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한 해 동안 모두 38명의 기자들이 회사를 떠났다. 3년간 이직자의 절반 이상이다.
2002년 장재국 회장이 물러나고 경영진 교체, 은행관리를 맞으면서 편집국에는 오히려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증자가 늦어지면서 2004년 한국일보는 최고의 위기를 맞았다.
8월 채권단회의를 앞두고 회사가 청산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4월에는 채권관리단이 전 사원을 상대로 연 설명회에서 “떠날 사람은 떠나라, 회사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발언까지 나왔다. 한 중견기자는 “이 설명회 뒤 회사에 더 이상 희망이 없는 게 아니냐고 포기하는 기자들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임금 삭감과 퇴직금 출자 전환을 추진했다. 7월에는 현금 부족으로 임금을 주지 못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8월에도 월급은 절반만 지급됐다. 편집국 기자들에게는 엄청난 충격이었다.
당시 근무했던 한 간부급 기자는 “선배든 후배든 떠나는 사람들을 잡기가 어려웠다. 약속할 수 있는 미래가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라고 어지러웠던 편집국의 분위기를 떠올렸다.
이 과정에서 기자들이 줄줄이 떠나갔다. 특히 편집국의 핵심을 이루는 중견 기자들이 조선일보로 집중적으로 이동했다. 진승현 게이트를 특종 보도하고 각종 기자상을 수상했던 L모 기자 등 ‘에이스급’들도 이때 자리를 옮겼다.
2005년에는 18명, 올해에는 6월 현재 9명으로 회사를 떠나는 기자들은 이전 보다는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에는 신입 공채를 재개해 12명의 견습기자를 충원하기도 했다.
편집국의 미래는 한국일보의 개혁과 회생 속도에 비례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한 중견 기자는 “개혁 작업이 늦어지면서 약간의 위축된 분위기와 이탈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중학동 부지 매각작업만 제대로 된다면 더 이상 떠날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희망은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