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기자들이 최근 공채기수 기자들의 잇따른 퇴사를 두고 경영진의 무능을 비판하고 비전제시를 요구했다.
국민일보 공채 7,8,9기 기자들은 20일 ‘더 이상 참기 어렵다-인력유출 지면파행 언제까지 두고 볼 건가?’라는 이름의 대자보를 통해 “올 들어 6명의 기자들이 편집국을 떠나고 있고 앞으로 또 누구의 이름이 이 명단에 추가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우리를 감싸고 있다”면서 “짧은 시기에 집중적으로 떠났고, 열심히 일하던 기자들이 회사에 대한 절망 때문에 떠났다”고 밝혔다.
기자들은 또 “경영진과 편집국 간부들은 언론인으로서 최소한의 원칙과 소신도 팽개치고 지면을 누더기로 만들고 있다”며 “기자들은 항의할 의욕마저 잃고 자포자기 상태”라고 토로했다.
국민일보 일부 기수 기자들이 이렇게 대자보를 붙일 정도의 위기감을 표출한 이유는 최근 2개월 동안 6명의 기자들이 전직하거나 다른 언론사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방송센터를 열성적으로 이끌었던 이 모 기자가 조선일보로 옮긴 것을 필두로 서 모 기자의 KBS 행, 그리고 청와대 출입기자였던 박 모 기자의 전직 등이 편집국 기자들에게 큰 충격을 준 것이다. 이들은 모두 국민일보 공채 출신으로 열심히 일했고 인정받는 기자들이어서 남아 있는 선후배들에게 충격은 더욱 컸다. 편집국 한 중견 기자는 “특종도 많이 하고 기사도 잘 쓰는 후배들이 회사에 대한 비전을 고민하다 나가게 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최근 국민일보 노조(위원장 고승욱)가 공정보도를 통해 밝혔듯, 경영진의 편집권 간섭도 내부 구성원들에게 큰 좌절을 안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대자보는 이런 인력유출과 신문의 파행이 결국 내부구성원들로 하여금 무기력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자들은 “사장과 부사장의 무능, 아집은 우리들을 절망시키는 가장 큰 원인이다”며 “수 년간 이 회사의 모든 의사결정을 담당해온 경영진이 그 동안 한 말이라곤 ‘회사가 어렵다’가 전부였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상황을 견뎌나갈 힘도, 지금의 불리와 어려움을 참아나갈 명분도 주지 못하면서 지겹도록 반복해온 이 말이야말로 무기력증과 패배주의의 뿌리”라고 진단했다.
이에 앞서 기자들은 편집국장에 대해서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기자들은 “(편집국장은) 아픈 자식을 들춰 업고 깊은 밤 병원 문을 두드리는 아버지가 되길 촉구한다”며 “(중략) 국장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할 의지가 없다면 스스로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기자들은 마지막으로 “비전을 만들어내고 그 비전으로 조직원들의 희생을 이끌어내며 그 희생을 바탕으로 회사를 성장시키는 리더가 필요하다”며 “비전이 없으니까 희생도 없고 성장도 없는 조직이 돼버린 것 아닌가?”라고 말하며 경영진과 편집국장에 비전 제시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