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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지 정치부 기자들 '의욕상실'

한정된 지면 탓, 기사 반영 거의 안돼

이대혁 기자  2006.03.01 14:3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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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누구도 정치면을 읽기위해 우리 신문을 보는 것이 아니다.”



한 경제지 정치부 기자의 푸념 섞인 말이다.



경제지다보니 금융과 산업면에 비해 정치면은 비중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 실제로 매일경제, 서울경제, 한국경제 등 주요 경제지들은 산업과 증권 그리고 부동산에 관한 내용으로 적게는 3면에서 많게는 5면을 각각 메우고 있는 반면, 정치면은 1개면만을 할애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한정된 면이 기자들의 취재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뉴스거리와 취재원이 가장 많은 국회의 경우 매일경제가 5명, 한국경제와 서울경제가 각각 4명과 3명이 배치돼 있지만, 실제 이들이 취재하는 부분은 연합에서 확인된 사실만 다시쓰기 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자조 섞인 이야기도 들린다.



모 경제지 정치부 기자는 “취재를 한다고 해서 그것이 지면에 반영된다면 얼마든지 취재를 하겠지만 연합이 쓰는 기사에 대해 다시 확인하고 고쳐 쓰는 것에 불과하다”고 토로했다. 그렇다고 정치면을 없애지도 못한다. 금산법과 비정규직 법안 등과 같이 정치와 경제가 밀접하게 연관된 내용들이 자주 등장하고 오랫동안 정치면을 배정했기 때문에 정치면을 제외하는 것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취재원과의 거리감도 문제다. 정보를 주는 쪽이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것. 종합 일간지와 방송사 및 통신사를 중심으로 취재원들이 접촉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제지 정치부 기자들은 취재원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한다는 푸념도 들린다.



또 다른 경제지 정치부 기자는 “솔직히 면이라도 많다면 정치인들이 이야기를 해 줄텐데 정보를 주더라도 지면에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취재원과의 거의 접촉이 없는 상태”라며 “일부 정치인들은 경제지 정치면을 아예 읽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어쩌다가 한번 기자 간담회 자리에 갔을 때도 취재원과 안면이 없어서 취재원이 ‘어디 소속이냐’는 질문을 할 때면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라고까지 말하는 기자들도 있다.



통신사의 기사를 고쳐 쓰고 신문의 특성상 취재원과 거리도 멀어 ‘내가 과연 기자인가?’라는 자괴감이 든다는 말도 들린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제 정책 중심의 기사를 계속 찾아내 의제를 설정하거나 아니면 연합의 기사를 그대로 게재하고 가십거리를 찾아 읽을거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 해결책이라는 견해가 보인다. 이미 다른 매체를 통해 알고 있거나 혹은 쉽게 알 수 있는 정치 기사를 굳이 경제지 정치면에 쓸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한 기자는 “꼭 알려야 할 정치 소식을 지금처럼 연합의 기사를 고쳐 쓸 바에는 연합의 바이라인으로 지면에 싣고 남은 인력은 경제와 금융, 부동산 등에 투입해야 한다”며 “1~2명 정도만 남겨 정치계 가십거리 중심으로 기사를 발굴한다면 취재력도 높아지고 독자들의 눈길을 끄는 이중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