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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만남과 토론…아름다운 숲과 나무를 보았다"

여기자 세미나를 다녀와서
현실감 부족한 주제발표 '아쉬움'

이지원 대구방송 기자  2006.06.28 12: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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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원 대구방송 기자  
 
  ▲ 이지원 대구방송 기자  
 
이번 세미나에서 정말 반가운 두 사람을 만났다.

5년 전이던가? 여기자 세미나에서 같은 원탁에 앉아 술잔을 기울이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던 K선배와 J후배를 또 다시 같은 장소에서 만난 것이다.



5년 전 그 때는 기자협회에서 여성특위를 만들고 여기자의 고민을 공감하는 분위기가 한참 무르익었을 때다. 당시 5년차였던 나는 상대적으로 여기자 숫자가 적은 지역에서 방송기자로 느끼는 한계와 고민을 안고 있을 때였고, 10년차가 넘었던 K선배는 기자로서 자신의 영역을 구축하면서 가정도 지혜롭게 꾸려나가던 상태, 그리고 J후배는 1년이 조금 지나 열정과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기자의 길을 걷고 있을 때였다. 처해있는 상황은 각각 달랐지만, 세 사람은 공통의 고민을 토로하고, 마주하고 있는 상대로부터 자신의 과거와 미래를 떠올려보며 새벽까지 토론의 장을 이어갔다. 싱글을 고집하던 나는 K선배의 모습을 보며 얼마든지 일과 가정을 조화롭게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고, J후배와의 대화를 통해 입사초기의 열정과 적극성이 나 자신에게서 조금씩 희미해지고 있음을 깨달았다. 내 인생의 좌표와 기자생활 전반을 되돌이켜보고 설계하게 한 값진 만남이었다.



물론 최근의 여기자 세미나는 몇 년 전의 분위기와 많이 다르다. 여기자들의 네트워크가 이미 만들어졌기 때문에, 여성네트워크 구성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총의를 모으는 진지하고 열띤 토론은 사라졌다. 그렇지만 주제발표와 토론의 장은 여전히 존재하고, 좀 더 자유롭게 혹은 좀 더 가볍게 공통의 관심사를 나누고, 다른 지역, 다른 매체,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선후배, 동기들의 다양한 의견과 만날 수 있다. 여기자 세미나의 묘미는 바로 이런 것들이라고 생각한다. 출입처가 다르고 생각과 관심사가 다른 여기자들에게 3∼4개의 주제발표는 경우에 따라 무관심한 주제들로 채워질 수 있지만, 식사를 하며, 술을 마시며 나누는 다양한 화제들은 당장의 취재에 큰 정보가 될 수도, 기자생활의 동기를 부여할 수도, 여기자로 사는 인생에 다양한 시각을 제공할 수도 있다.



좋은 만남과 의미있는 수다의 시간을 가졌지만, 이번 세미나에 마련된 주제발표가 참석자들의 관심을 끄는데 다소 한계가 있었다는 점에 아쉬움이 남는다. 남북민간교류는 의미있는 활동이지만, 최근 남북문제라고 하면, 경협과 개성공단 개발등 경제적인 이슈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과 철도시험운행등이 맞물린 정치적인 이슈가 대세인데, 이런 부분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경제, 정치적인 분야로 접근했다면 좀 더 유익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 여성브랜드와 리더쉽 부분은 뭐랄까, 이론과 실제의 차이가 느껴진다고 할까? 사실 세미나가 끝난 뒤 가장 많이 회자됐던 주제가 여성브랜드와 리더쉽 부분이었다. 기자생활을 하다보면 매일매일 취재와 마감, 아이템에 매여 자신의 좌표를 설정하고 개발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고, 6∼7년차 이상이 되면 그 부분에 대한 한계와 고민이 생긴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들 관심있게 들었던 것 같은데, 이구동성으로 우리의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를 쏟아냈다.



기자생활을 하게 되면, 자기 우물에 빠질 때가 있다. 기자들이 다루는 기사가 나무 한그루 한그루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어느새 나무를 보는데 익숙해져 일을 떠나서도 종종 나무에 연연하고 숲을 보지 못하게 된다. 여기자세미나에서 접하는 다양한 만남과 토론의 장을 통해 아름다운 숲과 나무를 제대로 감상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