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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북한 발사체는 인공위성”결론’이라는 제목의 연합뉴스 1998년 9월 15일자 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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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사일’과 관련한 보도가 연일 신문과 방송을 장식하고 있지만 보도 내용이 ‘상투적’이다 못해 자기 ‘입맛대로’ 보도하는 실정이어서 남북 긴장을 조장하는 무문별한 ‘북한 때리기’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용어의 적절성 여부도 논란이지만, 외신에 의존하는 취재의 한계와 정보의 부재로 인한 정확성이 떨어지는 보도로 일관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한 실정이다.
한국과 토고의 월드컵 경기에서 2대1로 역전승을 거둔 소식이 도하 신문과 방송을 장식한 14일,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뉴스가 비중 있게 다뤄졌지만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외신의 보도에 의존한 기사들이 신문과 지면을 메웠다.
대부분 ‘북한 미사일 발사 임박’, ‘북 미사일 발사 움직임 다시 진전’ 등의 제목을 비롯해 ‘北 미사일 내일 발사’(문화), ‘北 미사일 발사 오늘 고비’(국민) 등 긴박함이 물씬 풍기는 단어를 제목으로 뽑아 앞다퉈 보도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내용이 주요 외신을 인용보도 하는 것에 그쳤을 뿐만 아니라, 출처가 불분명한 ‘외교 소식통’, ‘정부 관계자’ 등의 멘트를 달아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또 ‘발사 임박한 듯’, ‘연료 주입한 듯’, ‘발사 초읽기?’ 등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사실인 듯 보도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언론의 보도 태도 또한 문제다. 지난주부터 19일자 언론까지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언론들이 ‘미사일’이 기정사실인 것처럼 보도하면서 발사가 곧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발사했을 경우’ 안보리 제재를 언급하고 미국과 일본 등 주변국들의 움직임까지 보도했다.
그러던 언론이 발사가 지연되자 날씨 탓으로 돌리거나 ‘북한의 시위용’으로 번복하는 양태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기정사실’이었던 ‘미사일’이 20일자에 와서는 ‘미사일’인지 ‘인공위성’인지 알 수가 없다는 정부 관계자의 멘트를 인용보도 하는 등 ‘미사일’이 아닐 경우를 대비한 뒷단속(?)도 하고 있다. ‘미사일’이라고 외쳐대던 지난 기사는 또한번 ‘아니면 말고’식의 보도가 돼 버렸다.
이는 1998년의 경우 때와도 흡사하다. 지난 1998년 이와 비슷한 경우가 발생했을 때도 ‘북한 대포동 1호 미사일 발사’ 식으로 대부분의 언론들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그 미사일이 ‘대포동1호, 2호’ 등으로 명기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대포동’은 북한의 지명을 우리나라 언론이 마치 미사일 이름인 것처럼 만든 단어다. 북한 측은 우리 언론이 부르는 ‘대포동 미사일’을 ‘광명성’이라고 부르고 있고 그것도 미사일이 아닌 인공위성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는 1998년 9월 15일자 ‘美 “북한 발사체는 인공위성”결론’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제임스 루빈 당시 국무부 대변인의 말을 인용 “미국 정부는 (1998년 9월)14일 북한이 지난달(1998년 8월) 31일 발사한 것은 소형 인공위성이나 궤도진입에는 실패한 것으로 결론내렸다고 밝혔다”며 미사일이 아닌 인공위성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언론에서는 1998년의 경우를 지금도 ‘北 미사일 발사’로 표기하며 이번 경우와 빗대 북한의 ‘벼랑끝 외교’, ‘대미 협상용’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외신을 인용보도하면서 어떤 것은 미사일 발사가 임박했음을 인용하지만 ‘미사일이 아닌 인공위성’이란 외신은 받지 않은 셈이다.
게다가 언론은 미사일이든 인공위성이든 관계없이 북한이 장거리 지상 목표물을 향해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증명한 것으로 여기고 이러한 북한의 시도가 평화의 위협임을 강조하는데 전력을 다했다.
기자협회는 19일 ‘로켓과 미사일 구분도 못하나?’라는 성명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임박했다는 추측보도가 난무하고 있다”며 “특히 이 과정에서 AP통신이나 일본 요미우리신문 등 외신 보도를 그대로 전재하는 ‘외신 사대주의’가 기승을 부리면서 한반도 주변의 군사적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고 비판, 언론의 사실을 외면한 보도를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