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진환 사장과의 인터뷰는 서울신문 사옥 6층 사장실에서 진행됐다. 온화한 미소와 은은한 사투리로 상대방을 편안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친화력이 남다르다는 세간의 평가는 그리 틀리지 않은 듯 했다. 인터뷰 중에 등장한, 그와 인연을 맺은 다양한 분야, 성향에 걸친 수많은 인물들의 면면을 봐도 알 수 있었다.
노진환 사장은 회사 회생에 대해 강한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대중교통 이용론’도 그 가운데 하나. 30일 임시주주총회 때부터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해 출퇴근을 시작했다. 언론유관단체에 있는 선후배들에게는 핀잔도 들었단다. “형님이 그러시면 우리가 곤란해지지 않느냐, 그러더군요.”
취임 이전부터 무성했던 ‘청와대 개입설’을 꺼내자 기다렸다는 듯이 장황한 설명에 들어갔다. 그러나 의혹을 일소하기엔 무언가 미심쩍었다.
서울신문의 논조를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지 질문을 던지자 불현듯 미하일 고르바초프 옛 소련 대통령 이야기를 꺼냈다. 고르바초프가 한참 개혁노선을 걷고 있을 때였다. 일선 기자였던 노사장이 연세대의 모 교수에게 페레스트로이카에 대한 견해를 묻자 “공산주의자들의 전형적인 기만 술책”이라고 평가절하 하더라는 것. 그런데 사장 취임하고 나서 그 교수의 이름을 서울신문 지면에서 발견했단다. “뒤에 편집국장과 부장 만난 자리에서 그때 얘기를 해줬죠.” 자신의 정치적 방향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듯 했다.
노 사장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인터뷰 도중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신앙심이 느껴졌다. 지난 5월 25일 맞은 환갑도 기도로 보냈다고 한다. 원래 부인과 환갑 기념으로 동유럽 배낭여행을 가려고 했으나 사장에 지원하게 되면서 계획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대신 뜻있게 보내야겠다 싶었습니다.” 생일에 부부가 근교에서 철야기도를 했다. 노 사장은 “건강을 지켜주시고 앞으로 사회에 남은 생을 기여할 일이 있다면 열심히 하겠다고 기도했다. 그리고 아침 해장국 먹고, 온천하고 끝냈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