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의 중학동 사옥 부지 매각은 지대하다 못해 “절박하다”는 말로 대변된다.
채권 이자만 한 달에 7억여원에 이르고 있고 그로 인해 매달 13억∼14억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때문에 마지막 남은 중학동 사옥 부지 매각은 한국일보에겐 ‘사막 한가운데의 오아시스’나 마찬가지다. 지난 2002년 채권단과 양해각서(MOU)를 채결할 때도 사옥 부지는 매각 대상이었다. 8월말까지 매각대상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일보 사옥이 자리 잡은 중학동은 지난 2월 22일 서울시 도시관리과에서 서울시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변경돼 그 일대가 특별계획구역으로 됨에 따라 재개발이 가능하게 됐다. 지난 2004년 10월 말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변경을 추진해온 지 18개월 만에 총 1천9백여 평에 달하는 지역에 대한 재개발할 수 있도록 변경된 것.
이후 한국일보는 3월 종로구 도시계획과에 도시환경정비사업 신청서를 접수함으로써 본격적인 부지 매각 수순을 밟아 왔다.
하지만 종로구 및 서울시와 협의를 진행 중 일부 토지소유주들의 반발로 지난 4월 말 신청서를 취하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돌변했다. 5.31 지방선거 전에 사업을 마무리하려던 계획은 늦춰질 수밖에 없었다.
재개발이 늦어질수록 누적적자가 커져 한국일보의 미래는 더욱 불투명해지는 상황이었다. 이에 한국일보는 반대하는 토지소유주의 3백7평을 제외한 1천6백40평에 대한 재개발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지난달 16일 종로구청에 도시환경정비구역결정에 대해 재접수한 상태다.
사업을 다시 추진할 즈음 또 하나의 악재가 터져 나왔다. 지난달 초 문화재청이 ‘경복궁 복원계획’을 내세워 경복궁 담장 선까지를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하겠다고 발표한 것. 경복궁 1백 미터 이내의 건축물들이 문화재보호법 상의 규제대상에 포함돼 건축 자체가 불가능하게 되는 등 중학동 사옥 부지 일대의 재개발이 불가능하게 되는 조치다.
이에 한국일보는 청계천 주변개발 전례에 비춰 문화재청에 ‘지정 보류’ 및 ‘지정 재고’ 등을 제안했고 사업이 가능하도록 대책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일보 신정섭 전략기획실장은 “재개발이 되면 한국일보사 건물이 도로에서 7.8미터 후퇴해 율곡로가 2개 차선이 확장돼 30여년에 걸친 이 일대 정체가 해소되고 높이도 15미터가 낮아지는 등 포기하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신 실장은 또 “현재 사옥이 1970년에 완공됐고 나머지 부분은 1937년에 준공된 지역이어서 만약 문화재청이 추진하는 대로 사적지가 되면 이 지역은 슬럼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문화재청 사적분과위원회는 오는 16일 심의를 열 예정이다. 이곳이 도시환경정비사업구역으로 확정되면 지난 2002년 채권단과 맺은 양해각서(MOU)에 기재된 3백20억여원에 지나지 않은 매각 대금이 8백50억여원으로 상승하게 된다.
한국일보는 이달 말 서울시에 사업변경안을 상정시켜 내달 초 도시환경정비사업 구역으로 결정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구역결정이 고시되면 다시 사업시행을 위해 건축위원회가 심의를 하고 다음 달 중순 주민공람을 거쳐 8월에 사업시행인가를 내고 다시 9월 주민공람을 거쳐 10월 중순 사업시행인가가 고시된다.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최소 8백50억여원에 사옥부지 매각이 결정되면 한국일보는 10월 말 사옥 이전을 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