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침공등으로 미국에 대한 세계 여론이 최악으로 치닫자 국무부내에 여론외교전담 차관자리를 신설하면서 까지 대외 홍보에 나서고 있으나 주한미국대사관에서는 거꾸로 언론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대조적이다.
특히 효순.미순 사건을 계기로 지난번 힐 주한대사에 이어 버시바우 현 대사는 여론청취 온라인 카페를 운영하고 광주방문과 미국비판 온라인 매체와의 대화 등을 통해 나름대로 여론을 순화시켜보려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미대사관내 공보과 등 실무부서에서는 합당치 못한 이유를 내세우며 언론에 압력을 행사하려 하고있고 FTA 와 같은 아주 중요한 정책과 관련한 언론매체의 요청에 대해 전혀 무성의한 자세를 보이고 있어 과연 어느쪽이 진정한 미국의 대 언론 대책인지 의심케 하고 있다.
금융정보 전문 매체인 연합인포맥스는 금융시장과 정책당국자들의 상호이해와 대화의 장 마련을 위해 3년전부터 매달 한번도 거르지 않고 <동북아 금융허브를 위한 간담회>를 주최해왔다.
국제행사와 대형 심포지움까지 포함해 지난달까지 34회째 계속되는 이 월례 간담회는 특히 정부나 금융당국자와 대화의 자리를 갖기 어려운 시장 관계자들에게 정책형성과정을 이해하고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는데 많은 도움이 돼 매회 참석하는 매니어가 생길 정도가 됐다.
그간 세미나나 간담회에 연사로 참석했던 주요인사 70여명중에는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리빈 주한중국대사, 이인원 예금보험공사 사장, 조국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이정우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 케네스 강 IMF 한국사무소장,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 이영탁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등(일시순.당시 직책)이 포함돼 있다.
지난 4월엔 한미 FTA 문제가 금융시장의 주요이슈로 대두되면서 연합인포맥스는 FTA 와 관련된 미국 정부측 입장을 듣기위해 5월 간담회 초청연사로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로 정하고 대사관측과 교섭에 들어갔다.
관련자료를 보내달라는 요청에 따라 이를 보내주고 일정을 잡아줄것을 부탁했으나 대사관측은 대사의 미국방문 일정을 내세우면서 5월에는 연사로 참석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해왔다. 통상 5월 일정이 어려우면 6월에 한다든지 추후 재논의 입장을 전해오는게 관례여서 6월간담회 참석을 다시 요청하자 의외로 납득하기 어려운 사실을 전해들을수 있었다.
즉 다름아닌 연합인포맥스 모회사인 연합뉴스의 미국관련 보도와 관련해 미대사관측이 불만이 많고 정정보도 요청해도 들어주지 않아 인포맥스의 간담회 초청을 들어줄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연합뉴스 보도 사례의 일부까지 예로 들면서 불만을 표명해온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언론자유를 강조하고, 민주주의에 입각한 보도와 의사소통을 강조하는 미국에서도 대사의 연설참석을 미끼로 언론사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은 불만 청취도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조셉 윤 미대사관 정무공사와 연합뉴스의 김기서 당시 편집국장과 대화를 주선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언론 매체중 미국문제나 한미관계, 또는 미국과 북한과의 관계 등에 대해 연합뉴스가 가장 빠르고 정확하며 공정한 보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한국 언론계 거의 모두가 인정하고 있으며 사실 불만도 별것이 아니었다.
현재 워싱턴에 주재하고 있는 특파원수도 연합뉴스가 다른 매체에 비해 가장 많으며 신문 방송은 모든 한국 매체를 상대하고 있기때문에 신속하고 정확한 공정보도를 제일로 삼고 있다는 것은 공인의 사실인 것이다.
그런데도 미 대사관 공보과측은 한두가지 사소한 불만을 이유로 내세우면서 대사의 연설 일정을 무기로 삼아 특정 언론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고, 특히 언론자유와 민주주의를 기회있을 때마다 내세웠던 미국이기에 더욱 그렇다.
또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연합뉴스를 통해 파악해본 결과, 주한 미 대사관 공보과측은 극히 일부 가까운 한두 고정간부를 제외하고는 대사관측과 연합뉴스 측간에 사안설명이나 이해요구등 대화의 채널이 거의 없는 것으로 돼있다.
미국은 그동안 북한이 한국의 특정언론에 대해 차별적인 대우를 하고, 한국 언론 보도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사실과 관련해 북한을 언론통제국으로 종종 지칭해왔다.
그러한 미국이 사실 엄격히 보면 전혀 문제가 될수 없으며 연합뉴스가 공정하게 보도를 한 내용을 이유로 내세워 FTA와 같이 한미 양국 모두에 아주 중요한 사안과 관련한 대사의 연설거부의 이유로 내세우려하는 것은 그들이 비난하는 북한측과 뭐가 다른지 의문이 가지 않을수 없다.
특히 FTA 의 경우 업계와 시장의 반응이 가장 중요하며 그러한 측면에서 미국측으로서는 좋은 기회인데도 대사관내 특정부서에서 기사에 불만이 있다는 이유로 대사연설을 막고 있는 것을 보면 미국측 외교시스템에 뭔가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며 여론외교 담당 차관까지 두고 있는 실정과도 전혀 맞지않는 이해하기 어려운 형국인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미국이 그렇듯 외교시스템이 꼬리가 머리를 흔들고 있고, 편협한 잣대로 주요정책 판단을 하는 현실을 보면 전세계에서 왜 반미감정이 물밀듯 밀려오고 있는지를 절감할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그래도 위안을 삼고 싶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