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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보 설인호 화백> | ||
한국기자협회가 불혹을 넘기더니 어느새 42살의 ‘연세’에 까지 이르렀다. 이 42년동안의 과거속에 존재하는 기자는 극과 극의 이미지가 교차한다. 냉철한 지식인과 치열한 투사로 기억되는 기자의 모습이 있는가 하면, 군사독재정권에 용비어천가를 상납한 비굴한 아첨꾼으로, 혹은 자본가에게 정신을 판 ‘지식 매춘부’로 기억되는 기자의 모습도 있다.

그리고 2006년 현재의 기자의 모습 또한 여전히 그 극단의 이미지가 여전히 교차하고 있다. 위선의 가면을 쓴 얄팍한 소(小)정치인이거나, 사주의 입김에 고개 숙이는 무력한 샐러리맨이거나, 양면의 얼굴을 가진 아수라백작이거나, 자신의 정체성조차 혼돈스러운 다중인격 환자의 형태다.
우리는 광란에 가까왔던 황우석 관련보도를 기억한다. 취재대상과의 질펀한 술자리와 취기속의 난동을 기억한다. 기습폭우로 수해지역 주민들의 억장이 무너질 때 ‘식사’하러 골프장까지 다녀오셨다는 기자들도 기억한다.
우리는 기자협회의 42주년을 기념하는 이 소중한 지면에 축하의 메시지와 함께 쓰디 쓴 약을 선물로 주기로 했다. 시사만화 속에 묘사된 기자의 모습은 유감스럽게도 부정적이고 서글플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렇게 민망한 기자의 모습 이켠에 자리한 기자로서의 양심과 자부심을 상기시키지 않을 수가 없다.

시사만화는 짧지 않은 법정투쟁을 거쳐 무죄를 이끌어낸 이상호 기자의 눈물에 주목한다. 그 눈물은 대한민국 기자가 현재 처해있는 사회경제적 현실이기도 하고, 거대한 도그마에 도전해야 하는 기자의 운명과 수난의 상징이기도 하다. 또한 그 한방울의 눈물은 말한다. 진실은 저 너머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진실의 발굴자인 기자의 펜끝에서 살아난다는 것을, 역사는 반드시 그 진실을 기록한다는 것을.
기자들이여, 그대들의 손에 들려있어야 하는 것은 골프채도 아니요 술병도 아니요 오로지 진실보도를 향한 예리한 펜이다. 그리고 그 펜을 쥔 손의 다른 손엔 반드시 자신의 종아리를 후려칠 반성의 회초리를 들고 있기를 바란다. 이 메시지는 記者이자 畵者인 우리 시사만화가들에 대한 질책과 자기다짐으로도 작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