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언론이 투표율이 저조할 것이라는 부정적 시각만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권자들의 선거 참여를 독려하는 캠페인이나 보도는 거의 없어 언론의 기능에 충실치 못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로 본보가 서울지역 주요 언론사를 대상으로 5월 1일부터 22일까지 선거 관련 보도를 조사해보니 몇몇 신문의 사설을 제외한 대다수 언론은 투표율이 저조할 것이라는 전망을 보도할 뿐 선거 참여를 유도하는 보도는 눈에 띄지 않았다.
더구나 언론들은 ‘대학가 축제열풍…5·31 관심없어’, ‘대학생 절반만 지방선거 투표 의향 있어’ 등과 같이 자극적인 제목과 사진 등을 통해 20대의 투표 참여도를 부정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월드컵과 투표율의 관계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는 보도도 나타났다. 국민일보는 17일 “월드컵 열기로 국민들의 선거에 대한 관심마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으니 여당은 엎친데 덮친격”이라며 “투표율이 2002년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대다수 언론들은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보도 건수를 늘려가고 있고 기획기사의 비중도 강화하고 있지만 선거 참여를 독려하는 보도는 전무하다. 선관위에서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캠페인이나 이색 홍보물을 소개하는 정도로 그칠 뿐 언론사 스스로 선거 분위기를 돋우는 보도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나마 경향신문이 지방선거시민연대와 공동으로 ‘당신의 한표가 지역을 바꿉니다’라는 캠페인과 기획기사를 내보내고 있는 정도다.
다만 언론 보도가 투표율 저조를 예상하는 것과 달리 몇몇 신문의 사설 등에서는 투표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한국일보는 17일자 사설 “풀뿌리 민주주의 유권자들이 키워야”에서 “후보 검증은 유권자들의 권리이기도 하지만 지자제의 정착을 위해 유권자들이 주력해야 할 의무이기도 하다”면서 “선거가 거듭될수록 낮아지는 투표율은 지자제에 해로운 현상이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가 이르면 2007년 대선 때부터 투표하는 사람에게 복권이나 문화상품권 등의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언론마다 다른 주장을 펴기도 했다.
조선은 지난 6일자 사설에서 “투표율을 이렇게 낮춰놓은 장본인들은 따로 있는데 투표율을 다시 올리자고 복권판까지 벌여 거기에 국민 세금을 퍼붓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달리 세계는 6일자 사설 ‘투표 인센티브제, 검토해볼 만하다’에서 “각계 의견을 모아 신성한 한 표 행사의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투표율 제고 방안을 도출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언론사의 인터넷 사이트도 투표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캠페인을 벌이기보다는 대부분 ‘5.31 선거’ 섹션을 구성해 놓고 후보자에 대한 정보만을 나타내주고 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중앙일보가 ‘메니페스토’ 운동의 일환으로 ‘공약은행’을 내걸고 있을 뿐 월드컵만큼의 비중과는 거리가 먼 분위기다.
대구가톨릭대 최경진(언론광고학) 교수는 “선거와 같은 사회적 이슈는 민주주의의 실현이라는 의미와 대다수 합의를 끌어가는 것으로 언론이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참여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면서 “감시와 비판도 하면서 여론을 형성시키는 언론의 책임에서 현재의 보도 태도는 미흡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