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과 23일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뉴스에서는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벌인 금강산 현지에서 ‘납북자’란 기사표현을 쓴 SBS 기자를 문제 삼아 남측으로 철수를 요구했던 북측의 태도를 비판했다.
하지만 통일부를 출입하는 일부 기자들은 지난 12차 이산가족 상봉행사와 더불어 이번 13차 행사에서도 ‘납북’이라는 표현이 문제가 된 것은 표현이 신중치 못했다는 주장이다.
북측으로부터 철수요구를 받은 당사자인 SBS는 23일 ‘아침종합뉴스’를 통해 ‘이산가족 상봉단, 오늘 새벽 무사귀환’, ‘북, SBS 취재거부…출발 지연’이란 제목으로 관련소식을 전했다.
SBS는 “이산가족들의 귀환이 늦어진 것은 북측이 SBS기자의 철수를 압박하기 위해 이산가족들을 볼모로 잡았기 때문”이라며 “북측은 ‘납북자’라는 표현을 사용한 SBS기자의 철수를 요구하며 어제 이산가족들의 귀환을 막았다”고 보도했다.
SBS는 “그러나 어젯밤 8시쯤 갑자기 입장을 바꿔 출국예정인 사람들을 모두 내보내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며 “이에 따라 SBS는 금강산에 있는 기자가 현실적으로 더 이상 취재가 불가능하고 오늘부터 시작되는 2차 이산가족 상봉에 지장을 둬서는 안된다는 판단에 따라 취재기자의 철수를 결정했다”고 철수배경을 설명했다.
KBS도 ‘뉴스9’을 통해 ‘北, 기자철수 요구…이산가족 귀환 막아’란 제목으로 “북측이 계속 납북 표현을 쓴 남측 방송기자의 철수를 요구하면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KBS를 비롯해 MBC, SBS 등 방송사는 납북자 천문석씨의 상봉을 취재하며 자연스럽게 납북이란 용어를 사용했으나 북측은 납북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며 위성송출을 막고 이후 상봉취재를 막기도 했으며 급기야 직접 충돌한 두 방송사 기자의 철수를 들고 나온 것”이라고 보도했다.
MBC도 이날 아침 ‘뉴스투데이’를 통해 “북측은 금강산을 떠나기 직전까지 특정기사를 지목해 북한법으로 처리하겠다는 등의 초강경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며 “또 MBC기자 등에 대해서는 취재를 방해하고 방송용 테이프를 빼앗는가 하면 기사를 사전에 검열 받으라는 막무가내식 요구까지 했다”고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하지만 MBC는 ‘‘납북’ 표현 갈등’이란 제목으로 “이번 사안은 납북자냐, 아니면 의거 입북자냐 하는 남북의 근본적인 시각차이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며 “이번을 계기로 남북이 이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야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통일부를 출입하는 일부 기자들은 용어 정립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통일뉴스의 김치관 편집국장은 “이번 사건은 남․북간의 이해의 차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볼 때, 우리사회에서는 모든 사항을 ‘납북’, ‘납치’로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어 북한에서 말하는 ‘의거입북’과는 다르다”며 “체제와 사회문화적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언론교류를 확대해 보도준칙을 마련하고 서로를 포용하는 가치중립적 단어를 정립하는 등의 작업을 통해서 갈등을 근원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협회 강진욱 남북기자교류특별위원회 위원장도 “예전 아나운서 K 씨의 오빠의 경우, 본인이 직접 나에게 납북이 아니고 의거입북이라고 말했는데도 우리나라 언론은 그를 ‘납북자’로 표현했다”면서 “‘납북’인지 ‘의거입북’인지 정확한 경위를 파악해 용어를 사용해야지 뭉뚱그려 사용하면 안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