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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위한 부동산 보도 절실"

<제56회 기자포럼>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언론보도

정리=장우성 기자  2006.04.27 17: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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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56회 기자포럼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언론보도’가 21일 일민미술관 5층 미디엑트 대강의실에서 열렸다.  
 
  ▲ 제56회 기자포럼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언론보도’가 21일 일민미술관 5층 미디엑트 대강의실에서 열렸다.  
 
“부동산 투기는 끝났다”며 정부가 내놓은 8·31, 3·30 등 고강도 부동산 대책에도 강남 아파트 값은 쉽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정부의 정책이 신뢰성을 잃었기 때문이라는 분석과 함께 언론의 보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기자협회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언론의 보도를 되짚어 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포럼 참가자

사회=김영욱 박사(한국언론재단)

발제=서화숙 논설위원(한국일보)

토론=황희연 교수(충북대 도시공학과)

박원갑 기자(중앙일보 조인스랜드)

김헌동 본부장(경실련 아파트값 거품빼기 운동본부)

유하룡 기자(조선일보)

정창원 기자(MBN)

최종훈 기자(한겨레)



서화숙=현 정부 들어 집값은 무서운 기세로 올라갔다. 정부는 집값 안정을 비웃는 언론이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 언론에서는 시장을 무시한 정책은 실패할 수 밖에 없다고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각기 논조가 다른 조선, 동아, 한국, 한겨레 4개 신문을 놓고 10·29와 8·31, 3·30 대책을 전후한 보도를 중심으로 살펴봤다. 조선일보는 사설과 평론, 기자의 해설기자까지 일사불란하게 정부의 대책을 비판하고 집값은 절대로 떨어지지 않을 것을 장담한다. 그리고 부동산 정책의 피해자가 ‘서민’이라고 강변한다. 동아일보는 조선 보도와는 차이가 있다. 중진기자들이 쓰는 칼럼과 사설에서는 정책을 근본적으로 비판하지만 차장급 이하 기자들이 쓰는 기사에서는 정부 정책이 집값을 내리기 위한 조치라는 점은 수긍했다. 한국일보는 기본적으로 집값을 잡아야 한다는 정부의 원칙에는 동의하면서 오히려 적극적이지 않은 정책에 대해 비판적이었다. 집값을 이야기할 때도 부동산 투자 측면에서가 아니라 내집 마련 측면에서 말하는 것이 긍정적이었다. 한겨레는 부동산 대책의 방향을 집값 안정과 부동산 투기 근절로 잡고 정부 정책을 소개하는 데서 나아가 좀더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주기를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제안하고 주장했다. 논설위원에서 데스크, 평기자까지 일사불란하게 집값 하락을 주문한 것이 눈에 띈다. 정책에 근본 문제를 지적한 언론까지 비판하고 나선 기사들도 제법 됐다. 전체적으로 보면 조선일보가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가장 비판적이었고 그 다음이 동아일보, 한국일보, 한겨레 순서였다. 이같은 논조 차이는 광고와 조금은 연관이 있었다. 2006년 3월 한 달 치 4개 신문 본면에 실린 광고를 분석한 결과 조선일보가 건설사와 분양사 분양광고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동아, 한국, 한겨레 순이었다.

정부정책은 개발 중심의 공급확대를 재검토해야 한다. 신문은 주거안정이 진짜 서민들에게 필수적이라는 관점에서 정책 비판을 해줘야 한다. 무엇보다 집을 재테크로만 본다. 부동산 거래표나 부동산에 대한 터무니없는 광고성 기사가 많다. 특히 월요일마다 신문에 실리는 부동산시세표는 부동산업체가 제공하는 것으로 당장 없애야 할 것이다.



투기성 가수요 먼저 잡아야

황희연=부동산 가격 안정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 공급을 확대해도 투기성 가수요는 어떻게 할 것인가 짚고 넘어가야 한다. 대규모 주택 공급 때는 대부분 가격이 올라갔다. 불로소득성, 투기성 가수요가 상당히 있다. 투기성 가수요를 잡아야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지역 간 불평등이 부동산 수요의 편중을 부른다. 국가균형발전 정책과 함께 가야 한다.

저소득자 주택에 대한 공급은 사회복지 차원에서 접근하고 나머지는 시장에 맡기는 게 좋다. 다만 미국 1%, 일본 0.3% 수준인 보유세는 적정하게 올려야 할 것이다.

부동산 정책 역시 결국은 이데올로기 문제다. 그러나 이와 같은 기본 논조는 같이 동의하며 가야 할 것이다.



시장의 도도한 흐름이 대안

박원갑=지금의 부동산 문제는 정부가 시장의 내성을 키워 반란이 일어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신문이 부동산 투기를 조장한다는 분석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특정 신문이 집값을 올리는 시대는 지났다. 인터넷이 더 강력하다.

경제환경이 달라졌기 때문에 집값이 오른다. 경상수지 흑자로 번 돈이 시중에 많이 풀렸다. 2차 베이비붐 세대는 구매력이 있다. 집을 자꾸 사들인다. 당위성, 도덕성으로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며 억누르는 정책만 쓰면 실패를 답습할 것이다.

조선일보에 부동산 광고가 많다며 논조와 연관성을 지적하는데 메이저 신문사가 오히려 광고에 더 자유롭다. 업체들은 신문이 많이 팔리니까 광고를 싣고 싶어하는 거다.

우리나라 가계 재산의 80%가 부동산이다. 언론은 수요에 맞춰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입장이다. 서민 주거 문제는 정부가 복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나머지는 시장에 맞춰 풀어줘야 한다. 단기적 부작용은 있을 수 있지만 시장의 도도한 흐름이 해결해 줄 것이다.



공급자 규제 없이는 부동산안정 안돼

김헌동=근본원인은 정부에 있다. 2001년부터 계속 집값이 올랐다. 5년 동안 집값을 잡지 못한 정부는 없다. 국민 대다수가 찬성하는 분양원가 공개, 후분양제, 분양권 전매 금지 제도를 왜 실시하지 않느냐. 공급자 집단에 대한 규제없이 소비자 개인에 대한 국지적 규제에 그치고 있다. 현재 정부 산하에 역대 가장 많은 개발위원회가 있다. 그런데 개발이익환수장치가 없다. 개발업자와 지주만 배를 불린다. 투기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언론의 논조는 부동산 광고의 영향이 절대적으로 크다. 경제지들은 광고인지 기사인지 구별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기업의 편에서 쓴다. 잘못된 보도도 많다. 친여 언론은 정부정책의 실패를 보도 하지 않는다. 반여 언론은 정부의 잘못을 자기에게 유리하게만 비판한다.

부동산 시장을 알고 쓰는 기자가 얼마 없다. 대한민국 재산의 80%가 부동산인데 부동산 전문기자는 손꼽는다. 주택문제를 해결할 의지와 사명의식을 가진 기자나 언론사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자본주의 원리 맞는 정책 펼쳐야

유하룡=시세표 게재 문제를 지적했는데 싣지 않으면 독자 문의가 빗발친다. 이것도 국민의 알권리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조선일보는 국민은행이 제공하는 정보를 쓰고 있다.

현 정권의 부동산 정책은 이데올로기적 요소가 많이 들어가 있다. 정책의 목표는 서민주거 및 주택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있는 것이지만 방향이 모호하다. 자본주의 시장경제 원리에 맞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현 정부가 ‘참여정부’라지만 취재, 접근이 어렵다. 조선일보라고 하면 장벽을 친다. 8·31이나 3·30 대책이 얼마나 사전검증을 거쳤는지 의심스럽다. 정부가 언론에 지나치게 민감하다. 정부는 언론이 시장을 왜곡시킨다고 하지만 그런 시대는 지났다.

언론이 왜곡보도를 한다고 하는데 정확히 이해 못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칼럼 및 사설과 현장 기자의 기사에 괴리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신문만을 탓할 것이 아니다.

언론 부동산 기사가 강남 위주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강남은 정책에서 별개로 생각했으면 한다. 중산층 서민의 주택문제 해결을 위해 투기 및 불로소득을 잡고 보유세를 강화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찬성한다. 정부의 집값 안정 취지나 명분은 동의한다. 그러나 우리는 맞다, 시장이 따라와야 한다, 시장을 이기겠다는 식은 곤란하다.



시장의 힘 밑에는 인터넷이

정창원=2001년 건교부 담당자, 건설사 임원과 함께 향후 주택가격 전망에 대한 대담을 했다. 건교부 쪽은 더 이상 주택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건설사 쪽은 이젠 질의 문제다, 30평에 사는 사람이 30평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했다. 결국 건설업자 쪽이 맞은 셈이다.

서민 내집 마련이 정책의 목표가 될 수 있는가. 서울만 문제다. 지방은 모두 충족된다.

신문 부동산면이 주택안정을 위한 것은 아니다. 부동산이 투자재임을 전제로 한다. 이는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 내집 마련의 여유가 없는 사람은 이 면을 읽지 않는다.

부동산 면과 기자가 늘면서 극단적인 기사가 늘어났다. 부동산 정보 인터넷 업체 의존도도 커졌다. 사이트 방문자의 의견이 전체의 의견으로 둔갑하기도 한다. 부동산 정보업체는 윤리의식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시장을 조종하는 측면이 있다. 이에 대한 언론의 자성과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부동산 광고가 논조에 영향을 줄 것이다. 하지만 일선 기자들에게는 그렇지 않다. 부동산 담당 기자들도 처음에는 정부 정책을 믿고 썼다가 시장 흐름에 당황한다. 시장의 힘 밑에는 인터넷이 있다. 기자들이 부동산 시장에서 계도할 기능이 있는지 의문스럽다. 부동산 투자자들의 힘이 만만치 않다. 기자들은 압력에 직면해 있다.



주력층 겨냥한 보도태도 차이 불가피

최종훈=언론사 마다 주력 독자층에 맞춰 보도태도가 차이를 보이는 것은 불가피하다. 한겨레는 서민과 중산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신문마다 목표가 있겠지만 지나친 접근을 지양하며 다뤄야 하지 않겠는가. 외환위기 이후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돈 가진 사람들의 머니게임에 좌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기자들 역시 보도 태도나 방식에서 일천하다. 부동산 전문가 풀도 적다. 부동산 전문기자의 질적 향상이 필요하다. 한겨레에서도 의견 차는 있다. 양도세 강화가 매물을 너무 줄인다는 지적도 있었다.

서화숙=인터넷의 힘이 커졌다고 하지만 언론의 역할은 아직 크다. 부동산면은 몰라도 적어도 본면에서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 집을 단순히 재테크 수단으로만 보는 것은 문제다.



김영욱=부동산 정책에 대한 언론의 태도는 우리사회 경제질서에 큰 영향을 준다. 시장의 도도한 흐름이라고 했지만 자연상태에서 그것이 생겨나지는 않는다. 제도적, 역사적, 문화적 배경아래 시장이 있다. 시장의 흐름이 바람직하지 못하다면 기자들도 고민해야 한다. 기자들의 전문성이 더 강화돼야 한다는 데 동의하며 선정성을 배제한 보도태도도 강조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