분의 취재원들도 결국에는 이를 수긍했다.
국내 유기농 산업의 바람직한 대안을 찾기 위해 해외사례 수집에도 나섰다. 미국과 뉴질랜드, 독일, 영국, 중국 등 유기농 산업의 선진국들을 찾아 앞선 시스템을 취재해 지면에 소개했다. 이를 위해 기자 3명이 도합 2주간의 기간 동안 해외 현지 취재를 진행했고, 이는 기사에 그대로 반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