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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 좌천형 인사 여전

인식전환·정책적 배려 시급

김창남 기자  2006.08.16 17:5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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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임기자 현황  
 
중견기자들에 대한 활용방안 일환으로 나온 선임기자제가 시행 1년을 넘어섰다. 선임기자제는 부장급 등을 역임한 고참 기자들을 취재 일선으로 배치, 그들의 취재역량과 기자작성능력, 인적 네트워크 등을 재활용해 지면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도입됐다. 더불어 인사적체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선임기자를 ‘좌천형 인사’로 보는 ‘선입견’은 제도 정착에 있어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현황 및 도입 배경

언론사 가운데 선임기자제를 가장 먼저 도입한 곳은 한겨레. 한겨레는 지난해 5월 주요 연구소 등에서 통용되는 ‘선임 연구원’에서 벤치마킹한 선임기자제를 처음 도입, 실시했다.

한겨레는 이를 통해 보직 부장 등을 지낸 고참 기자들을 취재 현장으로 보내, 지면 경쟁력을 높이는 데 활용하고 있다. 대상은 논설위원이나 보직부장 등을 지낸 만 18년차 이상 기자들 중 인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선발했으며 당시 정치부 성한용 기자를 포함해 총 9명을 발령했다.

하지만 조직개편 등과 맞물려, 편집부국장 및 팀장 발령과 함께 휴직 등으로 인해 현재 7명이다. 조선일보는 지난해 12월부터 선임기자제를 실시했다. 조선 역시 고참 기자들의 노하우를 지면에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제도를 도입했다.

조선 선임기자는 차장 대우 이상의 기자 또는 논설위원 가운데 탁월한 취재력과 기사작성 능력을 사내외에서 인정받은 자 중에서 편집국장의 추천과 편집인의 제청으로 사장이 임명하도록 되어있다.

올 초 4명이었던 선임기자는 문화부 선임기자였던 박선이 기자가 여성전문기자로 발령나고 정치부 선임기자였던 김현호 기자(논설실장)가 보직 해임되면서 현재 2명이다.

경향신문도 지난해부터 신문혁신팀에서 중견기자 활용방안을 끝임 없이 검토한 가운데 지난 5월 문화부장 출신인 김석종 기자를 선임기자로 임명했다.

하지만 일부 회사의 경우 선임기자를 소위 ‘물먹은 기자’를 위한 자리쯤으로 생각하는 인식이 여전히 남아 있다. 한편 11일 보도국 조직개편을 단행한 MBC의 경우 선임기자제도를 처음 도입하고 신경민, 김상철 기자를 선임기자로 임명, 향후 MBC를 대표하는 기자로서 취재 현장에서 깊이 있는 기사 등을 다룰 예정이다.



◇운영 및 활용

선임기자제는 아직 실험단계이고 제도정착을 위해선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걸림돌 가운데 하나는 문화적 충돌. 기존 기수문화와 도제식 교육 등으로 위계질서가 엄격한 언론사 조직문화에서 선임기자의 역할과 위치는 ‘경계인’이 될 수밖에 없다.

일례로 한겨레의 경우 선임기자들을 각 팀장 밑으로 배치함으로써, 후배 팀장에게 지시를 받아야 하는 등 갈등의 소지를 안고 있다.

한 선임기자는 “신문사처럼 엄격한 위계질서가 있는 구조 속에서 후배 기자에게 기획단계에서부터 보고 및 지시를 받는 것은 의사소통에서 있어 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요인들로 인해 조선은 선임기자의 독자성을 보장하고 있다. 다만 소속은 기사 중복을 막고 정보 교류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관련 부서로 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제도가 구조조정을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도 있다. 부장급 기자들이 취재 현장으로 되돌아 갈 경우 ‘물 먹은 것’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체면 등을 중시하는 기자사회에선 회사를 떠나야 하는 ‘무언의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언론사 경영진이나 사주 입장에서 이런 점을 악용할 수 있기 때문에 회사 측의 시스템적인 뒷받침과 함께 기자 개개인의 자발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더불어 현장으로 되돌아 갈 수 있는 기자들의 용기 또한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기사작성 능력이 뛰어난 데스크나 부장들이 많이 지원해야 하고 인사권자들도 이들에게 좀 더 많은 기회를 줘야 한다.

이와 함께 젊은 기자들 역시 이들을 ‘퇴물’로만 바라볼 것만 아니라 전문기자와 전혀 다른 영역으로 바라보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