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사랑하는 후배 경삼이를 보내면서...

故 민경삼 KBS 기자 추도문

강정훈 KBS 기자  2006.05.12 17:49:06

기사프린트




  故 민경삼 기자  
 
  ▲ 故 민경삼 기자  
 
지난 8일 숨진 채 발견된 KBS 제주 민경삼 기자를 추도하는 글을 싣는다. 이글은 고 민 기자의 한 기수 선배인 강정훈 기자가 썼다.(편집자주)





휴가를 마치고 회사에 출근했을 때지.

사무실에서 낯선 얼굴이 보이더구나

'선배 안녕하세요 32기 민경삼이라고 합니다.’



너무나도 만나고 싶은 후배였기에,

처음으로 맞이하는 후배였기에

왜 그리 가슴이 떨렸는지 모른다.

처음으로 들어보는 ‘선배’라는 말이

또 왜 그리도 낯설었던지.

‘그래 잘 지내보자. 경삼아’

우린 그렇게 첫 만남을 가졌었지.



너무나도 낯선 곳인 이 제주에 내려온 네가

그렇게 측은해 보이면서도

웃으며 인사를 건네주는

내 후배가 생겼다는 생각에

얼마나 든든했던지 너는 알고있니?



차를 함께 타며 경찰서로 가던 그 짧은 시간에도

고향얘기, 가족얘기, 연애얘기

그렇게 주절이주절이 나눴건만,

이제는 그 소중한 시간을 갖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왜 이렇게 가슴이 저며오는지 모르겠다 경삼아.



경삼아 기억하니?

푸른 바다가 보이는 해안도로에서

캔커피 마시며 나누던 얘기.

'선배 바다 참 멋있네요.’

'그래? 돈 모아서 별장구입해라.

어머님 아버님 모시고 휴가도 보내고.’

'아...괜찮네요. 언제 돈 벌지 모르겠지만,

생각해 볼께요. 선배.’

'그런데 선배 형수하고 쉬는 날이 맞으면

저 따뜻한 신혼밥 주실거죠 기대하겠습니다.’



하지만 이 쉬운 약속조차 지키지 못하고

이렇게 말없는 네 앞에 서있기만 하니.

너를 볼 면목이 없구나.



왜 이렇게 서둘러 떠나니.

소외된 사람들 그 사람들 목소리 말해주고 싶어

기자가 되고 싶었다면서,

열심히 배워 좋은 기자가 되고 싶었다면서,

한 마디 말도 없이

왜 이렇게 우리 곁을 떠나려 하니.



마냥 막내 동생만 같아

맑은 너의 미소를 잊지 않고 있는

동료들의 기억을

무엇으로 지우고 가려하니.



너와의 만남이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으로

끝을 맺고 싶진 않구나.





경삼아 약속하마!

네가 기자가 돼 말하고 싶었던 사람들의 목소리

네가 꿈꾸던 좋은 기자와 언론인.

네 대신 내가,

이 곳에 모인 동료들이 너의 소망을 이어가마.



제대로 한번 챙겨주지 못한 이 못난 형이.

네가 가고 없는 빈자리를 거울로 삼아서

네 가는 길에

부끄럽지 않는 선배가 되려,

동료가 되려 노력하마.



경삼아

우리는 네가 떠났다고 생각하지 않으마.

언제나 우리들 가슴속에

막내 동생으로 경삼이를 기억할 것을 약속하마.



경삼이가 세상에 말하지 못한 아쉬움.

이루지 못함 아쉬움,

너를 사랑하는 동료들이 그 아쉬움을 채울 것을 약속하마.



편안히 가거라.



사랑한다 경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