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경인민방 제대로 된 사업자 선정해야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  2006.04.26 13:45:07

기사프린트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  
 
  ▲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  
 
ITV가 정파된 지 벌써 4백20일이 다됐다. 방송위가 지난 해 내내 새 사업자를 공모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두고 저울질 하는 동안 수백 명의 iTV노동조합을 계승한 ‘희망조합’ 조합원들은 거리를 헤매며 경인지역의 민영방송 필요성을 외쳤다. 이렇게 시작한 1차 사업자 공모전에서는 유찰이라는 이해할 수 없는 결과가 나왔고, 방송위는 다음에 구성될 방송위로 이 문제를 넘기려는 술책을 부리다가 된서리를 맞고, 2차 사업자 공모를 공고했다.



한 달 전까지는 영안모자와 중기협 등이 소위 원 그랜드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단독 입찰에 들어갈 것인지 여부가 방송계 초미의 관심사였다. 결국 단독 1대 주주로 갈 것인가, 아니면 공동 1대주주로 갈 것인가 등 지분배정을 두고 갑론을박 끝에, 단일 사업자 신청은 물 건너가고, 결국 영안모자와 중기협이 각각 대표선수로 뛰는 컨소시엄이 경쟁하는 구도를 짠다.



그러나 시련은 끝나지 않는다. 심지어 지난주까지는 청와대가 유찰시킬 것이라는 소문이 방송계를 떠돌고, 방송위는 청와대는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고 못 박는 등 지난 해 내내 그리고 올 초 끊임없이 떠돌던 소문소문, 그 꼬리는 끝까지 잘리지 않고 집요하게 관계자들의 속을 헤집는다.



여전히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는 가운데 4백20일의 대장정이 마무리되기만을 기대하는 사람들, 특히 2백명 가량으로 구성된 ‘희망조합’은 이번 주도 잠 못 이루는 밤의 연속일 것 같다.



23일 밤부터 4박5일간 합숙심사에 들어가 오는 28일 방송위 전체회의를 갖고 경인민방 새 사업자를 발표할 예정이라지만 여전히 유찰의 소문은 살아 꿈틀거린다. 유찰되지 않아도 누가 되는냐에 따라 4백20일의 대장정이 성공한 싸움이 될지 아니면 실패한 쿠데타가 될지 장담 못하는 상황. 간곡히 바라건데, 또 다시 유찰되는 사태는 없어야한다.



그런데 뭔가 허전하다. 1차 공모전이 유찰되고 2차공모전이 시작되면서 ‘희망조합’은 1차 공모전과 달리 중립을 선언하면 뒤로 빠진 상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뭔가 찜찜한 구석이 있다. 4백20일의 끝에 남는 것이 달랑 ‘고용승계’뿐인가? 하는 의문이다. 영안모자나 중기협 모두 고용승계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이고 방송위도 고용승계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쓴다는 점은 사실이다.



문제는 고용승계로 사라져버린 듯한 ‘공익적 민영방송’이라는 애초 iTV노동조합이 꿈꾸던 그 것, 바로 공익적 민영방송의 정신이다. 소유와 경영의 분리, 경영으로부터 편성의 독립, 그리고 지역민과 함께하는 실질적으로 한국 최초의 지역방송이라는 공익적 민영방송이 사라졌다.



한국 방송의 신기원을 열겠다고 출발한 4백20일의 대장정이 이제 마무리되는 단계다. 2백여명의 희망조합 사람들이 왜 이런 가시밭길을 택했는지, 그리고 기꺼이 지난 4백20일의 고난을 헤쳐 왔는지를 가슴으로 살펴보길 기원한다. 심사위원들은 유찰의 소문을 끊고 제대로 된 방송사를 담당할 수 있는 사업자를 선정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