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YTN이 새로운 방식에 의한 뉴스콘텐츠를 도입하면서 변화를 시도했다.
6개월여가 지난 지금, YTN은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이같은 YTN의 변화가 뉴스콘텐츠의 전반적인 발전으로 이뤄질 수 있을 지에 대한 언론계 안팎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YTN의 호준석 기자가 하나하나 변하고 있는 YTN의 모습을 편지글 형식으로 작성해 기자협회보에 글을 보내왔다.
이에 기자협회보는 전문을 싣는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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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TN 호준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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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연애는 잘 진행되고 있니. 올해는 네가 주는 국수 좀 먹을 수 있는 거냐..
많이 바쁘지? 작년 10월 콘텐츠 혁신인가 뭔가 시작된 뒤로 피곤해졌어. 20층(편집자 주: 뉴스편집팀)에서 이것저것 해달라는 주문도 늘어나고 리포트를 잘했니 못했니 비평하는 사람도 많아지고 말야.
아니 지금까지도 힘들게 하루 하루 메꿔왔는데 뭘 또 혁신하라는 거야? 옛날 사건기자 때 캡한테 아이디어 회의 때마다 쪼이던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만 같아.
세상이 변해도 보도의 본질란 거, 그건 변함없는 거 아니겠어? 정확하게 기사 쓰고 리포트 만들면 되는 거 아니냐 말이야. 시류를 따라가는 게 꼭 좋은 건만은 아니잖아.
에휴. 힘이 드니까 너한테까지 푸념을 하게 되는구나. 그래도 시청자들이 원하는 거라면 따라가야지 뭐 별 수 있겠냐. 사실 방송 더 잘 만들고 뉴스 더 잘해보자는 데야 누가 이의가 있겠어.
후배 M기자가 선배 K기자에게
형. 맞아. 피곤해. 먹고 살기 점점 힘들어지는 것 같아. 방송기자 노릇 하기도 갈수록 어려워지지. 웬만한 정보는 다 공개되니까 기자가 독점적인 정보제공자 역할도 못하잖아. 어지간하면 자기가 촬영해서 컴퓨터로 편집해서 올리는 시대라 너도 나도 PD고 방송기자야.
나도 이제 5년 밖에 안했지만 생각을 좀 바꿔야 할 것 같아. 정보 독점력보다는 해석과 취사선택할 능력을 가져야지. 그리고 일방적으로 받기만 하던 시청자들이 이제는 콘텐츠를 만들어 내고 있으니까 그걸 잘 활용하고 조직하는 쪽으로 눈을 돌려야지 싶어.
콘텐츠 혁신이란 게 결국 그런 거 아니겠어? 생산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시각을 바꾸면 별로 얘기가 안 된다 생각했던 것들이 중요한 아이템이 되기도 하고 20층 PD들은 우리보다 그런 데 더 민감하니까 우리랑 생각이 다를 수도 있는 거 같아. 기자가 다 설명해주는 리포트보다 영상과 현장음 중심의 날 재료[raw material]들을 시청자들이 더 원한다면 그걸 잘 만들어 내는 쪽으로 유연하게 대처해야 하는 것 아니겠어?
K기자가 다시 M기자에게
세상이 정말 빨리 변하나보다. IP TV니 와이브로니 HSDPA니 정체를 알 수 없는 놈들이 계속 등장하고... 시대의 요구가 변한다니 어쩔 수 있겠냐. 그래 네 말이 맞아. 피곤해지긴 했어도 그 콘텐츠 혁신 뒤에 YTN 뉴스가 많이 좋아지긴 했지. 두 시간짜리 대형뉴스들이 서로 경쟁하면서 시청자 수요에 맞춘 뉴스로 바뀌고 있는 건 사실이야. 이슈에 집중하는 능력도 많이 키워졌고...
한동안 정체됐던 시청률도 상승세로 돌아섰다며? ‘뉴스 Q’(편집자주 : 오후5시-7시 뉴스)나 ‘뉴스 오늘’(편집자주: 오전 8시-10시 뉴스) 같은 프로그램은 거의 2배나 올랐다잖아.
하긴 개국 10년이 넘었으니 좀 지칠 만도 했었지. 뭔가 새롭게 바꿔보자는 분위기가 살아난 것도 큰 성과야.
근데 이거 좀 열심히 하고 나면 숨 돌릴 틈이 있는 걸까. 세상이 하도 빨리 변한다니 그 혁신이란 것도 쉴 틈 없이 계속 들이닥치는 거 아닐까 걱정 되네. 근데 너 국수는 언제 먹여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