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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보 재생산하는 헌재결정 오보

심영진 언론중재위원회 기획혁신팀장  2006.07.12 13:2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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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영진 언론중재위원회 기획혁신팀장  
 
  ▲ 심영진 언론중재위원회 기획혁신팀장  
 
언론중재위원회가 중재신청을 할 수도 없고, 참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6월 29일 있었던 언론중재법 위헌 여부에 대한 헌법재판소 결정에 대해 이런 저런 오보들이 이어졌으니 말이다. 무엇보다도, 언론사의 고의나 과실, 위법성이 없어도 정정보도를 청구할 수 있다는 법 제14조 2항에 대해 재판관 전원이 합헌 결정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언론보도에서 쟁점이 되었던 이 조항이 위헌결정 됐다는 오보가 나 버린 것이다.



선고 당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 현장에서 송고한 것을 받아 제1신을 띄운 인터넷 판 기사 중에 이런 오보가 있었는데(이는 윤영철 헌법재판소장이 읽는 주문을 들으면서 부칙 제2조 경과조치에서 위헌이 적용되는 조항으로 언급된 것을 그 조항 자체의 위헌으로 잘못 이해하여 발생한 듯하다), 언론사마다 연락하여 잘못된 부분을 알렸고, 그 후 해당 기사가 삭제되거나 정정된 것은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잘못된 1신을 근거로 몇몇 언론사가 무과실 보도에 대한 정정보도청구권이 위헌결정 났다는 사설과 칼럼을 게재하는가 하면, 제3자가 시정권고 신청을 할 수 있게 된 새 조항을 두고, 마치 제3자가 정정보도 청구를 하는 것으로 잘못 이해한 기사 제목을 다는 등으로 다수 언론사가 이번 헌재결정에 관해 독자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 준 것은 참으로 유감이다.



일부 언론사들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제3자 시정권고 신청제도(언론중재법 제32조)는 이번 헌재사건의 주요 쟁점 중 하나였다. 위원회는 언론에 보도된 기사를 자체적으로 심의하여 국가적 법익, 사회적 법익 또는 타인의 법익을 침해한 사항이 있으면 해당 언론사에 서면으로 그 시정을 권고해 왔는데, 언론중재법이 새로 시행되면서 피해자나 피해자가 아닌 자도 시정권고를 ‘신청’할 수 있다는 조항이 추가되었고, 이에 대해 언론사는 심한 우려를 표해 왔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시정권고가 언론사에 대해 권고적 효력을 가지는 데 그친다고 보아 언론자유의 기본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없다며 청구인의 청구를 각하하였다. 실제로 제3자 시정권고 제도가 시행된 지난해 7월 28일 이후 6월말 현재까지 일년 가까이 이 제도를 운용해 오는 동안 제3자 시정권고 신청이 언론에 대한 압력으로 악용된 사례는 한 건도 없었고, 전체 38건의 신청건 중 4건에 대해서만 시정권고 하였을 뿐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언론사가 ‘제3자 시정권고 신청제도’를 ‘제3자 정정보도청구’ 로 잘못 보도하면서, 이 조항이야말로 언론의 자유를 침해할 여지가 큰 조항이라며 우려한 것이다. 특별히 이번 헌재 사건의 청구인으로 그 개념을 여타 언론사보다 더 잘 구별하고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신문에서 공개변론 이후, 그리고 헌재결정 이후 이러한 오보를 하였고, 위원회의 지적을 받은 다음 날 ‘고침기사’ 몇 줄로 정정해 주었다.



한 차례의 오보가 또 다른 오보를 발생케 할 수 있는 보도환경을 고려한다면, 언론사는 오보 정정에 결코 인색할 수 없을 것이며, 취재현장에서 그리고 기사를 작성하면서 매순간 신중 또 신중을 기해야 함은 물론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