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자협회(회장 정일용)는 ‘안기부 X파일’ 내용을 보도한 MBC 이상호 기자에 대해 검찰이 징역1년, 자격정지 1년을 구형한 것과 관련 부당한 처사라며 검찰이 끝나지 않은 X파일을 철저히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기자협회는 14일 ‘MBC 이상호 기자에 대한 검찰 구형은 헌법정신을 위배한 부당한 처사다’는 성명을 통해 검찰의 ‘알권리의 대상은 국가기관의 정보만이라는 주장과 그 대상이라고 하더라도 타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면 안된다’는 구형이유를 비판하고 “알권리는 모든 정보원으로부터 일반적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자유권적 기본 권리”라고 주장했다.
기자협회는 “MBC 이상호 기자는 도청행위에 직접 개입한 적이 없고, 보도는 단지 제보를 받아 회사 전체의 결정에 따라 이뤄졌다고 밝힌바 있다”며 “이는 진실보도를 추구하는 것을 생명으로 하는 기자의 직분을 다한 것이자,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위법성이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기자협회는 이어 “검찰은 끝나지 않은 ‘X파일’에 담긴 내용을 철저히 수사해 진실을 밝혀주길 요구한다”며 “거대 비리를 고발한 기자를 처벌하면서 거대 비리를 저지른 장본인들에 대한 처벌은커녕 진상조차 조사하지 않은 검찰의 행위는 주객과 본말이 전도된 상식 이하의 처사”라고 주장했다.
MBC 기자회도 '국민과 역사의 심판을 두려워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MBC 기자회는 성명에서 "오늘 이상호 기자에 대한 검찰의 징역 1년 구형을 바라보며 우리는 비통함을 금할 수 없다"면서 "이용훈 대법원장 취임 이후 국민의 사법부로 거듭 나려고 각고의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는 현 사법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한국기자협회와 MBC 성명서 전문이다.
MBC 이상호 기자에 대한 검찰 구형은 헌법정신을 위배한 부당한 처사다
한국기자협회는 이른바 `안기부 X파일' 내용이 불법도청의 결과물인 사실을 알고도 보도한 혐의(통신비밀보호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된 MBC 이상호 기자에 대해 검찰이 징역 1년, 자격정지 1년을 구형한 것은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중대사태라고 규정한다.
검찰은 7월 14일(금)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알권리는 정보공개청구대상이 되는 국가기관의 정보만이 그 대상이 되는 것으로 피고인이 보도한 내용은 그 대상이 아니며 알권리의 대상이라 하더라도 타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합리적 제한이 필요하다"고 구형이유를 밝혔다.
헌법정신에 비춰보면, ‘알권리’는 모든 정보원으로부터 일반적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자유권적 기본 권리로 이해되고 있다. 따라서 개인에게는 공공기관과 사회집단에 대해 정보를 공개하도록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하게 되고, 언론기관에게는 공공기관과 사회집단에 대해 그 정보를 공개하도록 청구할 권리뿐만 아니라 취재의 자유를 의미하게 된다.
이 같은 헌법의 기본정신을 감안하면, 검찰이 알권리 정보공개청구대상을 국가기관 정보만으로 한정한 것은 ‘위헌적 요소’가 있다.
알권리대상 중 타인의 프라이버시 침해행위에 대한 검찰의 판단도 헌법 법리에 어긋난 것이라고 파악하고 있다. 이는 평균인의 입장에서 ‘참기 어려운 한도’를 넘는다고 생각되는 사생활의 공표나 침해가 불법행위로 보는 헌법 취지에 따른 것이다.
특히 MBC 이상호 기자는 변호인 측이 밝혔듯이 도청행위에 직접 개입한 적이 없고, 보도는 단지 제보를 받아 회사 전체의 결정에 따라 이뤄졌다고 밝힌바 있다. 이는 진실보도를 추구하는 것을 생명으로 하는 기자의 직분을 다한 것이자,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위법성이 없다고 본다.
때문에 우리는 MBC 이상호 기자에 대한 검찰의 구형이 부당한 처사로 규정하고 있다. 우리는 법원이 다음달 11일 선고공판에서 검찰의 구형이 잘못됐다는 것을 무죄 판결로 증명해주길 기대한다.
아울러 검찰은 끝나지 않은 ‘X파일’에 담긴 내용을 철저히 수사해 진실을 밝혀주길 요구한다. 거대 비리를 고발한 기자를 처벌하면서 거대 비리를 저지른 장본인들에 대한 처벌은커녕 진상조차 조사하지 않은 검찰의 행위는 주객과 본말이 전도된 상식 이하의 처사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알권리를 제대로 인식하고 법정신을 올곧게 발현시켜 주길 바란다.
2006년 7월 14일
한국기자협회
국민과 역사의 심판을 두려워하라!
오늘 이상호 기자에 대한 검찰의 징역 1년 구형을 바라보며 우리는 비통함을 금할 수 없다.
노무현 정부 이후 정치적 독립성 확보를 위한 검찰의 움직임에 지속적인 격려와 박수를 보냈던 우리들로서는 참으로 암담한 심정으로 검찰을 바라볼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이상호 기자, 아니 MBC 기자들의 엑스파일 보도는 그동안 철저히 베일 속에 가려졌던 정치권과 재벌, 언론의 추악한 부패 고리를 드러낸 정당하고도 용기 있는 행위였다.
우리 사회 최대의 권력체인 정치권과 재벌, 언론이 유착돼 있을 것이라고 막연하게 추측해왔던 실체가 MBC 보도를 통해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다.
그리고 이들의 유착관계는 우리가 상상했던 이상으로 추악했음이 밝혀졌다. 국민들은 MBC 보도를 통해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일 뿐임을 안다.
그래서 국민들은 검찰이 철저한 수사를 통해 부패구조의 전모를 규명해줄 것을 간절히 원했던 것이다. 하지만 검찰은 정반대의 길을 갔고,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검찰은 수사 초기부터 이번 사건의 본질을 애써 외면해왔다. 정작 범죄를 저지른 이건희 삼성 회장은 물론 관련 정치인들에 대해 단 한차례 소환조사도 하지 않았다.
또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에 대해서도 범행을 부인하는 진술에만 의존하고, 당시 녹취록에서 드러난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한 객관적 노력을 한 흔적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거대 비리를 고발한 언론사 기자를 불러 온갖 흠집을 잡고 형식적인 법 논리를 내세워 사법처리를 기도해 왔다.
검찰의 이런 행태는 삼성이 지속적으로 심고 관리해온 검찰 내 ‘삼성 장학생들’의 존재에 대한 확신만 더해주고 있다.
검찰이 삼성이라는 막강한 재벌권력의 하수인에 불과함을 스스로 폭로하는 것이다. 이상호 기자에 대한 사법처리는 검찰이 국민의 알권리에 사법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임에 다름 아니다.
국민의 뜻에 정면으로 거슬러 맞서는 무모한 행위이다. 검찰이 당장은 재벌권력의 눈치를 보고 있지만, 정작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국민과 역사의 심판임을 곧 자각하게 될 것이다.
국민의 뜻을 끝내 져버린 비겁한 검찰에 대해 MBC 기자들은 국민과 함께 끝까지 맞설 것이다.
이용훈 대법원장 취임 이후 국민의 사법부로 거듭 나려고 각고의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는 현 사법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