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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에게 힘을 주는 '현장'

고경호 제주일보 사회부 기자

고경호 제주일보 사회부 기자  2006.05.02 21: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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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경호 제주일보 사회부 기자  
 
  ▲ 고경호 제주일보 사회부 기자  
 
지난 주말 우연히 대학 후배들과 한 자리에 모이는 술자리가 있었다. 그 자리에서 한 후배가 기자가 되고 싶다며 내게 몇 가지를 물어봤다. 먼저 '기자가 제일 중요하게 여겨할 것이 뭐냐'였다.



기자생활을 한 것도 얼마 되지 않은 데 어디서부터 말을 해줘야 할 지 내심 걱정됐다. 그래도 답변을 해줘야 하기 때문에 차근차근 설명을 해줬다. 먼저 ‘사실을 적어둔 글을 기사라고 하고, 신문이나 잡지 등에 어떤 그 사실을 알리는 사람이 바로 기자라고 한다’고 단어부터 설명해 주었다.



이에 후배는 “신문지면이나 방송에 보도된 기사내용이 모두 사실이냐”고 반문했다. 후배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설명을 해줘야 했기에 나는 “적어도 내가 지면에 기재한 기사는 사실보도였고, 사실을 왜곡해 보도한 그 기자는 기자로서의 생명을 잃은 것”이라고 답변해 주었다.



1시간여 동안의 대화의 시간이 흐른 뒤 집으로 돌아오면서 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기자에 대한 불신이 이렇게 팽배하구나 신중에 신중을 기해 취재하고 보도해야 하겠다는 것이다.



그 순간 한 선배의 충고가 뇌리를 스쳐갔다. “진술은 항상 현장에 있고, 현장에 서있는 기자에게는 힘이 생긴다”는 말이다. 지금까지 항상 회사에서 막내 기자로 일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곳도, 그리고 내가 왜 기자생활을 해야 하는 지를 느끼게 해주었던 곳도 바로 현장이었다. 시위대들이 교통체증을 유발하고 있다고 짜증을 내며 항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는 순간 시위현장에서는 생계의 위협을 느낀 농민들이 싸우고자 하지 않는 경찰들과 몸싸움을 하며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시민들이 보기엔 교통질서를 저해하는 집회였지만 현장에서 지켜본 내겐 생계를 지키기 위한 농민들의 처절한 몸부림이었고, 이들을 어쩔 수 없이 막아야만 하는 경찰관들의 발악이었다.



‘기자의 날’로 제정된 5월 20일.

1980년 5월 20일 선배 기자들은 군부독재와 언론검열에 반대해 가혹한 언론탄압 속에서도 진실을 찾기 위해 제작거부운동을 펼쳐나갔다. 그때 선배들도 진실을 찾기 위해 이 같은 운동을 벌였을 것이라고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후배가 말하는 ‘기자’도 바로 이것이 아닌가 싶다. 현장을 누비며 그 속에서 진실과 문제점을 캐내는 것. 아직 출입처를 배정받고 취재에 나선지 1년뿐 안된 초년생기자지만 기자라면 누구나 항상 이 같은 초심을 가지고 생활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