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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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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는 지난 5주 동안 골프특집을 다뤘다. 이 특집은 기자들의 접대골프 문제가 주요 내용이었다. 취재 도중 익명을 요구한 홍보담당자가 전화를 걸어왔다. 21년 째 금융계 홍보실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이 사람은 본보가 실시한 골프 여론 조사가 현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까지 어떤 기자도 골프비용을 내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때문에 ‘주로 경비 부담을 공동으로 또는 번갈아 낸다’는 기자협회보의 여론 조사 결과는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이미 기자들이 부탁해 골프장을 부킹해 놓은 것도 3개월이 밀려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기자들과 골프장에 나가지 않는 주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는 “기자들이 언제 부킹을 해 놨으니 오라고 하거나 누구랑 부킹돼 있는데 와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곧 나보고 와서 돈 내라는 것”이라며 “아무리 홍보 담당이고 우리 회사 PR에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또 기자들이 내기 골프를 강요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회사가 골프 경비는 대줘도 내기 골프하라고 돈을 주지는 않는다”면서 “그렇다고 내가 이길 수는 없는 일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그와 통화한 내용이 비단 모든 기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가 기자들에 대해 느끼는 불만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었다.
다행히 기자협회는 최근 협회 윤리강령을 수정키로 했다. ‘향응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포괄적인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접대골프’를 명시했다. 그만큼 접대골프가 기자사회에 만연, 심각한 수준이고 근절하지 않으면 기자에 대한 불신은 날로 높아질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사실 취재하는 동안 익명을 보장한다는 말에 많은 홍보실 직원들로부터 ‘어쩔 수 없다’는 푸념과 함께 많은 제보를 받았다. 이제 기자들이 답해야 한다. 더 이상 ‘공짜를 좋아하고’, ‘접대를 즐기지 않겠다’고 말이다. 또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는 많은 기자들의 명예를 훼손하면 안 된다고 다짐해야 한다.
“해도 너무 한다”는 홍보 담당자의 말은 기자들이 접대골프를 즐기는 정도가 이미 도를 넘었다는 뜻이다. 기자들은 이 말이 함께 골프를 치는 홍보 담당자가 속으로 뱉어 내는 말임을 알아야 한다. “‘공짜’, ‘내기’ 골프를 좋아하는 당신도 기자냐”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