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간통신사인 연합뉴스가 유독 청와대와 관련된 민감한 사안에 대해선 ‘친정부’ 시각으로 일관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의 ‘연합시론’은 최근 들어 정부 정책에 적극 동조하는 내용이 늘었다. 지난 6월 4일 ‘한·미 FTA협상 첫 단추부터 잘 꿰어야’라는 연합시론은 “협상에 임하는 정부도 각오를 새롭게 다져야겠지만 업계와 학계, 그리고 일반 국민을 포함한 온 나라가 혼연일체가 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정부 입장을 지지했다.
이어 7월 9일과 14일에는 각각 “우리처럼 대외의존도가 높은 나라가 국제적 조류인 FTA를 외면할 수는 없다지만 극렬한 반대로 협상력을 떨어뜨려서는 안된다”며 “제2의 을사늑약이라고 비난하기에 앞서 반대 논리를 조목조목 제시하고 FTA가 반미 투쟁의 도구로 악용돼선 안된다”고 결론 내렸다.
연합뉴스는 지난 9일 단독으로 노무현 대통령과의 특별회견을 진행했다. 노 대통령의 외교, 안보와 경제분야 최대 현안인 전시 군사작전통제권(작통권) 환수, 한·미 FTA협상에 대한 입장이 주요 내용이었다. 총 10가지로 정리된 인터뷰는 전시작통권을 왜 환수하느냐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환수 시기’, ‘주한미군 감축’, ‘동맹균열 없다’와 함께 ‘한·미 FTA와 개방론’, ‘졸속추진의 반박’, ‘4대 선결조건’, ‘통상절차법 곤란’ 등으로 이어졌다. 이와 함께 노 대통령 발언목록과 노 대통령 특별회견 문답이란 기사가 제공됐다. 이중 한·미 FTA 발언 목록으로 정리된 머리말에는 “한·미 FTA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불식시키기 위한 대국민 설득작업에도 심혈을 기울였다”고 정리됐다.
일반 보도 역시 김 모 편집위원이 지난 14일 연합뉴스 게시판에 올린 기사심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작성한 글 ‘언론의 추억’을 통해 ‘친정부’ 시각이라는 지적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김 편집위원이 작성한 ‘언론의 추억’은 지난달 8일과 지난 11일에 있었던 기사심의보고서를 기초로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노무현 대통령 후원회장을 지낸 이 모 씨의 아들인 MBC기자가 출입처 여사원을 성추행한 사건 보도 평가에 대해 “영향력 있는 주요 인사와 관련된 사건이라 해서 지나치게 몸을 사린 대표적인 관행을 보인 사례라 할 수 있다”고 적시했다.
김 편집위원은 또 지난 11일에는 유진룡 전 차관 경질 논란에 대해 “연합뉴스가 청와대 해명 위주의 기사를 내보냈다”며 “어차피 사태가 확대되고 논란이 격화될 것이 명약관화한데도 이 기사를 계속 만지작거리면서 눈치만 보다가 타 언론사에 뒤처지는 결과를 빚었다”고 보고서를 끝맺었다.
이에 대해 김 편집위원은 “두 사안의 공통점은 정권의 실세들과 관련 있다는 것과 뒤늦은 기사임에도 매우 간략히 보도했다는 점”이라며 “심의가 나간 후에도 빠진 기사가 제때 충실히 처리되지 않고 책임지는 사람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김 편집위원은 “기사심의실에서 언급한 ‘정부와의 특수 관계’는 무엇인가”라며 “언론사 공식 기사 심의에서 특수 관계를 공공연히 인정하고 언급하는 상황까지 온 것인가”라고 안타까워했다.
연합뉴스를 자주 이용하는 일선 기자들은 근래 위와 같은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 일간지 중견기자는 “연합은 정부의 큰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에 그 입장을 대변하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 연합뉴스에 몸담았던 한 기자는 “국가기간통신사업자로 선정된 것은 재정적인 부분에서는 연합뉴스를 살렸다고 볼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정부에 대한 보도 태도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최근 보도에서 비판기능이 약해진 사실을 체감 한다”고 평가했다.
이런 안팎의 비판에 대해 연합뉴스 성기준 편집국장은 “연합뉴스는 누군가의 눈치를 보고 기사를 만들지 않는다”며 “성추행 관련 기사는 피해자 가족 보호를 고려한 판단이었고, 유 전 차관에 관련 보도 역시 데스크 판단에 의한 자발적 결정이다”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