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지난해 잇따른 악재로 거취문제까지 거론됐던 MBC 최문순 사장에 대한 취임 1년 평가가 MBC ‘PD수첩’의 ‘황우석 논란’ 특종보도의 발빠른 대처로 수면 밑으로 가라앉는가 싶더니 주총을 불과 10여일 앞두고 또다시 노조가 내놓은 평가에서 ‘낙제’점수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MBC 최대 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이상희)는 오는 3월 3일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지난 1일 밝혔다.
이날 주총에서는 3년 임기가 만료된 MBC 감사 선출 건과 경영본부장 연임여부, 현재 특임이사로 재직중인 고석만 전 제작본부장의 거취문제, 현 신종인 부사장의 제작본부장 겸임 지속여부, 현재 공석인 기획이사 자리 복원여부 등이 안건으로 논의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PD수첩’ 사태가 한창일 당시 임원회의 등을 통해 취임 1년 동안 벌어진 잇따른 악재에 대한 책임추궁 여론에 대해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내년 주주총회에서 평가받겠다”던 최문순 사장의 거취문제 또한 당초 주총에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최근 방문진 내부 관계자들은 물론 MBC 내부에서조차 현저하게 달라진 상황을 예로 들며 재론 가능성이 전무하다는 쪽에 무게를 둬왔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졌다. MBC 노조(위원장 김상훈)가 21일 발행한 노보를 통해 공개된 취임 1년을 맞은 현 경영진들에 조합원들의 평가가 ‘낙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같은 MBC 내부 구성원들의 부정적인 평가가 주총에서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MBC노조는 이날 노보를 통해 “설문조사 결과 서울지부 대다수 조합원들은 현 경영진에 대해 많은 실망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전체 조합원의 40%에 달하는 조합원들이 현 경영진의 지난 1년간 경영활동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 반면 잘했다는 평가는 17.3%에 그쳤다”며 현 경영진들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공개했다.
노조는 또한 “60%에 달하는 구성원들은 최 사장 체제에 기대했던 개혁정책이 제대로 실시되지 않았다”는 의견을 표명했고 그 이유로는 ‘경영의 소신결여’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아 최 사장의 리더십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음을 지적했다.
특히 노조는 “임원 및 국장 인사에 대한 평가로 47%의 조합원들이 부정적으로 평가함으로써 프로그램 경쟁력 약화와 각종 사건사고에 대한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한 이유가 부적절한 인사정책에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며 “최 사장은 이번 조합원들의 의견표명을 겸허히 받아들여 프로그램 경쟁력 강호와 산적한 내부현안을 책임지고 처리할 수 있는 유능한 인재들로 인사를 쇄신하고 구성원의 사기를 진작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최 사장에 대한 이같은 내부 구성원들의 평가는 표면적으로는 취임 1주년을 맞은 최 사장에 대한 조합원들의 최소한의 기대감의 표시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하지만 MBC 일각에서는 이번 평가결과가 ‘개혁사장’임을 내세우며 사장에 출마했던 최 사장에 대한 구성원들의 ‘변화’와 ‘개혁’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었음을 드러내는 첫 증거물이라는 점에서 주총을 앞둔 MBC 내부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최근 불거진 ‘개혁인사’의 상징이나 다름없었던 손석희 전 아나운서 국장의 대학교수 전직이나 부장대우를 국장에 선임하는 파격적 인사를 단행했던 김영희 전 예능국장과 이은규 드라마국장의 문책성 인사 등 자신이 임명한 국장과 본부장급이 잇따라 교체되거나 자리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은 이번 주총뿐만 아니라 앞으로 최 사장 임기동안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