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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썽 나야 반성, 그리곤?

98년 처음 자정운동…강력한 윤리규정 절실

차정인 기자  2006.04.19 13:3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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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의 골프 접대가 물의를 빚은 사례는 수년 전부터 반복돼 왔지만 그때마다 선언적 의미에서 자정을 외쳤을 뿐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계속 반복돼 온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가 1998년부터 2006년까지 기자협회보와 미디어오늘에 실린 기사를 검색해 기자들과 골프를 주제어로 주요 사례를 정리한 결과 골프 접대는 끊임없이 반복돼 왔다. 언론계는 그 때마다 자정적 의미의 선언을 발표했을 뿐 근본 대책 마련에는 효과가 없었다.<표 참조>

기자와 골프의 악연은 IMF 이후부터 본격화됐다. 이는 프로골퍼 박세리가 미 LPGA에서 선전을 거듭해 가며 국내 골프의 대중화를 불러왔던 시기와도 맞물려 있다. 물론 그 이전에도 기자들의 접대 골프 사례는 있었지만 기자들이 본격적으로 골프를 가까이 한 것은 이 때부터다.

국내 언론사가 골프 접대에 대한 경계령을 내린 사례는 1998년 연합통신이 최초다. 당시 김종철 사장이 취임하면서 기자들의 골프 접대가 만연해 있다는 판단에 사내에 골프 접대를 삼가 달라는 공지를 띄웠다. 또한 1999년 6월에는 국세청 출입기자단이 ‘골프 청탁 금지’를 선언했다.

그러나 2000년 5월 재경·금융권 출입기자들이 골프 접대를 받았다는 사실이 구설수에 올랐으며 같은 해 7월에는 증권업협회와 정보통신부가 행사의 일환으로 언론사 부장들에게 골프 접대를 했다는 내용이 말썽이 됐다.

2000년 12월 기자협회와 언론개혁시민연대가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시민들의 68.3%가 기자들의 촌지수수 및 골프접대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기자들의 골프 접대는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 아랑곳 하지 않았다. 2001년 3월 정보통신부 일부 출입기자들이 해외 출장서 골프를 즐겼다는 사실이 도마에 올랐으며 7월에는 아시아나, 건설교통부 출입 기자들이 골프 접대를 받았다는 내용이 알려졌다.

그러자 언론노조는 11월 ‘언론인 자정선언’을 발표했다. 언론인 윤리강령 확립을 위한 세부지침을 발표했는데 이 중 골프와 관련해 ‘취재원이나 활동대상으로부터 제공되는 어떤 형태의 금품, 각종 청탁, 골프·여행 등의 향응, 공연장·경기장·음식점 등의 무료입장과 할인을 거부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또한 KBS 기자협회도 12월 ‘접대골프 사절’을 선언했다.

기자들의 골프 접대는 계속 이어졌다. 2002년 9월 정보통신부 일부 출입 기자들이 골프 접대를 받았다며 구설수에 올랐고 같은 해 12월 매일경제 노조는 ‘기자 6대 행동준칙’을 제정해 ‘출입처에 골프약속이나 부킹을 먼저 제안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규정했다.

2003년 7월에는 일부 언론인들이 99년부터 2002년 4월까지 수년간 골프 특혜를 받아왔다는 사실이 알려져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와 관련해 강릉MBC는 진상조사에 들어갔고 윤리강령에 골프 자제와 관련한 세부 조항 마련을 논의했다.

이러한 분위기에 힘입어 KBS는 9월 윤리강령을 선포하고 ‘직무관련자로부터 제공되는 일체의 금전, 골프 접대, 특혜 등을 받지 않고 부당한 청탁을 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한동안 가라앉았던 언론인 골프 접대는 2004년 10월 KBS 미디어포커스가 9개 일간지 경제부장의 공짜 외유 논란을 보도함으로써 다시 불거졌다.

2005년 9월 언론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회는 ‘골프 접대라는 용어자체도 나오지 않는 분위기를 만들자’고 독려했지만 다음 달인 10월 경향신문 편집국 간부들의 집단 골프가 문제가 됐다. 이에 경향은 골프관련 윤리강령을 강화했다.

언론인의 골프 논란은 올해도 어김없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온라인신문협회 일부 대표들이 일본 연수 도중 골프를 쳐서 구설수에 올랐고 사실 여부를 떠나 3월에는 SBS 기자들이 모 기업 인사와 골프를 쳤다는 것이 청와대 전 비서관의 골프 물의로 인한 사의 표명과 관련돼 회자되기도 했다.

그러나 SBS는 지난 3월 윤리강령을 대폭 개정해 ‘접대성 술자리와 골프 모임은 거부해야 한다’는 내용과 함께 취재원과의 골프 약속은 간부에게 보고해야 한다는 내용을 규정해 언론계로부터 관심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