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시사저널 경영진, 삼성관련 기사 삭제 물의

편집국장 항의 차원 사표, 즉각 수리에 편집국 반발
편집국 편집권 수호위 구성, 경영진과 삼성 맹비난

이대혁 기자  2006.06.22 13:12:13

기사프린트

시사저널 제870호에 게재 예정이던 ‘이학수 부회장 권력, 너무 비대해졌다’는 3쪽 분량의 기사가 이윤삼 편집국장과 상의 없이 경영진에 의해 삭제돼 물의를 빚고 있다.



더욱이 이 편집국장이 편집권 침해에 항의, 19일 사표를 제출했고 이튿날 금창태 사장이 사표를 곧바로 수리함에 따라 편집국 기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시사저널 편집국은 이번 사건을 ‘삼성 기사 날치기 삭제 사건이자 삼성출신 사장이 삼성의 집요한 로비에 굴복해 편집권을 짓밟은 사태’로 규정하고 편집권을 수호하는 싸움에 돌입한 상태다.



시사저널 기자들은 21일 간부들을 비롯한 편집국 전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시사저널 편집권 수호위원회(위원장 안철흥)’를 구성하고 경영진의 기사 삭제에 항의,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으며 후속 인사를 강행하려는 경영진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안 위원장은 “이윤삼 편집국장의 복직과 금창태 사장의 퇴진을 끝까지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가 삭제된 경위에 대해 금창태 사장은 “기사 함량에 문제가 있어서 기사를 싣지 않은 것이며, 편집인으로서 정당한 권한을 행사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편집권 수호위 측은 “금 사장은 삼성 고위 관계자로부터 전화를 받은 직후부터 기사를 보지도 않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국장과 기자에게 기사를 빼라고 요구하기 시작했다”며 “기사의 함량, 명예훼손 소지 운운하는 것은, 사후에 만들어낸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금 사장은 국장을 배제한 채 인쇄소에 몰래 전화를 걸어 뒷구멍으로 삭제했고, 삭제 당시는 물론 인쇄가 끝난 후에도 국장에게는 일절 통보하지 않았다”면서 “편집인의 정당한 권리를, 왜 하급자인 편집국장 몰래 행사하는가”라며 반문했다.



또 편집권 수호위는 “사회의 목소리를 가감없이 듣겠다며 ‘삼성을 지켜보는 모임’까지 만든 삼성이, 막상 뒤에서는 여전히 비판적인 목소리를 막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며 “삼성이 작금의 사태를 두고 시사저널의 내부 갈등일 뿐, 우리가 압력을 행사한 것이 아니라는 식의 태도를 보이는 것은 비열한 언론 플레이”라고 삼성을 비판했다.



이와 관련 민주언론시민연합(공동대표 최민희)은 이번 사건을 ‘거대 자본의 횡포이자 재벌기업으로서 최소한의 사회적 감시와 비판도 받지 않겠다는 오만한 태도’라고 규정하고 “삼성그룹이 진정으로 국민들에게 사과하는 마음이 있다면 ‘삼성을 지켜보는 모임’을 따로 만든다며 생색을 낼 것이 아니라 자신들에 대한 언론들의 일상적인 비판 활동을 받아들고 수용하는 자세부터 배워야 할 것”이라고 요구하는 한편 “시사저널 경영진들의 일방적인 기사 삭제는 언론사 경영자로서 결코 용납 받을 수 없는 편집권 침해행위일 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발행하는 잡지의 권위와 신뢰를 스스로 추락시키는 ‘제 발등 찍기’나 다름없다”며 금창태 사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이대혁 기자 daebal94@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