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피습 사건으로 지방선거 국면이 정책대결에서 정략대결로 변질되는 분위기다. 언론도 공약과 정책 검증의 보도에서 이번 사건을 쟁점화 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번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언론의 기획보도는 ‘메니페스토’(후보 공약 평가) 바람을 타고 관련 보도의 양을 늘리는가 하면 정책에 대한 검증을 시도하는 등 질적으로도 향상됐다.
그러나 천편일률적인 기획보도는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부분의 언론은 후보 및 공약 소개, 공약 및 정책 점검, 후보 동행 취재, 판세 분석 등 비슷한 보도로 일관하고 있어 특징적인 보도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신문
본보가 10개 전국지의 선거 관련 보도를 5월 1일부터 19일까지 분석해 주요 기획보도를 살펴본 결과 대체로 비슷했다.
특히 일부 언론의 경우 후보 동행 취재를 통한 뒷 얘기를 비중있게 보도해 이미지 선거를 부추긴다는 우려도 있다.
신문마다 판세 분석을 위한 여론조사를 기본으로 서울시장 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후보 및 공약 소개, 정책 검증, 동행 취재 등이 공통 사항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대다수의 신문이 비슷한 기획보도를 했지만 경향과 중앙의 경우 다각도의 기획시리즈가 눈에 띄었다.
경향은 5월 1일부터 편집국 기자 48명으로 ‘5·31 지방선거 특별취재단’을 구성해 기획보도에 나섰다. 또한 경향은 16일 ‘지방선거 취재15인 자문 위원단’을 발족하고 대학교수와 시민단체, 여론조사 전문가 등이 후보들의 공약 분석과 선거전의 흐름, 유권자 운동 등을 감시하기 시작했다.
경향의 주요 기획보도는 경실련과 공동으로 서울시장 후보 정책 토론회, 지방선거시민연대 공동 캠페인 ‘당신의 한표가 지역을 바꿉니다’ 등을 선보이고 있다.
중앙의 경우 선거 초반부터 ‘메니페스토, 참공약 선택하기’ 시리즈를 내보냈다. 학자와 기자가 공동으로 선거 현장을 관찰하는 기획과 정당과 지지도 충돌성 조사를 하는 등 다각도의 접근을 보였다.
또한 중앙은 ‘공약제안 지도’를 통해 ‘공약은행’에 올라온 개별 정책과 제안을 종합해 전국 각 지역별로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 정리했다. 학자와 기자 28명이 공동으로 선거 현장을 관찰하는 기획의 경우 사실과 해석을 동시에 제공하는 차별화된 보도를 선보였다.
조선의 경우 ‘SMART 바른공약 바른선택’이라는 기획 보도를 선보였다. SMART는 정당의 공약을 평가하기 위해 영국에서 개발된 지표로 조선은 한국정책학회와 공동으로 후보들의 공약을 분석했다.
동아도 후보 공약의 ‘FINE 지표’ 심층분석을 기획 보도했다. FINE 지표는 공약의 실현성과 반응성, 효율성 등을 나눠 1백점 만점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이 밖에 국민, 서울, 세계, 문화, 한겨레, 한국 등은 공약 검증, 판세 분석, 격전지 분석, 후보 동행 취재, 민심 파악 등의 공통된 주제로 기획보도를 진행했다.
메니페스토정책선거추진본부 유문종 집행위원장은 “언론이 정책선거라는 사회적 책임을 가지고 가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면서 “그러나 언론마다 차이는 있지만 예전의 구태의연한 관행적 보도 행태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방송
방송사 메인 뉴스의 선거 보도는 비중이 낮고 대체로 후보와 공약 소개에 치중한 모습이다.
본보가 KBS, MBC, SBS 등의 저녁 메인 뉴스를 5월 1일부터 20일까지 분석한 결과 방송의 제한된 시간적 환경을 반영하듯 시민단체의 입을 빌은 공약 검증과 후보 소개, 접전지 등 비슷한 보도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3사 가운데 선거 보도에 가장 많은 비중을 두고 있는 곳은 KBS. KBS는 연속 기획보도를 통해 공약 검증을 선보였다. 특히 주택, 교육, 복지, 교통 등의 분야별 공약 검증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KBS의 주요 기획보도는 5개 주요 정당 정책공약 비교, ‘지방선거 유권자가 바꾼다’ 후보별 공약 검증 등으로 나타났다. KBS는 여론조사의 경우도 유권자를 통한 조사를 실시하고 그들의 의견을 토대로 한 지역별 정책 의제를 설정, 각 지역별로 현안을 선정하는 방법을 시도했다.
MBC도 메니페스토 공약 점검과 16개 시도지사 후보를 기획 보도하고 있다.
MBC는 후보들의 정책을 직접 평가하기 보다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방송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지방선거가 총선이나 대선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점을 알린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MBC는 기자들이 각 후보들의 각종 공약을 분야별로 나눠 하루에 1건씩 한 후보에 대한 공약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SBS는 지난 3일부터 ‘잘 뽑아야 잘 산다’는 타이틀로 메니페스토 추진본부와 함께 16개 시도 단체장들의 공약을 평가하는 기획보도를 하고 있으며 선관위에서 매일 발표하는 공명선거 지수도 보도하고 있다.
뉴스전문 채널인 YTN의 경우 지난 2일 대전지역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5회에 걸쳐 시도지사 토론회를 개최하고 정책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YTN은 지난 8일부터 전국의 SO와 협력해 하루 3꼭지씩 각 기초자치단체장에 대한 공약 및 정책 점검을 보도하고 있다.
방송영상산업진흥원 윤호진 박사는 “메니페스토가 긍정적이긴 하지만 미래지향적 관점의 접근이기 때문에 지난 4년에 대한 평가나 후보의 도덕적 결함 등을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대한 보도가 거의 없다”면서 “많은 후보자들이 나오는 지방선거이기 때문에 방송 뉴스로서는 심층적인 보도를 할 수 없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지만 특정 주제에 관한 보도로 차별화 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