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1일까지 차기 사장 공모를 마감하는 한국방송광고공사(이하 KOBACO)를 시작으로 3년 주기의 방송관련단체들의 수장교체가 본격화되고 있다.
‘5·31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 등 이해관계가 있는 집단의 영향력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이들 수장 교체는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는 것만큼이나 전문성을 갖춘 언론계 내부의 공감대 있는 인사가 추천되길 바라는 기대 또한 여느 때보다 높다.
실제로 가장 먼저 3년 임기의 수장을 뽑는 절차에 들어간 KOBACO는 지난 2004년부터 시행에 들어간 ‘정부산하기관관리기본법’에 따라 올해 처음 정부의 ‘낙하산식’ 인사가 아닌 ‘사장추천위원회’에 의한 사장선출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31일까지 사장을 공개모집하는 KOBACO는 지난 2일 중앙인사위원회로부터 법조계와 경제, 언론, 노동계 등 4개 분야의 인사를 추천받고 자체 공사 내외운영협의회에서 학계와 시민단체, 광고계 등 3개 분야의 인사를 추천받아 모두 7명으로 사장추천위원회를 꾸렸다.
KOBACO는 현재 제8대 김 근 사장에 이르기까지 문화관광부 장관의 제청과 임명에 의해 ‘낙하산’식으로 사장이 임명됐다는 오명 탓에 이번 제9대 사장 선출을 앞두고 투명하고 공정한 심사를 위해 노력 중이다.
특히 사장추천위원회의 경우 위원회 자체가 비공개로 이뤄지는 데다 최종 심의의 경우 외부에서 치르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어 외부에서는 물론 KOBACO 내부에서조차 내용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있는 처지다.
이런 탓에 언론계 일각에서는 언론계와 정계, 군인, 정부측 인사 등이 번갈아 맡아온 KOBACO 차기사장 출마자에 대한 뚜렷한 정보가 없어 전 국정홍보처장이 공모에 응시할 것이라는 등의 확인되지 않은 소문만 무성한 상태다.
게다가 차기 사장직에 마음을 비운 것으로 알려진 김 근 현 사장 또한 공모마감일인 31일에서야 해외에서 열리고 있는 IAA(세계광고대회)에서 돌아올 예정이어서 연임여부 또한 ‘오리무중’인 실정이다.
오는 5월 9일 임기가 끝나는 방송위원회의 경우 정치적인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탓에 아직까지 뚜렷한 인사가 물망에 오르지 않고 있어 올해 치러지는 언론계 수장들의 선출전은 막판에 가서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욱이 ‘5·31 지방선거’가 코앞에 다가온 탓에 정당별 추천문제가 걸려있는 제3기 방송위원회 위원선임 조차 일정에 따라 제대로 진행될지 또한 의문시돼 방송위원 선임 지연에 따른 추천권을 진 KBS 이사, 방문진 이사, KBS 사장 등의 선임도 지체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오는 31일 이사들의 호선방식에 의해 선거가 치러지는 한국방송협회장의 경우 3년 임기의 언론계 수장들의 교체 움직임과 비교, 무게감은 덜하지만 방송사들간 미묘한 이해관계 탓에 치열한 신경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임기는 1년에 불과하지만 해당 기간 동안 자사가 추진하는 방송계 현안에 대해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데다 주도적인 위치에서 정부나 타 이해관계 있는 단체와의 협상을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 방송협회장 선출시기가 되면 방송사간 눈치 보기는 여전하다.
특히 지난 2003년 협회장 선임문제를 놓고 KBS와 MBC가 갈등양상을 나타내며 당시 합의한 원칙에 따라 KBS, SBS, MBC가 번갈아가며 사장을 역임하도록 협의한 적이 있어 이번 방송협회장 선출에도 이같은 원칙이 적용될 수 있을지 큰 관심거리다.
이로 인해 KBS와 MBC, SBS 등 방송사들은 방송협회장 선출일자가 다가올수록 물밑 신경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