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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골프도 안배웠어?"

이것만은 고칩시다(1)골프 권유문화

이대혁 기자  2006.04.26 13:2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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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은 골프에서 자유로운가? 한 중견 언론인의 고해성사처럼 언론인도 취재원의 접대골프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본보는 지난호 골프특집에 이어 취재기법 중 하나로 가볍게 인식하는 데스크의 골프권유, 부킹청탁, 접대골프 등의 문제들과 그 해결책을 4주에 걸쳐 시리즈로 게재한다.


“기자가 골프를 못 쳐 고급 정보를 갖고 있는 취재원과 독대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거나 취재원 관리를 하지 못하면 기자로서 덕목이 부족한 것이다.”

어느 언론사 데스크가 후배 기자들에게 사석에서 한 말이라고 한다. 취재를 위해서라면 골프를 칠 줄 알아야 한다는 은근한 권유의 표현이다.

이러한 골프 권유는 어느 부서에 있든 한 번쯤은 들어본 말이다. 그 만큼 골프가 취재 수단으로도 이용되고 있는 셈이다. 골프에 대한 인식 자체가 그리 나쁘지 않다는 방증이자 ‘취재’라는 명목으로 취재원과의 골프를 정당화시키는 논리다.

문제는 데스크들의 권유가 심적으로 부담을 줄 정도라는 것. 한 경제지 기자는 “어떤 데스크는 기자가 골프를 치지 않으면 ‘지금까지 안 배우고 뭐했냐?’는 식으로 무안을 주기도 한다”며 “에둘러서 가볍게 말한 것이지만 부담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골프가 취재 기법 중의 하나라는 인식도 문제다. 골프를 치지 않아서 취재를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고급 정보를 갖고 있는 인사들이 주말엔 골프를 주로 치기 때문에 좋아하지 않아도 쳐야 된다는 것이다.

한 언론사 기자는 “우리 사회에서 힘깨나 쓴다는 사람들은 골프를 하나의 취미로 가지고 있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며 “그런 사람들과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힌다는 측면에서 데스크들이 골프를 치라고 한다”고 말했다.

골프를 치지 않는 기자들의 심리적인 위축감도 이런 분위기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언론사 산업부의 한 기자는 “꼭 골프장에서 기사가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경쟁 언론사에서 이런 저런 정보보고가 골프장에서 나왔다는 말을 들으면 내심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분위기다. 현실적으로 다른 대안이 없다고 대부분의 기자들은 말한다. 또 다른 언론사의 기자는 “골프를 치는 것이 취재 문화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다른 형식으로 취재기법을 바꿀만한 변혁이 없다”며 “골프를 통한 취재나 취재원 관리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근 골프문제를 자각해 그만 둔 한 중견기자는 “불감청고소원이란 말도 있듯이 일부 기자들은 자기들이 치고 싶어 취재원을 핑계대거나 데스크들에게 취재원이 자리를 마련했다며 같이 가자고 아부를 하는 경우는 자제해야 한다”며 “일부 기자를 특권층이라고 생각하는 데스크들은 ‘기사에서는 물먹어도 되지만 골프자리에서 물먹으면 안된다’고 말할 정도로 문제의식이 없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