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난지 오래되었으나 뉴스산업 옛동지들에 대한 애정 변함없어 몇 말씀 조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저널계’를 제4부라 하여 중시하기도하고 제5계급이라 칭하며 경멸하기도 해오는 기록은 우리 모두 아는바 입니다.
사물에 양면성이 있듯이 우리 기자직도 이 같은 극단적 양면성이 있는가 봅니다.
우리 기자님들이 명심해야 할 첫째는 남의 머리 위에 올라가지도 말고 남의 발밑에 엎드리지도 말자는 것입니다. 장관실 탁자위에 걸터앉아 대화하는가 하면 만찬장에 정시보다 늦게 도착하는 부총리를 맞이하러 맨발로 뛰쳐나가다 여럿이 서로 부딪히는 ‘극태’도 없어야 할 것입니다. 이런 일들을 목도한 필자는 아직도 충격으로 남아 있습니다.
뉴스 종사자의 말과 글은 농부의 삽과 괭이와 같습니다. 연장을 잘 써야 다치지도 않고 보기에도 좋습니다. 백상(故장기영의 호)은 ‘그녀’라고 쓰지 못하게 했는데 ‘그년’이 연상되어서 입니다. ‘인부’라는 용어 쓰지 마세요. ‘인분’이 연상되어 좋지 않습니다. ‘근로자·일꾼·현장종사자’… 이렇게 쓰세요
남녀가 정도가 지나쳐 ‘거시기’한 것을 색음이라 하고 책을 너무 읽어 판단능력이 연화로중(煙化霧中)인 것을 ‘書淫’이라 하고 벼슬이름을 길게 늘여 흐느적이는 것을 ‘官淫’이라 합니다.
‘부총리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이렇게 되뇌지 마세요. ‘교육장관’이라고 의미전달하면 되는 것이지 ‘官淫’놀이에 끼어들지 마세요.
‘인적자원’이란 용어를 독일사람은 싫어해 펄쩍뜁니다. 칸트의 말에 ‘인간을 목적으로 보고 수단으로 알지 말라’라고 했습니다.
‘인적자원’이란 용어를 군사용어·경제용어로는 써 왔습니다. 위존명천(位尊命賤)의 별세계에서 탄약은 물적 자원이고 병사는 인적자원으로 두 자원이 합쳐서 전쟁수행능력이 되고 소모와 보충의 연속선상에 있습니다. 물량지고의 경제계에서 자연자원과 인적자원이 합쳐져 생산성을 올릴 때 인간은 하나의 부품·수단·연장입니다.
이런 특정 용어를 보편 용어로 써서는 아니됩니다. 행정부가 어처구니 없다면 언론계라도 기피할 것은 기피하고 선택할 것은 선택하는 ‘언론용어’ 안목이 요구됩니다.
긴 당명-숨차게 외지 마세요. 자기 당사에도 축약해 간판걸고, 줄여 대화하는데 제3 위치의 기자가 번번이 다 외지 마세요. 그런가 하면 자주 안 쓰는 용어를 축약해 놓아 뜻을 모르겠고 엉뚱한 해석을 하게하는 불친절도 없어야 겠습니다.
불행한 일을 나타낼 때는 간략하고 정중하게 보도하세요. ‘그 자리서’숨졌다고 하지 마세요. 그냥 ‘숨지고’…라고 하면 됩니다. 승용차 ‘끼리’ 충돌도 쓰지 마세요. ‘두 승용차’로 하면 됩니다. ‘조수석’이란 용어도 쓰지 마세요. ‘옆자리’란 표현이 좋습니다. 폭탄테러에 ‘다행히도’ 한국인은 없었다에서 ‘다행히도’는 넣지 마세요. 예에 어긋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