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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친북사설' 논란

"최대 피해자 북한"표현 둘러싸고 갈등
신위원 "친북사설 아니다"

김창남 기자  2006.06.22 17: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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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경수로 사업 중단’과 관련 사설에서 “최대 피해자는 북한”이라는 부분이 문제가 돼 내용이 수정됐을 뿐 아니라 해당 논설위원이 진퇴를 해야하는 사태까지 이어져 논란이 되고 있다.



헤럴드경제는 지난 2일자 사설(‘대북 경수로 사업의 허무한 종말’)에서 “앞으로 우리 정부가 반미 성향을 지속하고 일본과의 거북한 외교관계를 계속할 때 또 어떤 우리와 상관없는 대북한 조치가 나올지 모른다. 경수로 사업 종료 의미를 반추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신상인 논설위원이 당초 출고한 사설에서는 “경수로 사업 청산의 최대 피해자는 역시 북한이다”라고 규정한 뒤 “북한은 지난 90년대 초 핵문제가 불거진 이후 벼랑끝 협상 전술을 끊임없이 구사했지만 결국 아무 것도 얻지 못한 셈이다”라며 ‘북한 외교 발상의 전환’을 주문했다.



특히 이번 사태는 ‘경수로 사업 청산의 최대 피해자는 역시 북한이다’라는 부분이 문제가 돼 불거진 것으로 알려졌다.



신 논설위원은 19일 사내 이메일을 통해 “민 주필이 노기 띤 음성으로 “사설을 온당치 않게 썼어. 북한정권 대변하는 식이야””라며 ““어떻게 북한이 최대 피해국이냐. 한국이 최대 피해국이지””라며 따져 물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신 논설위원은 “사실상 명예퇴직을 종용했다”며 “사내 이메일을 통해 이번 사태의 입장을 밝히고 정리하는 상황에서 벗어나 명예훼손 등과 관련된 문제도 있기 때문에 법정 소송까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충원 기획조정실장은 “사설은 회사의 공식입장이기 때문에 주필의 손을 거쳐 내보내지는 것인데 그동안 쌓였던 갈등이 이번 일로 불거진 것 같다”며 “일부 알려진 대로 명예퇴직을 종용한 것이 아니라 다른 부서로의 이동을 권유했고 본인이 원할 경우 예우차원에서 명예퇴직도 가능하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현 신 위원은 휴가를 낸 상태다.





다음은 2일자 사설과 신 위원이 원래 쓴 사설이다.







2일자 사설

대북 경수로사업의 허무한 종말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북한 신포 경수로사업의 공식 종료를 선언했다. 작년 9월 베이징 6자회담 공동성명에 KEDO 경수로 대신 200만KW 전력을 북한에 직접 송전한다는 한국 측 '중대 제안'이 포함돼 있어 이번 종료 선언이 새삼스럽지 않으나 허탈하긴 마찬가지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우리는 북한에 이처럼 목을 매야 하는가. 정부 간 합의조차 군을 핑계로 서슴없이 깨는 남북한 철도사업 예가 의미하듯 앞으로도 대북한 퍼주기식 외교의 결말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한국전력이 주계약자 역할을 담당하며 대북 경수로 사업을 주도할 때만 해도 우리 기대는 컸다. 이로써 북한의 핵위협은 중단되고 한반도에 평화가 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랐다. 그러나 그 기대는 무참히 깨졌다. 이제 북녘 땅에 흉물스런 콘크리트 덩어리만 남긴 채 종말을 맞게 되고 그나마 북한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처지도 못되니 못내 아쉽다. 지난 97년 착공 이후 총 15억달러를 투입, 최종 공정률 34.54%를 기록하기까지 한국이 70%가 넘는 11억3700만달러를 부담했다. 엄청난 시간과 세금의 낭비였던 것이다.

대북 경수로 사업은 우리가 원해서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미국과 북한이 한국을 배제시킨 채 제네바 합의를 체결했고, 우리는 그 합의 이행과정에서 경제적 부담을 떠안았을 뿐이다. 마찬가지로 사업 청산도 우리 의지와 무관하게 진행됐다.

경수로 사업이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2000년 6ㆍ15 남북정상회담과 그 이후 남북 경협 초석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하는 의견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정상회담의 결과 나온 게 무엇인가. 남북 경협이 북한에 경제적 이득을 준 반면 한국은 내부 갈등으로 혼란을 겪었다. 한전은 KEDO 합의에 따라 총 8억3000만달러의 기자재를 인수, 1억5000만달러에서 2억달러가 소요될 사업 청산작업을 수행하게 된다. 원자로ㆍ터빈발전기ㆍ보조기기 등 주요 설비와 기기의 국내 원전 활용 방안을 적극 모색하지 않는 한 손실은 불가피하다. 앞으로 우리 정부가 반미 성향을 지속하고 일본과의 거북한 외교관계를 계속할 때 또 어떤 우리와 상관없는 대북한 조치가 나올지 모른다. 경수로 사업 종료 의미를 반추하기 바란다.





신상인 논설위원 사설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북한 신포 경수로 사업의 공식 종료를 선언했다. 작년 9월 베이지 6자회담 공동성명에 KEDO 경수로 대신 200만KW 전력을 북한에 직접 송전한다는 한국 측 ‘중대제안’이 포함돼 있어 이번 종료 선언이 새로운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다. 경수로 시설 유지 및 보수를 위해 남았던 한국과 미국 기술자들이 철수한 지난 1월을 사실상의 종료 시점으로 봐도 무방하다. 굳이 이번 선언의 의미를 찾자면 한국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KEDO 집행이사국들 간 사업 청산에 관한 구체적 합의가 이뤄졌다는 정도일 것이다.

어찌 됐든 한국전력이 주계약자 역할을 담당하며 주도해 왔던 대북 경수로 사업이 북녘 땅에 흉물스런 콘크리트 덩어리만 남긴 채 종말을 맞게 된 것은 못내 아쉽다. 지난 97년 착공 이후 총 15억 달러가 투입돼 최종 공정률 34.54%를 기록하기까지 한국이 70%가 넘는 11억3천7백만 달러를 부담했다. 엄청난 시간과 돈의 낭비였던 셈이다.

돌이켜 보면 대북 경수로 사업은 우리가 원해서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미국과 북한이 한국을 배제시킨 채 제네바합의를 체결했고, 우리는 그 합의 이행 과정에서 울며 겨자먹기로 경제적 부담만 떠안았을 뿐이다. 마찬가지로 사업 청산도 우리 의지와 무관하게 진행됐다.

2001년 제네바합의에 극히 회의적인 공화당 부시행정부 출범 이후 경수로사업 중단이 이미 예고된 것이나 마찬가지였고, 이어 2002년 이른바 제 2차 북핵위기로 불리는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 의혹이 불거지면서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경수로 사업은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6.15 남북 정상회담과 그 이후 실질적 차원의 남북 경협 초석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정치, 외교, 사회적 효과가 경제적 손실을 상계하고도 남는다는 평가도 있다. 한전은 KEDO 합의에 따라 총 8억3천만 달러의 기자재를 인수, 1억5천만 달러에서 2억 달러가 소요될 사업 청산 작업을 수행하게 된다. 원자로, 터빈 발전기, 보조 기기 등 주요 설비와 기기의 국내 원전 활용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경수로 사업 청산의 최대 피해자는 역시 북한이다. 북한은 지난 90년대 초 핵문제가 불거진 이후 벼랑끝 협상 전술을 끊임없이 구사했지만 결국 아무 것도 얻지 못한 셈이다. 북한 외교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