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지역 민영방송이 정파된 지 1년 4개월여 만에 새로운 방송사업자가 선정돼 방송 재개의 길을 걷게 됐다. 방송 시작을 2007년 5월로 잡고 있는 새로운 경인민방은 권역이 확장되고 서울지역으로 역외재송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제2의 SBS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언론계는 새 방송이 ‘구iTV’의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는 경영투명성 확보와 킬러콘텐츠의 개발로 광고 수익을 확보해야 하며 보도 기능의 활성화로 영향력 있는 방송사가 돼야 한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배경
새 방송 사업자로 선정된 ‘경인TV’는 영안모자와 CBS가 주도한 컨소시엄이다. 경인TV는 경쟁 사업자였던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 대양금속 주도의 ‘경인열린방송’ 컨소시엄에 비해 ‘방송의 공적책임 · 공정성 · 공익성 실현가능성’ 심사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방송위원회가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간 방송분야와 법률, 경영회계, 기술, 시민단체 대표 등 각계 전문가 16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사업자 선정을 실시한 결과 ‘경인TV’는 699.27점을 획득했으며 ‘경인열린방송’은 655.63점을 얻었다.
40점 이상의 격차를 나타낸 심사 결과에서 ‘경인TV’는 심사기준 전체 7개 ‘대항목’에서 ‘재정적 능력’을 제외하고 모두 ‘경인열린방송’ 보다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성유보 방송위 상임위원은 “경인열린방송 주주들이 법령 위반 등이 많이 있었던 것이 참작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경인열린방송’의 대주주인 대양금속 노조의 문제제기를 비롯한 주변의 반응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방송위 성 위원은 “심사과정에서 천주교 인천교구가 종교적 편향성을 우려하는 성명서 발표한 것과 대양금속 노조 문제 등 2건을 보고 받았다”고 말했다.
◇어떤 방송?
사업계획서에서 밝힌 경인TV는 자본금 규모를 1천4백억원에 법인 설립 후 시 · 도민주 공모를 통해 1백억원을 추가하는 1천5백억원으로 잡고 있다. 대표자는 신문 기자를 지낸 한국산업기술대학교 신현덕 교수이며 주주 구성은 영안모자가 22.64%로 최다주주, 미디어윌, 경기고속, 매일유업, 테크노세미켐, CBS 등이 주요 주주를 구성하고 있다.
경인TV는 방송의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고 지역민방이라는 정체성을 반영해 지역 프로그램의 비중을 높이고 2010년까지 총 38억원 상당의 사회환원을 이행한다고 밝혔다.
또한 시청자위원회와 시청자국을 운영해 시청자의 방송참여를 유도하고 시민제작 프로그램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프로그램 편성의 경우 경인TV는 지역성에 기반한 여론형성 프로그램과 문화 다양성 실현을 위한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전체 뉴스 중 지역뉴스를 60% 이상 편성하며 지역밀착형 프로그램을 41.5% 편성한다는 계획이다. 외주제작 프로그램 비율도 2007년 41%에서 2011년까지 47.9%로 확대해 다양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초기년도에 HD 시설 및 장비 구입을 1백% 완료해 HD 프로그램을 51% 편성하기로 했다.
◇향후 과정
2007년 5월을 방송 시작으로 잡고 있는 경인TV는 당장 법인설립을 완료해야 한다. 이어 방송위의 허가추천서 교부와 정보통신부 허가 등의 행정적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에 앞서 방송위가 경인TV의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두 가지의 이행각서를 요구했기 때문에 이 역시 마무리해야 한다. 방송위는 사업자 선정 결과 발표에서 △종교적 편향성 우려 해소를 위한 공정성 이행각서 △고용계획과 편성의 독립성 등을 담보할 수 있는 이행각서 등을 제출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옥 건축과 시설 장비 등의 구축은 방송 시기를 조정할 수 있는 변수다. 경인TV는 사업계획서에는 신사옥을 건축한다고 밝혔다. 사옥 건축에 8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내년 5월로 예정했지만 구iTV의 사옥을 임차할 경우 방송 시작은 더 빨라질 수 있다.
사업자 선정 발표 직후 경인TV 신현덕 대표는 “구iTV 법인과 협의가 잘 돼 그 쪽 기자재를 임차해 사용할 경우 시기가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제2의 SBS?
대부분의 언론은 새로운 경인지역 민영방송이 ‘제2의 SBS’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내다 보고 있는 것은 기존의 방송권역이었던 인천과 경기남부에서 경기북부까지 권역이 확대돼 1천3백만 명의 시청자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자체편성을 50% 이상 하는 방송사업자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를 통한 역외 재송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서울의 시청자 1천만명을 더할 수 있다는 것도 배경이다.
이 때문에 방송계는 향후 경인TV와 SBS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광고수익과 SO확보가 관건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경인TV 신현덕 대표는 “방송 시작 후 3년은 적자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2010년부터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iTV가 방송 초기에 박찬호 메이저리그 중계 등으로 킬러콘텐츠 개발에 주력했지만 결과적으로 빛을 보지 못한 것은 시장성을 담보할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로운 경인민방은 구iTV 보다 좋은 환경을 갖게 됐기 때문에 방송 초기의 이미지 굳히기가 중요하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경인민방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방송 초기에 SO확보, 보도, 드라마 등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면서 “드라마는 돈만 많으면 되는 것이고 SO나 보도의 경우 검증된 방송 경력자들의 필요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경인민방 정파에서 사업자 선정까지 일지
▲2004.12.21 방송위, iTV 재허가 추천 거부
▲2004.12.31 iTV 방송 중단
▲2005. 3.11 iTV 희망조합과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한
'경인지역 새방송 설립 주비위원회' 출범
▲2005. 5. 9 방송위, iTV 후속대책 정책방안 토론회 개최
▲2005. 5.11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iTV 공모 참여 선언
▲2005. 7.12 경인지역 새방송 설립 주비위원회,
경인지역 새방송 창사준비위 원회로 조직 개편
▲2005. 9. 7 방송위, iTV 후속대책 결정-방송권역 경기 북부로 확대,
▲2005.10.19 방송위 경인 민방 선정방안 확정-중기협ㆍCBS 주요주주 참여 지양
▲2005.11.24 경인 민방 사업자 공모 5개 컨소시엄 신청
- GoodTV, KTB, TVK, 나라방송, KIBS
▲2006. 1.12 시민사회단체, 유찰설에 반대하는 기자회견 개최
▲2006. 1.15 방송위 경인 민방 심사위원회 구성
▲2006. 1.23 방송위, 5개 컨소시엄 모두 기준 점수에 미달해
허가추천 대상 사업자를 선정하지 못했다고 발표
▲2006. 2.21 방송위, 경인민방 공모 재추진 방안 의결
▲2006. 3.24 창준위, 경인지역 지상파방송 선정 과정 중립 선언
▲2006. 3.27 2차 공모에 2개 컨소시엄 신청
- '경인TV'(영안모자, CBS 등) '경인열린방송'(중기협, 대양금속 등)
▲2006. 4.23 방송위, 경인민방 2차 공모 심사위원회 구성
▲2006. 4.28 방송위, 경인지역 새 지상파방송 사업자로 '경인TV' 컨소시엄 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