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연주 사장이 연임여부 거론자체에 대해 입을 굳게 다물고 있는 가운데 이와 상관없이 노조의 상당수 조합원들은 관련 설문조사와 노보 등을 통해 연임을 반대하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가시화해 직·간접적으로 압박에 나서는 분위기다.
반면 경영진들과 일부 KBS 구성원들은 노조가 실시한 설문조사의 의도와 신뢰성 부분에 의문을 제기하며 정 사장의 입장표명을 기다리는 눈치다.
KBS노조(위원장 진종철)는 지난달 9일부터 17일까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개혁적 사장 선임을 위한 KBS인 설문조사’를 실시, 현 정 사장의 연임논란을 쟁점화하기 시작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6일 KBS 부울노조(부산울산노조·지부장 이영풍)가 노보를 통해 ‘구룡(九龍)’으로 차기사장 후보군을 언급하며 차기사장 논쟁에 본격적인 불씨를 당겼지만 본격적으로 현 정 사장의 연임여부를 쟁점으로 삼기는 처음이다.
KBS노조가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정규직+연봉계약직+악단) 4천5명 중 82.2%인 3천3백37명이 정 사장 연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정 사장의 업무 수행평가에 대한 질문에서도 10점 만점에 4.12점에 불과해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KBS노조 관계자는 “조합원들이 현 정 사장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을 알아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 것”이라며 “앞으로 이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많은 언론 내외부의 목소리를 모아 현명하고 올바른 KBS 사장이 선임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경영진들을 포함한 KBS 일각에서는 노조 설문조사의 방법과 시기, 직종별 형평성 등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KBS 내 일부 구성원들은 노조 설문조사결과에 대한 의문점을 제시하며 정확하고 신뢰성 있는 분석이 이뤄졌는지에 대해 밝힐 것을 요구했고 이에 노조는 곧바로 내부 ‘코비스(KoBis)’게시판을 통해 지난 2003년 3월과 2005년 2월 9대 노조 당시 사장선임 설문조사와 팀제 시행 설문조사 등의 참여율을 비교해 공개하기도 했다.
노조는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를 조기에 차단시키겠다는 의도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신학림)은 10일 ‘정연주 사장은 겸허하게 처신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자신의 후임은 KBS내부에서 나와야 한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정 사장 스스로 자신의 연임에 대해 겸허하게 결단을 내리고 자신의 연임 여부에 대한 불필요한 논란을 하루 빨리 종식시킬 것을 촉구한다”며 노조의 설문조사 결과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반면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노조 설문조사에 대해 강한 의문점을 제기하며 “이번 KBS의 설문조사 결과는 정 사장보다 노조가 더욱 상업주의 방송철학에 매몰되어 있지 않는가라는 의구심을 자아낸다”며 “방송 공공성은 KBS 구성원만의 자가당착적 공공성이 아닌 KBS는 국민의 방송임을 명심하고 공영방송과 방송 공공성에 대해 KBS노조는 진지하게 고뇌하기 바란다”고 질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