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를 6일 앞둔 지난 25일부터 29일까지의 KBS와 MBC, SBS 등 지상파 3사의 메인뉴스의 선거 관련 보도를 본보가 분석한 결과 월드컵 보도에 밀려 형식적이고 겉치레에 치중한 보도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선거관련 기사의 대부분은 각 광역단체장 후보들의 유세장면과 선거 스케치에 비중을 둔 반면 월드컵 보도의 경우 지나친 경쟁보도로 선수들의 사소한 움직임까지도 월드컵과 연관해 보도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KBS, 기획보도로 공영방송 체면 유지
KBS의 경우 ‘5·31 지방선거’ 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달 초부터 지방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분석력을 높이고자 다양한 기획으로 뉴스 전반을 구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KBS ‘뉴스 9’에서는 ‘연속기획- ‘지방선거 유권자가 바꾼다’’시리즈를 선거 2일 전인 29일까지 연속보도, 유권자들의 관심을 유도하는데 주력했다. 선거관련 보도꼭지의 경우 타 경쟁 방송사와 달리 월드컵과 동일하거나 아예 선거보도에 중점을 두는 내용이 많아 그나마 공영방송으로서 체면을 유지했다.
MBC는 26일 월드컵 평가전 당일 경기 후 진행된 ‘뉴스데스크’에서 16꼭지의 월드컵 관련 기사를 보도한 반면, 선거관련 기사는 3꼭지에 불과해 일부 언론과 시청자들로부터 ‘월드컵 뉴스데스크’라는 오명까지 샀다.
이날 SBS ‘8뉴스’는 MBC 평가전 단독중계로 경기 중 뉴스가 진행돼 월드컵 관련 보도 비율이 선거관련 보도 비율과 큰 차이점은 없었지만 다음날인 27일에는 월드컵 관련 뉴스가 9꼭지를 차지, 선거관련 3꼭지보다 3배 이상 비중을 높였다.
공약 평가도 추상적 수준 머물러
이들 방송 3사의 선거보도 내용의 경우 언론관련 시민단체가 지적한 것처럼 메니페스토 추진본부와 함께 후보들의 공약을 검증하는 시도를 보였으나 공약 평가에서는 여전히 추상적인 수준에 머물렀다는 지적이 높다.
KBS에 비해 MBC와 SBS 뉴스보도의 지방선거에 대한 무관심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불과 한 자리 수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보도가 열흘 넘게 남은 월드컵 뉴스 보도에 밀리는 현상이 많아 ‘부실한 선거보도, 넘치는 월드컵 뉴스’라는 언론유관단체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월드컵 편중…보도순서도 중반 이후로
MBC는 25일부터 29일까지 선거관련 보도를 18꼭지를 할애한 반면 월드컵 관련 보도는 44꼭지를 할애, 무려 2.4배에 달하는 편중현상을 나타냈으며 SBS도 선거관련 보도는 18꼭지가 나온 반면, 월드컵 관련 보도는 23꼭지가 보도됐다.
KBS ‘뉴스9’은 같은 기간 동안 선거관련 보도를 28꼭지 보도해 20꼭지를 보도한 월드컵 관련소식보다 8꼭지나 더 보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같은 방송뉴스의 보도경향은 ‘5·31 지방선거’와 월드컵이 겹치면서 선거보도는 한마디로 특색을 잃은 보도가 주류를 이뤘다.
지난 1일부터 22일까지의 선거관련 기획보도로 시민단체의 입을 빌어 ‘16개 시도지사 공약 검증’을 연속 보도하는데 그쳤던 SBS는 25, 26일의 경우 자사 주최의 행사를 톱뉴스로 다루는 등 선거 보도 꼭지를 뉴스 흐름의 중반 이후로 밀어내는 무관심의 형태를 보였다.
특히 28일 MBC ‘뉴스데스크’에서는 진행자가 “월드컵 스타들의 이름은 귀에 쏙쏙 잘 들어와도 지방선거 후보들은 잘 들어오지 않는다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그래도 남은 사흘만큼은 눈과 귀를 좀 더 크게 열어두어야 할 것 같다”는 멘트로 방송을 마무리 하자 시청자 게시판과 한국일보 등 일부언론에서는 월드컵에 편향됐던 MBC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기도 했다.
YTN, 지역케이블과 협력방송 ‘눈길’
한편 선거와 월드컵 관련 보도를 24시간 내내 반복 또는 업그레이드하며 보도한 YTN은 ‘5·31 지방선거’ 한 달 이전부터 ‘열전 2006 지방선거’를 타이틀로 지역케이블TV SO와 본격적인 선거방송 협력체계를 가동하며 수도권 외의 지역 기초단체장 선거방송에도 관심을 쏟았다는 평가다.
방송사 보도국 관계자들은 방송뉴스 보도에서 나타난 압축된 선거보도 형태에 대해 “방송보도의 경우 신문과 달리 선거와 관련해 공정성 시비가 많기 때문에 방송 제작이 위축된다”는 의견이 제기됐고 “단 1초라도 특정 정당 내용이 더 방송될 경우 항의가 들어와 문제제기를 하기 때문에 객관성과 공정성을 지키느라 차라리 기계적 균형을 맞추는게 낫겠다는 판단이 깔린 탓”이라고 해명했다.
또 그는 “이번 선거의 경우 월드컵과 맞물려 분위기가 뜨지 못한 것과 아울러 일찌감치 판세가 드러나 국민 전반의 관심이 떨어졌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