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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교류확대 계기로 승화시켜야"

[긴급좌담]남북 언론인 토론회 어떻게 해야 하나

정리=김창남 기자  2006.08.30 14: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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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 공동선언실천 남북 준비위원회 언론본부는 23일 연내 남북언론인토론회를 개최키로 합의했다.
한국기자협회는 28일 기자협회 대회의실에서 이번 토론회가 갖는 의미를 비롯해 주제선정, 토론범위, 향후 전망 등을 분석하기 위한 좌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기자협회 정일용 회장과 동아일보 신석호 기자, KBS 안문석 기자, 한겨레 강태호 기자 등 북한전문 기자들이 토론자로 나섰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실질적이고 정기적 교류로 정착될 수 있는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좌담회 참가자(가나다순)
강태호 한겨레 기자, 신석호 동아일보 기자, 안문석 KBS 기자, 정일용 한국기자협회장




   
 
  ▲ 정일용 한국기자협회장  
 
정일용=
그동안 남북교류와 관련, 한국기자협회는 1989년부터 북한기자동맹과의 교류를 제안했다.
이후 8·15, 6·15대회 등을 통해 잦은 만남을 가졌고 지난 23, 24일 중국 심양에서 열린 실무접촉에서 ‘남북언론인토론회’를 연내에 개최키로 합의했다. 주제는 ‘6·15공동선언실천을 위한 언론인들의 역할’로 정하고 구체적인 주제는 차후 만나서 논의하기로 했다. 10월 중순쯤 금강산에서 실무회의를 갖고 일정 및 장소 등을 최종 결정하자고 한 상태다.
남북 언론인 간 교류 및 협력에 있어 기억나는 행사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제가 기억하기론 1948년 ‘남북 제정당 사회단체 대표 연석회의’가 있었다. 여기에 ‘남조선기자대표단장’으로 정진석 기자가 참여했고 취재기자도 평양에 갔었다.
또한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 가운데 KBS-TV방송(당시 남산 TV방송국)을 개국하는데 북한 자금이 들어갔다. 5·16쿠데타 직후 ‘황태성 사건’이 있는데 그 당시 북쪽에 가지고 온 자금 20만달러를 압수했고 당시 김종필 중앙정보부장 지시에 의해 TV방송을 개국하는데 썼다.(※편집자주 : 김준하 ‘대통령과 장군’, 김지형 ‘남북을 잇는 현대사산책’, 63년 대선 과정의 ‘색깔 전쟁’ 때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KBS-TV의 건설 자금은 61년 8월 남파공작원 이만희가 가져온 20만 달러로 충당되었다.)
그 이후로 교류가 없었다. 70대초 남북적십자 회담 때 기자들이 취재하고 80년대 후반 들어 북쪽 언론계에 교류를 제안하는 수준이었다.
6·15공동 선언이후 여러 분야에서 교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언론 쪽의 교류는 그동안 미흡했다. 남북 언론 양측이 화해를 하지 않으면 모든 교류 사업이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없다.
하지만 남측과 북측이 생각하는 언론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또한 언론 쪽의 교류·협력에 대해 남·북 모두 반신반의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런 상황이 지속되어선 안 된다. 언론 쪽에 교류가 안 될 경우 평화적인 통일이 힘들다. 이런 고민 속에서 계속해서 북측에 언론 교류를 하자고 제안했고 남북언론인 토론회 합의에 이르렀다. 이번 토론회가 갖는 의미에 대해 말해 달라.

강태호=무엇보다 북측은 남북 협력과 교류가 공개되는 것을 꺼려한다. 모든 분야에서 비공개·비보도를 전제로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 언론 교류에 있어서도 비공개·비보도에 대한 전제가 지켜진다면 북측에서 가질 수 있는 거부감을 완화할 수 있다.
북한의 모든 기관들이 마찬가지지만 노출되고 보도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
언론 영역이 가지고 있는 특수한 측면도 있지만 다른 분야의 교류와 마찬가지로 합의된 의미에서 공개원칙만 유지된다면 좀 더 수월히 진행될 수 있다.



   
 
  ▲ 신석호 동아일보 기자  
 
신석호=
이번 토론회와 관련해서 세 가지 의미를 생각할 수 있다. 남북한 기자조직이 만나 대화와 토론의 장을 만든다는 점이 가장 큰 의미다. 그동안 개별 언론사 차원의 취재활동은 많았지만 기자 단체의 형식으로 만난 적은 없었다.
또한 지금 남·북 관계뿐만 아니라 북·미 관계가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럴 때일수록 대화의 숨통을 트는 장이 필요하다. 이번 토론회가 대단한 의미를 지닌 행사지만 어떤 의미 있는 결과물을 도출하느냐는 지금부터 논의할 과제이다.

안문석=남·북, 북·미, 북·일 관계가 안 좋은 상황에서 이번 토론회가 남북 간 대화를 풀어 갈 수 있는 활로가 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른 의미로 본다면 기자들은 항상 당국자 간 회담 혹은 만남을 취재만 했지, 정작 기자들끼리 만나서 서로 생각과 의견을 나눈 적이 없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기자들끼리 만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아울러 토론 주제가 ‘6·15공동선언실천을 위한 언론인들의 역할’로 정해졌는데 추후에 계속 논의를 하겠지만 주제를 세부화해 철저히 준비하는 게 좋겠다.
정일용=이번 주제를 잡은 이유는 6·15공동선언을 실천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양측 모두 이견이 없고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를 구체적으로 세분화를 해 실질적인 토론의 장이 됐으면 좋겠다.
앞으로 개최될 남북 언론인 토론회에서 어떤 논의가 진행됐으면 좋겠는가.

강태호=최근 북측 언론과 관련해 주목되는 움직임은 APTN에 이어 교도통신이 평양에 지국을 개설했다는 것이다. 6·15공동선언의 실천 문제는 너무나 당연한 과제다. 실천의 문제는 공동선언의 문구에 입각해 많은 학자들이 그동안 해 왔다. 따라서 이번 토론회에선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문제들, 그리고 언론이 그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에 대해 자기 반성적인 측면이 논의되어야 한다.
아울러 미국 언론이나 일본 언론에게는 문호를 개방했는데 왜 우리는 안되며 공식창구를 어디로 둬야 할지 등의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 또한 그동안 개별 언론사들이 북측을 접근하는 비용문제 등 어려움이 많았다. 이런 부분에 있어 창구의 역할을 전국언론노조나 기자협회가 해야 한다.

신석호=우리가 실제 무엇을 토론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몇 가지 생각해봤다. 공동 취재가 나왔고 상호 파견문제도 고려할 수 있겠지만 그보다 전 단계로서 상호 간 가능한 접근권이 전제돼야 한다.
공동 취재단이나 상주는 그 다음 단계의 논의이다. 우선 양측 간 합의 하에 안심하고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북한을 취재하다 보면 북측 안내원들이 남한 언론에 대해 불만이 많다. 그들은 남측 언론이 북한에 대해 있는 그대로 써달라고 한다. 북한이 잘못한 것이 있으면 잘못한대로, 혹은 잘한 것이 있으면 잘한 대로 써달라고 주문한다. 이런 말은 대개 보수언론에 대해 말하는 것인데 결국 ‘객관주의 보도’의 문제이다. 그런데 우리도 역으로 북한 로동신문 등에 같은 주장을 할 수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다면 이런 문제들을 이번 토론회 테이블에 올려놓고 과연 남북한 문제에 대해 남북 언론이 어디까지 객관적일 수 있는지 논의할 수 있는 섹션 마련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일용=이번에 북측과 만났을 때 북쪽의 수해 현장을 남쪽 공동취재단이 가서 취재해 전달한다면 좀더 많은 관심을 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얘기를 해 봤다. 그러나 아직 북측에게는 이런 얘기가 와 닿지 않고 있다.
저는 올해 6·15행사 때 광주에 가서 북측에다 APTN 얘기를 했다. 왜 민족 얘기를 많이 하면서 외신한테 먼저 문호를 개방했냐고 항의를 해봤다. 그런데 북측은 지금 이런 상황에서 남북 언론인들이 상호 취재를 하게 되면 과연 이것을 취재라고 할 수 있겠는가 하고 반문했다.
쉽게 말해 국가보안법이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서로 특파원을 교환할 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다. 우리가 취재를 한다고 해서 그쪽에서 순수하게 취재라고 받아들일 것이며 우리 역시 북측 기자들이 취재하러 왔다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강태호=언론인 협력이라는 게 취재부분이 들어가기 때문에 어렵고 한계가 있다. 그 부분은 항상 문제가 돼 왔고 그렇기 때문에 부정적이었고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이를 분리시킬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언론교류가 가지고 있는 특수성을 무시하고 다른 일반 교류처럼 갈 수 없기 때문에 두 가지를 어떻게 조율할지가 중요하다. 취재부분을 철저히 통제하고 신뢰할 수 있는 영역으로 옮겨놓지 못하면 끊임없이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분리를 시키되, 취재의 영역에 있어서만큼 공동의 대응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할 수 있는 게 초청이다. 취재를 가는 게 아니라 초청대상으로 가서 보면 나중에 이해된 상태에서 취재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북한 사회를 이해하기 위한 교류 사업들을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



   
 
  ▲ 안문석 KBS 기자  
 
안문석=
동감한다. 북한 입장에서 언론교류를 수용한다는 것은 공개를 한다는 것과 똑같은 의미다. 그런데 공개를 하고 싶지 않은 부분도 해야 하므로 논의가 안된다. 교류를 하고 그 과정에서 불신 등을 깨는 것은 군축보다 힘든 일이다.
하지만 이런 과정 속에서 교류를 한다는 자체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토론회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이를 통해 남북 기자들이 교류를 하고 서로 이해하는 기회를 갖는다는 자체가 중요하다. 그 과정 속에서 구체적인 실천방향을 하나하나 만들어 내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남북 합의 하에 보도준칙을 만든다거나, 용어통일 문제를 논의하는 등 실천 가능한 일부터 차근차근 정리할 수 있는 단서가 되었으면 좋겠다.

정일용=지금까지 공통적으로 말한 것은 우선 취재보다는 접촉의 기회를 많이 갖고 관련 사업을 많이 전개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장을 만들자는 얘기였다. 또한 객관적인 보도의 문제와 남북 상황을 고려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 고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교류를 늘릴 수 있는 사업을 해야 한다는 지적은 중요한 것 같다.

신석호=다소 우려가 되는 부분은 기자라는 신분을 가지고 기능적인 접근하는 것이다. 취재 저널리즘을 비롯해 남북한 저널리즘을 얘기할테고 북한의 기자들은 다분히 국내·외 정치적인 담론 및 주장 등을 제기하고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토론회 전체가 북측의 정치적 선전의 장이 돼, 양측 협회가 곤란한 상황에 이를까 우려된다.



   
 
  ▲ 강태호 한겨레 기자  
 
강태호=
남쪽 언론 내부에서 이질적인 부분이 많다. 오히려 남쪽 내부 이견보다 남북 간 이견이 적을 수 있다.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다.
그런데 북측과 만났을 때 이런 이견이 나타나면 지리멸렬될 수밖에 없다. 이런 영역을 넘어 공통적인 분모를 찾아서 시작할 수밖에 없는데, 지금 진행되는 정세를 보면 가장 이견이 될 수 있는 부분이 현안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관련 분야 기자보다는 타 부서 기자들을 보내, 북측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정일용=6·15공동선언 관련 주제를 잡았을 때 어느 누구도 다시 전쟁이 일어나선 안 된다는 점에선 반론의 여지가 없다. 과연 전쟁의 위험을 없애고 평화공존의 틀을 만드는 데 언론과 기자들이 어떤 일을 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이 부분에서 공통분모를 만들 수 있지 않겠는가.
강태호=6·15공동선언과 관련, 선언적·실천적·원칙적 합의를 가지고 얘기하는 것은 공허한 것이다. 재확인했다는 것으로만 의미부여를 하기엔 힘들다. 한번 만났다고 하는 의미보다는 만남을 확산시킬 수 있는 계기를 찾았느냐의 여부가 이번 토론회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합의점을 찾는 것보다 그것을 출발점으로 해서 다음의 계기로 이어질 수 있는 내용을 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석호=동의한다. 상징적인 세션도 필요하지만 목표를 작게 잡아 기능주의적·실용주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남북 간 이견보다도 남남갈등이 존재하는 영역이 바로 정치적인 영역인 반면 사회문화 교류, 인도적 지원, 북한 경제 교역에 관한 것은 상대적으로 이견이 적다.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토론 주제를 정해보면 남북한 상호문화교류라든지, 북한 경제지원 이슈라든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의제들을 많이 개발해서 제의하는 것이 더욱 안전하고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안문석=북한은 틀림없이 정치적 문제를 의제로 삼을 것이다. 상대방에서 정치적인 현안을 제기할 때 한겨레와 조선일보가 말하는 부분이 달라 접점 분위기를 깨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정치적인 이슈를 최대한 지양해야 하고 사전 접촉 등을 통해 이런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
아울러 정치적인 문제가 나올 때 사전 시나리오를 대비해야 하고 구성원들도 진보·보수를 떠나 다양하게 구성해야 한다.

정일용=언론분야와 관련, 6·15공동선언 발표가 있고 나서 신문을 교환하다가 중단이 됐는데 이 부분을 재개할 생각이다. 또한 북쪽 언론기관장들이 남측을 답방하기로 되어 있는데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것도 다시 점검할 예정이다. 그 외에 몇 가지 사업을 생각할 수 있다. 아울러 토론회 참가 구성원을 기자들 위주로 할지 혹은 언론단체 등을 우선으로 참가시킬지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싶다.

강태호=단체 중심의 행사는 6·15, 8.15대회 때 분과 차원에서 많이 했다. 물론 이번 행사의 성격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단 그동안 교류가 안 된 취재 영역에서 우선 실시하면 좋겠다. 물론 취재와 교류를 함께 할 수도 있겠지만 취재에서 떠나 한명의 기자로서 북측 기자들을 만나 취재를 벗어난 얘기를 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신석호=덧붙여 이 행사를 하기 위해 여러 목적을 설정하겠지만 이 가운데 하나는 남한 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느냐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이미 여러 차례 모임을 가졌던 단체보다는 훨씬 신선할 것 같다. 남북 현안을 취재하는 기자들이 만나는 것이 처음이라는 식으로 보도되면 우리 사회에 일정 정도의 메시지를 던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