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박한 사회의 ‘청량제’역할을 하는 미담기사들이 최근 화제중심으로 매몰된 나머지 사실·확인 자체를 외면한 채 보도되면서 문제를 낳고 있다.
특히 일부 미담기사는 속보성에 대한 강박관념 때문에 전체적인 맥락을 짚기보다는 말초적으로 접근, 가볍게 다루는 경향이 있는가하면 감동을 불어넣기 위해 ‘팩트’조차 확인하지 않고 과장·확대 보도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런 원인으로는 과거 뉴스 생산이나 공급방식이 단순해 취재원을 통한 사실·확인이 용이했으나 최근 여러 경로를 통해 뉴스가 만들어지면서 사실·확인 자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달 14일 지하철에서 결혼식을 올린 젊은 남녀의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이후 15일까지 대부분 언론사들이 이런 사실을 확대·재생산했으나 대학생들의 연극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언론의 신뢰성에 큰 타격을 줬다.
이 같은 문제는 인터넷상의 가짜 정보를 무분별하게 받아쓰는 것도 문제이지만 기사의 연성화 추세를 반영, 미담기사에 대한 강박관념도 한 원인이 됐다.
더구나 다른 언론사들이 다룬 기사에 대해 자신만 ‘낙종’할 수 없다는 부담감이 작용하면서 사실 확인보다는 ‘질러놓고 보자’라는 식의 보도가 우선시됐기 때문.
뿐만 아니라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모굴종목에 미국 대표로 출전해 동메달을 딴 입양 한인 출신 ‘토비 도슨(한국명 김수철) 선수의 친부모 찾기 열망’과 관련된 기사에서도 이 같은 문제점이 나타났다.
도슨의 경우 ‘2006년 NFL슈퍼볼 최우수선수’로 뽑힌 하인스 워드 돌풍에 이어 미국 사회에서 ‘인종적 소수자’라는 한계를 뛰어 넘어 성공한 한인 사례로 미담기사로는 더 없이 좋은 소재.
하지만 도슨은 지난달 16일 동메달 수상 이후 고국방문 뜻을 밝혔으나 22일 에이전트를 통해 고국방문을 전격 취소했다.
취소 배경에는 최근 자신이 친부모를 주장하는 사람들로부터 2백 여통이 넘는 이메일과 친부모를 알고 있다는 취재진들의 끊임없는 전화를 받는 등 최근 한국에서 불어 닥친 관심에 대한 부담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대부분 언론들이 20일 조선일보(‘美입양아 도슨 그리고 친아버지? 동생? 빼다 박았네) 등 일부 언론 보도 이후 도슨의 아버지라고 주장한 50대 남자와의 인터뷰를 앞 다투어 다뤘다.
이들 언론은 닮은 외모와 아버지라고 주장한 김모씨의 일방적인 의견만 듣고 기사화, 이를 보는 독자로 하여금 도슨의 아버지일 것이라는 인상을 심어줬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사실·확인이 안 된 미담기사에 대한 보다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 신문사 편집국장은 “미담사례에 대해 지나치게 감동을 부추기거나 사실·확인을 무시한 채 과대 포장하는 경우가 있다”며 “지나친 화제 중심적인 접근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