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지역뉴스 가치 재발견, 지역언론이 나서야 한다"

[특별좌담]지역언론 보도 문제 및 발전방안

정리=이대혁 기자  2006.08.30 14:28:05

기사프린트

지역 언론이 위기에 빠져있다. 신문과 방송을 막론하고 모두 위기라고 말한다. 신생 매체의 등장으로 입지는 줄어들었고,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참여 정부의 약속이 더욱더 중앙으로 집중되는 부메랑으로 작용해 지역발전과 궤를 같이하는 신문 시장 규모는 축소됐다. 제도적으로 신문을 살리자는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한국기자협회는 25일 제주도 서귀포시 KAL 호텔에서 기협시도협회장들과 함께 지역언론의 현실과 어려움, 그리고 보도문제 및 발전방향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좌담회 참가자(가나다순)
고대용 제주도기자협회장, 김옥조 광주·전남기자협회장, 성지호 전북기자협회장, 송정록 강원도기자협회장, 사회=정일용 기자협회장



사회=신문시장의 침체가 계속되면서 언론의 보도경향이 바뀌고 있다. 지역 언론들의 경우 시, 도의 정책을 홍보하는 보도가 증가추세에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지역 언론들의 보도경향은 어떠한가.




   
 
  ▲ 성지호 전북기자협회장  
 
성지호=
현재 지역 언론의 특성상 관급 광고가 많은 실정이다. 따라서 광고를 위해 기사를 쓰는 경우가 많다. 현재 전북 지역의 언론에서는 시, 군, 구 행정에 대한 홍보 기사가 상당하다. 예전에 없어졌는데, 최근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다른 광고도 마찬가지다. 광고주에 의한 기사를 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렇다 보니 광고를 준 기업과 주지 않은 기업에 대한 차별적인 기사도 많다. 전주의 어느 일간지를 보면 건설업체에 대한 기사인데, 같은 날 기사에서 그 건설업체가 굉장히 잘 짓는다는 박스기사가 6면에 나갔는데 두 장을 넘기니 그 건설업체 문제 있다고 나가더라. 촌극이다.

고대용=지역신문이 어렵기 때문에 지역밀착형 보도와 지역의 이익을 대변하는 기사로 승부해야 한다는 말들이 있지만 그런 것들은 너무 원론적인 수준이다. 제주도의 경우 7월 제주도 특별자치구로 지정됐지만, 도민들은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 4개의 시군이 2개로 통합됐는데 특별자치구가 지향하는 것이 뭔지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기자협회와 제주도청, 시민단체들이 모임을 갖고 특별자치구가 지향해야 하는 것과 과제들에 대해서 논의해 기획보도를 내고 진단도 하는데 신문의 위상을 고취시키는 역할을 하지만 한계가 있다.
중앙정부에서는 국가 균형발전과 분권을 말하지만 권한이 이행된 것이 없다. 자치단체 스스로 법인세도 인하못해 사업체가 들어오지 않는다. 현실과 이상의 거리가 먼 것이다. 지역 언론 입장에서는 현안이어서 대응을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타 지역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김옥조=관공서에서 브리핑 룸과 보도자료 등으로 취재방식이 바뀌면서 정책 홍보 쪽으로 많이 치우친 경향이 있다. 신문에서 관공서 쪽의 기사들이 절대적이다. 기자들이 발굴한 기사들이 많긴 하지만 지역 관공서와 기업에서 내는 보도자료를 그대로 따라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이런 것들을 보도해야 하지만 이후 어떻게 되고 있고 어떤 방향으로 가는지에 대한 감시나 비판이 없다. 후속 보도가 없는 것이다. 인력의 한계가 큰 이유이긴 하다. 그러다 보니 생활현장의 기사들이 줄어들었다. 나쁘다기보다 지역민의 현실에서 어려움에 대한 것은 없다는 문제다. 주민들은 정책 홍보에 관심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 송정록 강원도기자협회장  
 
송정록=
현실적으로 지역 언론이 이슈를 이끌어 갈 수가 없는 실정이다. 그것은 보도 경향을 떠나 지역 언론에 대한 시각의 문제다. 기자 자질의 문제, 난립의 문제, 사주의 문제로 비판을 받는데, 너무 많아서 우리 스스로 열등한 언론 같다는 생각이 든다. 독자들에게는 중앙언론에 비해 도덕성으로 열등하다는 인식이 박혔다.
한편으로는 중앙지에서 보도하는 지방 뉴스가 훨씬 좋을 때가 있다. 그 점은 지역 언론에서 반성해야 한다. 지역언론이 나서서 지역 뉴스의 가치 재발견이 필요하다. 강원도의 경우 이번 수해 이후 한탄강 댐을 두고 입장이 여러 가지다. 정부의 입장의 대변과 지역의 입장의 대변 등이 서로 다르게 나타난다. 하지만 이 경우에 있어 지역 언론의 역할이 부각된다. 그런 문제들에 대해 지방 시각에서 뉴스를 발굴하고 부각시키려는 노력들이 지역 언론 스스로 필요하다.

사회=IMF를 겪은 후 지역마다 신생매체가 크게 늘어났다. 이는 광고경쟁심화, 보도중립성 훼손 등 지역 언론들의 하향평준화를 초래하는 원인이 됐다. 때문에 기존 매체들까지 경제적으로 힘들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현장에서는 어떠한가.



성지호=전북지역사가 언론사 난립이 심하다. 현재 9개 신문사가 전체인구 1백80만을 커버한다. 그렇다 보니 광고 수주전이 워낙 치열하고 그 결과 민폐, 관폐가 심하다. 그래서 어느 한 신문에 광고가 나가면 그 광고주는 다른 신문사에도 다 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기사로 곤욕을 치른다. 제어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
특히 기업이 많지 않아 광고가 거의 정해져 있다. 광고를 한 회사는 9개 언론사에 다 내야 한다. 관공서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어느 광고주는 신문광고를 내면서 5단으로 애독자 광고를 낸다. 광고를 주되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광고단가가 1백만원, 50만원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 고대용 제주도기자협회장  
 
고대용=
언론사가 난립하니까 재정적으로 적자다. 언론사 내부적으로 자정노력이나 통폐합도 필요하지만, 궁극적으로 재정적 뒷받침이 절실하다. 그래서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도 제정됐지만, 취지가 퇴색했다. 한라일보가 2년 연속 지원대상에 선정됐고 일정부분 도움이 된다. 하지만 독자 확대를 통한 지역 신문 발전이라는 근본 취지에는 미치지 못한다. 지역 신문을 발전시키려면 정부차원에서 지역신문 발전기금 및 세제상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 부가세 감면 등의 재정적 지원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지역 언론 나름대로 역할을 하도록 말이다.

송정록=난립의 문제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그렇다. 시장에서 퇴출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느냐? 없다. 그럼 제도권 언론들은 유혹에 빠진다. 제도적으로 막아보자는 유혹이다. 기자자질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기자를 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다. 스스로 자정을 통해 시장에서 걸러져야지 난립의 문제로만 보면 안 될 것 같다.



   
 
  ▲ 김옥조 광주.전남기자협회장  
 
김옥조=
맞는 말이다. 난립이란 말을 함부로 쓰는 것이 문제다. 다양한 여론과 시각이 필요한 것 아닌가. 그것을 난립으로 본다면 우리나라 대학과 골프장, 오락실 등이 더 큰 문제다.
난립의 폐해라고 하는데 폐해는 상당한 정도의 사례를 가지고 이야기해야 한다. 독자수라든가, 시장규모에 비해 다소 많다는 것은 우려할 수 있지만 그것이 폐해를 낳는다는 것은 어패가 있다. 광고를 나눠먹기 때문에 폐해인가? 신문사의 수가 많아서 문제가 아니다. 물론 고민을 해야 하지만 그 고민은 어떻게 언론으로서 역할을 할 것인가에 대한 거다. 지역의 이슈나 과제를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고 여론의 중심을 잡아가는 역할을 하면 지역 발전의 동력으로 작용하지 않겠나.
새로운 매체가 과거 언론의 추악한 영향력을 추구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한다. 개선점에 대한 논의는 없으면서 문제라고 지적하는 것이 문제다.

사회=중앙언론사들은 최근 기조실장 모임이나 신문협회 회의 등을 통해 나름대로 위기타개책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이념적 스펙트럼의 차이로 의견통일이 되지 않고 있다. 지역신문의 경우 신문가격이나 감면 등의 고민은 없는지 이야기 했으면 한다.

김옥조=감면하고 가격을 올리고 싶다. 현재 광주지역 신문들이 20면을 낸다. 24면까지 만드는 신문도 있다. 기본적으로 유지해야할 면수가 있다. 지면이 있어야 기사도 많이 추구하고 지역사회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감면을 심각하게 고려한다. 광고면 없이 신문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 16면으로 줄인 언론사도 있다. 그러나 면수 줄여 비용 줄이는 것 거의 효과 없다. 그래서 여러 가지 고민이 있다. 최근 주5일 근무제가 도입되면서 하루 발행을 줄일 수 있다. 그것으로 감면의 효과가 있다. 20면 유지하면서 주5일 발행하고 있다.

성지호=전북도 20면 발행하던 신문사가 16면으로 줄였다. 주5일 근무제를 통해 5일만 발행하면서도 기자들이 금요일에 쉬지 못한다. 뉴스가 나오기 때문에 다 나오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토요일만 쉬는 것이 요새 추세다.

송정록=쉬는 날인 토요일의 경우 신문배달이 어렵다. 독자에 대한 서비스를 생각하면 신문을 만들어야 한다. 특히 금요일 발생되는 기사가 많아 발행을 안 할 수가 없다. 그래서 토요일자를 발행하기로 했는데, 고민이 많다.
강원도 지역은 증면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많다. 무리한 감면이 일정 시점의 생산단가는 낮추겠지만, 독자들이 갖는 이미지 때문에 함부로 감면할 수가 없는 실정이다.

사회=지역별로 차이가 있고, 매체별로 차이가 있지만 지역 신문 기자들의 경우 저임금구조에 놓여있다. 때문에 생계형이직을 고민하거나 이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중앙지도 마찬가지이다. 지역신문들의 저임금구조를 근본적으로 타파할 방법에 대해 논의했으면 한다.

성지호=지역 언론이 열악하다 보니까 지역별 임금이 차이가 있다. 전북지역은 어느 정도로 저임금이냐면 언론사에서 25~30년 정도면 편집국장을 하는데 편집국장의 월급이 세전 1백80만원이고 10년차가 1백만원 정도다. 대부분이 그렇다. 이 임금 수준은 사주들의 카르텔이 형성 된 것이라고 봐야한다. 사주가 일정 선에서 안 올려 준다.
그래서 나는 맞벌이 부부, 부자들이 기자를 해야 한다고 농담으로 말한다. 근본적인 대책은 자본구조를 갖춘 회사가 언론사를 운영해야 한다. 전북기자협회 차원에서는 가입조건으로 중앙지 임금의 80% 수준에 맞추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런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근본적인 방법은 있을 수 없다.

송정록=대부분이 그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근본적인 대책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언론사가 수익 구조를 맞추기엔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이직의 경우 ‘강원도민일보’만해도 중앙지로 간 사람들로 신문사 하나를 세울 수 있을 정도다. 기자의 이직을 보면 현재 중앙의 마이너 신문에서 조중동으로 가고 마이너에 빠진 부분을 지방지가 채워주는 방식이다. 그래서 항상 고민이다. 지난번에 기자 새로 뽑는다고 기자협회보에 났다. 고민의 결과다. 이직을 막으려면 급여를 올려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는 방법이 없다.
언론사마다 신입을 더 뽑으면서 임금을 줄이느냐 아니면 현재 인원을 유지하면서 임금을 조금씩 인상시키느냐는 갈림길에서 고민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