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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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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매체, 인터넷매체, 통신·방송까지 독일월드컵을 취재하기 위해 파견된 한국 기자는 100여명이 넘는다. 특파원까지 합치면 더 늘어날 것이다. 이 정도 규모는 작은 게 아니다. 한국이 월드컵 첫 경기를 벌였던 토고의 취재진은 기자회견장에서 10명 안팎을 확인했을 뿐이다. 월드컵 직전에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열렸던 가나와의 평가전(6월4일) 때도 스탠드 보도석은 한국 기자들이 장악했다. 양적인 면에서 월드컵 취재단 규모는 세계 16강권이다. 그러나 질 높은 월드컵 기사를 생산해내는가를 생각해보면 아직 한계가 많다고 본다.
협애화한 관심이 가장 눈에 띈다. 전체 기자의 수는 많지만 모두 다 한국팀 경기에만 관심을 둔다. 월드컵은 조별리그부터 결승전까지 총 64경기가 열린다. 한국 취재진 가운데 10경기 이상을 직접 본 기자는 거의 없을 것이다. 일부 언론사에서는 한국팀 경기와 별개로 기자가 독립적으로 다른 나라 팀 경기를 취재하는 참신한 시도를 했다. 서서히 변화의 모습은 보이고 있다.
한국팀에 집중된 취재는 과잉을 낳는다. 기자들은 주로 감독과 선수의 ‘입’에만 의존한다. 말 한마디, 인터뷰 하나가 취재의 실마리이고 전부가 된다. 월드컵이라는 풍부한 현장에서 오히려 창조성의 빈곤에 허덕인다. 신상에 관련된 매우 사소하고 주변적인 이야기도 기사거리로 대접을 받는다. 방금 경기를 끝낸 선수에게 “골 넣으면 감독한테 선물한다고 했는데, 뭐 할 것이냐?”라고 묻는 기자를 볼 땐 안쓰럽기도 하다. 묻는 자유는 기자의 특권이지만, 그게 그렇게 중요했을까?
전문성의 과제도 느꼈다. 외국의 기자중에는 오랫동안 여러개 월드컵 대회를 연속으로 취재한 이들도 적지 않게 있다. 풍부한 경험은 깊이있는 기사를 쓸 수는 원천이 된다. 그러나 우리는 한 부문에서 오랫동안 취재해온 노기자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물론 우리 언론도 스포츠 전문기자를 서서히 양성해 나가고 있어 머지않아 대기자가 나올 가능성은 충분하다.
현장은 태풍의 눈처럼 고요하다. 국내 월드컵 열기의 발신지이지만, 기자들은 하루하루 한국팀의 훈련과 경기, 인터뷰에만 집중한다. 독일 안에서는 월드컵 중계를 해주는 공영방송 빼고 나머지는 자체 프로그램을 내보낸다. 독일국기를 차에 걸고 다니는 행렬이 늘었지만, 인터넷이나 CNN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듣는 한국의 광적인 월드컵 열기와 비교할 때 무척 차분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월드컵 취재기자들은 낮에는 천리길도 마다않고 발품을 팔고, 밤에는 마감시간에 맞춰 뜬눈으로 새우는 일이 많았다. 이렇게 한달을 보낸 기자들은 비몽사몽이다. 그러나 이런 고생은 더 충실하고 깊이있는 월드컵 취재보도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